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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욥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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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s Absconditus 숨어계신 하나님의 의지는 그것을 믿는 우리의 믿음에서 역사합니다 2014.5.19. 욥기묵상 Deus Absconditus 숨어계신 하나님의 의지는 그것을 믿는 우리의 믿음에서 역사합니다(욥12장) 저는 연극, 영화 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 때는 연극배우를 하고 싶어 한 적도 있었죠. 물론 소심함에 시도조차 못했지만 말이죠. 제 생애 첫 영화는 이소룡의 정무문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초등학교시절이었는데 장소와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아마도 아버지와 본 첫 영화이자 마지막 영화였기 때문일 겁니다. 그 추억으로 영화계 입문(?)을 하게 된 거죠. 이 후, 많은 영화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유독 초등학교 시절에 본 영화들이 많이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당시 명작들이 많아서였을지, 아님 초등나이 감수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기억나는 영화들은 스티브 맥퀸의 빠..
기도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 하는 것입니다 2014.5.17. 욥기묵상 기도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귀로 하는 것입니다(욥11장) 오래전에 휴스턴침례교회 최영기목사님이 가정교회 목회자세미나를 인도하시면서 이런 말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성경공부를 인도하면 가장 걸림돌이 잘 몰라서가 아니라 너무 잘 알아서라는 점입니다." 교인들에게 질문을 하면 너무나도 똑같은 대답, 교과서에 나오는 대답이 일률적으로 나온다는 것이죠. 최목사님은 계속 이렇게 말하신답니다. "교회서 배운 대답 말고요. 당신의 말로 해 보세요." 우리는 보고 배워서 알게 된 것을 지식(知識)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거듭난 사람들은 지식이 아닌 지혜(智慧)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 지혜라는 것은 보고 배워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하나님의 지혜는 비밀로 감추어..
키리에 키리에 엘레이손 2014.5.14. 욥기묵상키리에 키리에 엘레이손(욥9장) 지난 부활주일, 영아세례식이 있었습니다. 이제 갓 태어난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축복의 기도를 했는데요. 주체할 수 없는 눈물 때문에 말을 하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물론 이유는 복잡합니다. 유독 그날 세례받는 이들은 모두 목회자 가정의 자녀들이었는데요. 목회자 가정에서 자란 저로써는 그 아이들에게 이미 주어진 은혜와 축복뿐 아니라 울타리와 견뎌야할 아픔들이 떠올랐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부모의 도움 없이, 부모의 수고 없이, 누군가의 섬김 없이, 자랄 수 있는 아이는 없습니다. 태어나면 모든 것을 누군가 해줍니다. 그날, 엄마와 아빠 품에서 잠들어 있는 아이를 보면서 마치 하나님께서 나를 돌보시지 않으면 단 하루도 살 수..
좋은 사랑은 함께하는 사랑입니다 2014.5.13. 욥기묵상 좋은 사랑은 함께하는 사랑입니다(욥8장) 저는 다림교육이라는 비영리교육단체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다림교육은 제가 섬기는 교회가 있는 수서지역의 특수한 상황을 해소하고자 아름다운주님의교회가 세운 비영리교육기관입니다. 수서지역의 특수 상황이란 교육불균형과 상대적박탈감인데요. 대단위 영구임대주택의 자녀들이 교육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학원천국 강남 한복판에서 마치 외딴 섬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황입니다. 지역적 편차와 경제적 불균형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지만 강남이라는 지역적인 상황이 오히려 이곳에서는 말도 못하고 아무런 관심도 없이 그저 스스로 감수해야하는, 청소년들에게는 고통인 셈이죠. 그 문제를 해소하고자 세워진 무료교육기관입니다. 지난 4년간 다림교육을 지속해 ..
내 눈물이 없는 인생은 나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 2014.5.12. 욥기묵상내 눈물이 없는 역사는 나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욥7장)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많은 이들이 독립을 위해, 자존과 자생, 그리고 자유를 위해서 피흘린 역사 위에 오늘의 시간이 있는데 그 때 나는 태어나지도 않아 아무것도 한 일이 없으면서도 그 수혜는 다 받고 있습니다. 70년대, 폐허가 된 땅과, 암울한 정치적인 상황들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흘린 땀과 노력, 나라를 위해 이름없이 죽어갔던 젊은 주검들 위에 오늘의 평안이 있는데 그 때 나는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으면서도 그 수혜는 다 받고 있습니다. 80년대 쿠데타 군사정권하에서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학교에서, 강단에서, 일터에서, 매맞고, 쫓겨나고, 잡혀가고, ..
주님이 나에게 백마 탄 왕자로 오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2014.5.10. 욥기묵상(욥6장) 주님이 나에게 백마 탄 왕자로 오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에게 오실 때 백마 탄 왕자로 오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에게 오실 때 빛나는 선물을 안겨주시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에게 오실 때 나의 인생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 눈빛 하나로 나는 충분합니다. 주님이 나에게 오실 때 지금 당하는 고난이 멈추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에게 오실 때 사망의 그늘이 거두어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에게 오실 때 내게 흐르는 눈물이 멈추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주님이 나와 함께 흘리시는 눈물, 나는 그것으로도 충분합니다. 된장찌게 먹어도 그저 버스타고 다녀도 들꽃 반지 하나라도 나는 괜찮습니다. 조그마한..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2014.5.8. 욥기묵상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욥5장)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효자가 되지 못했던터라 떠나신 후에 더 그리운 것이 아픔으로 남습니다. 아버지는 오랜동안 지병으로 병석에 계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중풍으로 쓰러지신 이후 20년간 쓰러지셨다 회복되셨다를 3번이나 반복하셨습니다. 물론 그 20년간 대부분은 병원과 집을 오가셨을 뿐 주로 병상에 계셨죠. 떨어져 살았던 저는 아버지를 자주 찾아 뵙지 못했습니다. 아들로서의 도리라는 게 정해진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의미로 저는 아들의 도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제대로 한 일이 없는 그런 아들입니다. 한번은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 때였습니다. 한다는 것이 그저 하루 이틀 병수발이라 아버지의 머리맡을 ..
고통은 우리를 정직하게 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 2014.5.6. 욥기묵상 고통은 우리를 정직하게 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습니다(욥3:25) 욥기는 해석하기 어려운 책입니다. 저술 연대나 저자에 대한 추론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지의 책이기도 합니다. 또한 깊은 철학적 논제들이 즐비한 내용은 우리를 이해불가 상태로 빠뜨리기에 충분하죠. 그러나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이 책이 고통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고통의 문제를 다루기 싫어합니다. 아픈 상처는 생각도 하기 싫어하고, 그런 상황은 상상도 하지 않으려 하죠. 가끔 우리는 욥기를 읽으면서 고통에 빠뜨리시는 하나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 고통 가운데서도 인내하는 욥이 미련해 보이기도 합니다. 더 싫은 것은 욥의 신앙과 나를 오버랩하는 것인데요. 그래서 욥기가 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