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묵상일기 76 - 판단하지 말고, 다만 흘려보내십시오.
2025. 12. 19. 05:00ㆍ묵상하는말씀/사도행전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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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7:38 이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회중으로 모여 있을 때에, 시내 산에서 그에게 말하는 천사와 우리 조상들 사이에 중개자가 되어서, 산 말씀을 받아서 우리에게 전해 준 사람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한 주의 사역과 일상을 마무리해가는 시간입니다. 한 주간도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믿음을 지키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오늘 아침, 주시는 말씀을 통해 판단의 짐을 내려놓고 생명의 은혜를 흘려보내는 자유함을 누리시길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스데반은 이스라엘 역사의 가장 거룩하고 엄위했던 순간을 회상합니다. 바로 모세가 시내산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 임재하신 하나님을 만나고, 유대 민족의 지도자가 되어 출애굽과 광야의 길을 이끌던 장면들입니다. 오늘 본문은 십계명을 비롯한 율법을 수여받던 그 장면이 담겨 있죠.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주목할 점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산 말씀'이라는 것이고요. 다른 하나는 '중재자'라는 말입니다. 먼저, '산 말씀'이라고 말한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는 흔히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과 율법을 딱딱하고 무서운 법조문으로 생각합니다. 지키지 않으면 벌을 주고, 틀린 것을 찾아내 정죄하는 차가운 규칙으로 여기죠. 하지만 오늘 스데반은 그 율법을 전혀 다르게 부릅니다. 그는 그것을 '살아 있는 말씀(Living Oracles)'이라고 정의합니다. 이것은 사람을 옭아매는 밧줄이 아닙니다. 죽음의 땅 광야에서, 내일이 없는 백성들에게 생명을 공급하고 살 길을 열어주는 생명의 떡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4:4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말씀은 우리를 살리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성경을 주신 이유는, 이웃의 죄를 들춰내어 심판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죄와 절망으로 죽어가는 영혼을 다시 살려내라고 주신 생명입니다. 말씀은 칼이 아니라 밥이 되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살아 있는 말씀을 가지고 너무나 자주 죽이는 일을 합니다. 말씀을 근거로 타인을 비판하고, 훈계하고, 내 편과 네 편을 가르죠. 생명을 살려야 할 도구가 누군가를 찌르는 흉기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마더 테레사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을 판단하면, 그들을 사랑할 시간이 없다."
(If you judge people, you have no time to love them.)
2,000년전 스데반은,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들어야 할 진정한 복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스데반의 직설은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모세를 통치자가 아니라 중재자라고 정의를 내리죠. 본문은 모세가, 산 말씀을 받아서 우리에게 전해 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모세가 말씀을 홀로 독점하거나 일방적인 선포자가 아니라는 뜻이죠. 단지, 말씀을 받아서, 산 아래 광야에 모인 백성들에게 전해주던 사람이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를 백성 위에 군림하는 재판관으로 세우신 것이 아니라, 하늘의 뜻을 땅으로 나르는 신실한 전달자로 세우셨다는 거예요.
이 말씀이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는 신앙에 있어서 큰 착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마치 복음을 전하는 것이 누군가에게 가르치고 평가하고 정죄하는 일로 삼을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자격을 평가하는 채점관이 아닙니다. 우리는 오직 하나님께 받은 생명을, 굶주린 세상에 건네주는 통로이자 배달부일 뿐입니다. 수도관이 물의 맛을 평가하지 않고 그저 흘려보내듯,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저 사람은 받을 자격이 없어", "이 사람은 틀렸어"라고 판단하는 순간, 통로는 막히고 물은 썩게 됩니다.
세상은 이미 정죄와 비난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교회가 또 하나의 재판석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입술에 있는 말씀이, 누군가를 지적하는 손가락질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신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따뜻한 손길이 되길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들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다만 주님이 주신 사랑과 생명의 말씀을 그들에게 조용히 흘려보내십시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흘려보내는 것 뿐입니다. 그것이 광야 같은 세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사명입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내 안에 있는 살아 있는 말씀, 사랑과 은혜를 부지런히 배달하는 하루 되시길 빕니다.
https://youtu.be/-ZXpL_roW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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