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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욥기묵상

내 눈물이 없는 인생은 나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

2014.5.12. 욥기묵상

내 눈물이 없는 역사는 나의 것이 되지 못합니다(욥7장)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많은 이들이 독립을 위해,
자존과 자생,
그리고 자유를 위해서
피흘린 역사 위에 오늘의 시간이 있는데
그 때 나는 태어나지도 않아
아무것도 한 일이 없으면서도
그 수혜는 다 받고 있습니다.

70년대, 폐허가 된 땅과,
암울한 정치적인 상황들 속에서
수많은 이들이 흘린 땀과 노력,
나라를 위해 이름없이 죽어갔던
젊은 주검들 위에 오늘의 평안이 있는데
그 때 나는 너무 어려서
아무 것도 한 일이 없으면서도
그 수혜는 다 받고 있습니다.

80년대 쿠데타 군사정권하에서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학교에서, 강단에서, 일터에서,
매맞고, 쫓겨나고, 잡혀가고, 모욕받은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 위에
오늘의 자유가 있는데
그 때 나는 대학을 다니고 있으면서도
그것은 특별한 사람들이나 하는 일처럼 여기며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데
그 수혜는 다 받고 있습니다.

백여년전 복음이 들어와
이 땅에 복음을 전하다 박해받고 조롱받으며
희생하고 수고한 수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오늘의 교회가 있는데
나는 목사의 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전도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고,
복음 한번 제대로 전하지 못하면서
한국교회의 부흥과 교회 세워짐의 수혜는 다 받는
그런 사람으로 있습니다.

늘 누군가가 희생으로 열어놓은 문에 들어가고,
늘 누군가가 아픔으로 닦아놓은 길을 갔으며,
늘 누군가의 눈물이 고인 우물물을 마시며
시원함과 갈증을 해소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러면서
희생없이 가는 길이 기쁨이라고,
아픔없이 겪는 인생이 복이며,
눈물없이 사는 삶을 꿈꾸며,
또 누군가가 이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겠지,
또 누군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겠지,
또 누군가가 나라를 바꿔 놓겠지 하며
마치 싸움이 끝난 후
쉬이 먹을 것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오늘도 어슬렁거리며
남이 만들어 놓는 역사만 기다리는
어리석은 나를 발견합니다.

나의 눈물이 없는 나의 역사는 없습니다.
나의 행동이 없는 나의 삶도 없습니다.
나의 희생이 없는 나의 인생은 더더욱 없습니다.
이런 것 없이 만들어진 인생은
다 차려놓은 남의 밥상에
자신을 위해서만 갈고 닦은 숟가락 얹는 그런 인생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인생도
나의 눈물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삶도
나의 희생과 행동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귀히 여기시는 증거이며
그것이 하나님이 자랑하시는 우리의 믿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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