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묵상일기 77 - 불안한 것은 믿음이 없어서가 아니라, 인간이라서 그렇습니다.
2025. 12. 21. 13:00ㆍ묵상하는말씀/사도행전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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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7:39~41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고, 그를 제쳐놓고서 이집트로 돌아가고 싶어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론에게 말하였습니다. '우리를 인도할 신들을 우리에게 만들어 주십시오. 이집트 땅에서 우리를 이끌어 내온 그 모세가 어떻게 되었는지, 우리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에 그들은 송아지를 만들어 놓고서 그 우상에게 희생제물을 바치고, 자기들의 손으로 만든 것을 두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네 번째 주일 아침, 오늘도 눈 뜨게 하시고 숨 쉬게 하신 주님의 은혜가 당신의 하루를 포근하게 감싸 주시기를 축복합니다. 어제까지의 무거운 생각들은 잠시 내려놓고, 오늘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품어 주시는 주님의 품 안에서 한 걸음 느긋하게, 그러나 깊이 있게 걸어가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불안과 걱정이 밀려오더라도, 그 불안 때문에 오히려 주님의 손을 더 꼭 붙잡게 되는 복된 주일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우리는 교회에서 "평안합니다", "은혜롭습니다"라는 인사를 주고받지만, 정작 속마음은 타들어 갈 때가 많습니다. 재정 문제, 자녀의 진로, 건강의 적신호 앞에서 밤잠을 설치면서도, 우리는 이런 불안을 느낄 때 부끄러워합니다. "나는 크리스천인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믿음이 부족한가?" 하며 자책하기도 하죠. 그래서 교회에 오면 괜찮은 척, 평안한 척 연기합니다.
하지만 오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불안은 우리가 죄인이라서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유한한 인간이라서 느끼는 지극히 당연한 감정입니다. 신이 아닌 인간은 내일 일을 알 수 없습니다. 한계를 가진 인간이 무한하고 거대한 세상 앞에 설 때 느끼는 현기증, 그것이 바로 불안입니다. 키르케고르는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불안이 있다는 건 그만큼 선택의 무게와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불안은 영혼이 보내는 기침 소리입니다. 우리가 기침하는 사람을 혼내지 않듯이, 불안해하는 자신을 정죄하지 마십시오.
오늘 본문은 금송아지 사건을 다룹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간 지 40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을 때, 광야 한복판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극심한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인도할 신들을 만들라"고 외친 것은 하나님을 대적하려는 악한 의도라기보다, 너무 무서워서 뭐라도 붙잡고 싶은 어린아이의 비명에 가까웠습니다. 천둥 번개가 칠 때 아이가 무서워 떠는 것은 부모에 대한 불신이 아닙니다. 그냥 무서운 것입니다. 좋은 부모는 "왜 믿음이 없니?"라고 혼내지 않고 "괜찮아, 아빠 여기 있어"라고 안아줍니다. 하나님도 우리를 그렇게 대하십니다.
문제는 불안 자체가 아니라, 그 불안을 해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들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눈에 보이는 확실한 것,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는 무엇이 금송아지입니까? 통장 잔고, 보험 증권, 인맥, 자격증, 학벌... 우리는 그것들이 없으면 너무 불안하기 때문에 붙듭니다. 하지만 내가 만든 것은 결코 나를 구원할 수 없습니다.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것들이 오히려 더 큰 불안을 만들어내죠.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잃을까 봐 두렵고, 더 높이 올라갈수록 떨어질까 봐 무섭습니다.
그래서 주님이 오셨습니다. 세상은 우리에게 "네가 불안한 걸 보니 믿음이 없구나"라고 말하지만, 예수님은 "네가 불안한 걸 보니, 너에게는 내가 필요하구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도 겟세마네 동산에서 불안과 싸우셨습니다. 땀이 핏방울같이 되어서 땅에 떨어졌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불안을 모르시는 분이 아닙니다. 인간의 육체를 입고 오셔서, 우리의 떨림과 공포를 다 겪으셨습니다.
이스라엘은 모세가 보이지 않아서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우리를 위해 보이지 않는 영으로 계시지 않고, 우리가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는 사람의 몸을 입고 우리 곁에 오셨습니다. 오늘은 성탄주일입니다. 성탄은 불안에 떠는 어린아이 같은 우리를 안아주기 위해, 하나님이 우리와 똑같은 사람의 몸을 입고 찾아오신 날입니다. 금송아지 같은 가짜가 아니라, 진짜 위로자가 오신 날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에게 두 가지를 꼭 권면하고 싶습니다. 첫째, 불안을 인정하십시오.
"주님, 저 지금 너무 무섭습니다. 믿음 없는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이것이 가장 위대한 기도입니다. 마가복음 9장의 한 아버지는 솔직하게 외쳤습니다.
"내가 믿습니다. 믿음 없는 나를 도와주십시오."
이것이 진짜 믿음입니다. 완벽한 평안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불안한 채로 주님께 달려가는 것입니다.
둘째, 통제하려는 손을 펴십시오.
"하나님, 제가 붙들고 있는 이 문제, 제 손을 떠났습니다. 주님이 맡아주세요."
그렇게 맡기는 순간,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이 찾아옵니다. 내 명철, 내 능력, 내 계획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합니다.
불안하십니까? 괜찮습니다. 당신이 인간이라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님이 필요하시다는 인정이에요. 불안은 우리를 괴롭히는 저주가 아니라, 우리를 주님 품으로 파고들게 만드는 거룩한 초대장입니다. 오늘 그 초대장을 들고 주님 품에 안기십시오. 더이상 금송아지를 만들지 말고, 떨리는 손으로 주님의 손을 잡으십시오. 주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태복음 11:28-30 수고하며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은 모두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https://youtu.be/aFGQj1H1T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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