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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욥기묵상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

2014.5.8. 욥기묵상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십시오(욥5장)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생각나는 날입니다.
효자가 되지 못했던터라
떠나신 후에 더 그리운 것이
아픔으로 남습니다.

아버지는 오랜동안
지병으로 병석에 계시다 돌아가셨습니다.
중풍으로 쓰러지신 이후
20년간 쓰러지셨다 회복되셨다를
3번이나 반복하셨습니다.
물론 그 20년간 대부분은 병원과 집을 오가셨을 뿐
주로 병상에 계셨죠.

떨어져 살았던 저는
아버지를 자주 찾아 뵙지 못했습니다.
아들로서의 도리라는 게
정해진 것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의미로 저는
아들의 도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제대로 한 일이 없는 그런 아들입니다.

한번은 아버지가 병원에 계실 때였습니다.
한다는 것이 그저 하루 이틀 병수발이라
아버지의 머리맡을 지키고 있는데
많이 괴로워하시는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아버지, 괜찮아요.. 괜찮을 거예요"
고작 할 수 있는 일이 다독이는 것 뿐인 저에게
한참 후에 자그마한 소리가 들렸습니다.
"나 아프다..."

요즘 저는 심각한 회개중입니다.
겉모양만 있는 공감능력 때문입니다.
세상이 아프고, 사회가 아프고,
사람이 아픈데 저는 머리로만 느끼고
몸으로 느끼지 못하는
중증 공감장애를 겪고 있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그 때,
저는 아버지와 함께 있었지만
아버지의 아픔과 마음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가 떠난 이 시간,
얼마나 외로운 시간이셨을지,
얼마나 아픈 시간이었을지가 떠오릅니다.
저는 가장 가까운 아들이었으면서
아버지께는 가장 먼 사람이었던 거죠.
함께 공감하지 못하면 말이죠.

같이 울지 못하는 사랑은 거래일 뿐입니다.
같이 울지 못하는 도움은 그저 일일 뿐입니다.
같이 울지 못하는 충고는 자기의 주장일 뿐입니다.

어떠한 좋은 것도,
어떤 은혜나 축복도,
심지어 복음까지도,
같이 울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나오는 것은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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