사도행전묵상일기 189 - 할 수 없는 일은 맡겨두는 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2026. 5. 11. 05:00묵상하는말씀/사도행전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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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14:23~26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각 교회에서 장로들을 임명한 뒤에, 금식을 하면서 기도하고, 그들이 믿게 된 주님께 그들을 맡겼다. 그리고 그 두 사람은 비시디아 지방을 거쳐서 밤빌리아 지방에 이르렀다. 그들은 버가에서 말씀을 전한 뒤에, 앗달리아로 내려가서, 거기에서 배를 타고 안디옥으로 향하여 갔다. 이 안디옥은, 그들이 선교 활동을 하려고, 하나님의 은혜에 몸을 내맡기고 나선 곳이다. 이제 그들은 그 일을 다 이루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화창한 5월의 아침입니다. 햇살이 맑고 바람도 부드럽습니다. 이런 날에는 마음도 조금 더 환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마음이 무거우면 하루가 흐려집니다. 반대로 상황이 완벽하지 않아도 마음에 주님의 평안이 있으면 오늘은 좋은 날이 되죠. 오늘 여러분의 마음에 주님의 은혜가 햇살처럼 비추기를 바랍니다. 염려는 조금 내려놓고, 기쁨은 깊이 붙들며, 평안한 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시기를 축복합니다.

바울과 바나바의 1차 전도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그들은 복음을 전하며 여러 도시를 다녔습니다. 많은 열매도 있었고 고난도 많았습니다. 쫓겨나기도 했고, 돌에 맞아 죽을 뻔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이 세운 교회들을 다시 방문합니다. 그리고 각 교회에 장로들을 세웁니다. 어린 공동체를 돌볼 지도자들을 세운 것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바울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이제 막 믿음을 시작한 사람들입니다. 공동체도 아직 약하고 지도자들도 경험이 많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다시 핍박이 오면 흔들리지 않을까?”
“엉뚱한 가르침에 빠지면 어쩌나.”

이런 염려가 없었을 리 없습니다. 그런데도 바울은 그들을 붙잡고 있지 않았습니다.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려 하지도 않았죠. 장로들을 세우고, 금식하며 기도한 뒤, 그들을 주님께 맡겼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이 나옵니다. 

“주님께 맡겼다.” 

누가는 이 맡김을 매우 중요하게 기록합니다. 23절에서 장로들을 세우고 그들이 믿는 주님께 그들을 맡겼다고 말한데 이어, 26절에서는 바울과 바나바가 처음 선교를 떠날 때도 하나님의 은혜에 몸을 맡기고 나섰다고 말합니다. 시작도 맡김이었고, 마침도 맡김이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길입니다.

‘맡기다’라는 말에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헬라어로는 파라티테미(Παρατίθημι)라는 단어가 쓰입니다. 이것은 소중한 것을 안전한 곳에 맡긴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마치 귀한 보물을 가장 안전한 금고에 예치하는 것과 같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사랑하는 공동체를 허술하게 방치한 것이 아닙니다. 가장 안전한 분께 맡긴 것입니다. 자신의 손보다 주님의 손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믿은 것입니다.

우리는 자주 착각합니다. 내가 붙들고 있어야 안전하다고 생각하죠. 내가 계획해야 하고, 내가 결정해야 하고, 내가 끝까지 확인해야 인생이 제대로 굴러간다고 여깁니다. 그래서 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내 계획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화가 납니다. 예상하지 못한 걸림돌이 생기면 인생이 망한 것처럼 느낍니다. 하지만 우리가 속상한 진짜 이유는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곰곰이 돌아보면 오히려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인생은 원래 내 뜻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그것이 은혜입니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내 좁아 터진 안목과 생각으로 인생이 흘러간다면 아마도 내 인생은 얼마 못가서 손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진짜 믿음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무책임하게 손을 놓는 것도 아닙니다. 믿음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없는 결과는 주님께 맡기는 것이죠. 씨를 뿌리는 일은 우리의 몫입니다. 물을 주는 일도 우리의 몫이죠. 그러나 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내가 자라게 하려고 뿌리를 잡아당기면 식물은 오히려 죽습니다. 기다림도 믿음입니다. 맡김도 사랑입니다.

우리 삶에도 그런 일이 많습니다. 자녀의 미래가 그렇습니다. 내가 도울 수는 있지만 대신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관계도 그렇습니다. 진심을 전할 수는 있지만 상대의 마음을 강제로 열 수는 없습니다. 일도 그렇습니다. 성실하게 준비할 수는 있지만 결과를 내 마음대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배워야 합니다.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별하는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할 수 없는 일을 주님께 맡기는 용기를 배워야 합니다.

가장 아름답고 자유로운 인생은 주님께 맡겨진 인생입니다. 내 삶의 핸들을 내가 끝까지 움켜쥐고 있으면 손도 아프고 마음도 지칩니다. 조금 힘을 빼야 합니다. 주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 인생이 내 손보다 주님의 손에서 더 안전하다는 고백입니다. 

할 수 없는 일은 맡겨두는 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내가 최선을 다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은 일이 있다면, 그것이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니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하나님께서 더 좋은 때와 더 좋은 방식으로 준비하고 계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너무 자책하지 마십시오. 할 수 없는 일은 주님께 맡기십시오. 주님은 우리가 붙들 수 없는 것까지 붙드시는 분입니다.

잠언서 16장 3절은 말합니다. 

“네가 하는 일을 주님께 맡기면, 계획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오늘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 좋겠습니다. 염려를 붙들고 잠들지 마십시오. 불안을 안고 하루를 시작하지 마십시오.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땀 흘리십시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십시오. 말해야 할 때 말하십시오. 섬길 수 있을 때 섬기십시오. 그리고 그 이후의 결과는 주님의 은혜의 금고에 든든히 맡기십시오.

오늘도 우리 삶에는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함께 있을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일에는 충성하고, 할 수 없는 일은 주님께 맡깁시다. 그것이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그것이 가장 자유로운 신앙입니다. 주님께 맡겨진 인생은 결코 버려지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도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할 수 없는 결과는 주님께 평안히 맡기는 복된 날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https://youtu.be/HlcS430DU-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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