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375 - 세상을 감동시키는 것은 고난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2025. 8. 22. 05:00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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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23:47~49   그런데 백부장은 그 일어난 일을 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구경하러 모여든 무리도 그 일어난 일을 보고, 모두 가슴을 치면서 돌아갔다. 예수를 아는 사람들과 갈릴리에서부터 예수를 따라다닌 여자들은, 다 멀찍이 서서 이 일을 지켜보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금요일입니다. 한 주간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신 사랑하는 공동체 가족 모두를 축복합니다. 즐겁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한 주간 마무리를 잘하시길 빕니다. 

오늘 본문은 뜻밖의 일들을 기록합니다. 십자가 처형장, 그곳은 인간의 가장 잔혹한 본성이 여과 없이 드러나는 장소였습니다. 왜냐하면, 누가 봐도 참혹한 현장인데 그곳에는 구경하러 모여든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 그렇습니다. 구경뿐이겠습니까? 조롱과 함께 낄낄대는 사람들도 있었죠. 사람이 가장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현장이 구경과 조롱거리가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인간의 죄성이 얼마나 깊은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누가는 그 아수라장 속에서 뭔가 변화된 이들을 조명합니다. 첫 번째 인물은 백부장인데요. 아시다시피 백부장은 로마 군대의 지휘관 칭호로, 100명의 군인을 통솔하는 계급이었습니다. 우리로 치면 중대장급의 인물이죠. 하지만 당시 백인대(centuria) 단위로 움직이던 로마군의 특성상, 그의 권한과 책임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이었을 겁니다. 사실상 그는 십자가 형장의 최고 책임자였을 것으로 보이죠. 그런 그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 사람은 참으로 의로운 사람이었다."

이 고백은 놀랍습니다. 여기서 '의롭다'는 말은 단순히 '착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죄가 없다(innocent)'는 법정적 선언에 가깝습니다. 사형을 집행한 책임자가 사형수에게 무죄를 선언하는 역설, 이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그 백부장이 예수님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예수께서 활동하시던 갈릴리와는 거리가 먼 예루살렘에서 주로 근무했을 이 백부장이, 예수님을 이전부터 알았다고 보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을까요?

저는 그것이 바로, 십자가 위에서 고난을 대하는 예수님의 '태도'였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수많은 사형수들의 마지막을 지켜보았을 이 노련한 군인의 눈에, 예수님의 모습은 분명 달랐습니다. 십자가 처형은 끔찍한 고통을 주는 형벌인데요. 기록에 따라면, 십자가 형틀에서 대부분의 죄수들은 그 고통을 견디지 못해 온갖 욕설과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자신의 과거 일들을 쉴 새 없이 주절거리는가 하면, 은밀한 자신의 치부까지도 다 드러냈다고 하죠. 지금 십자가 형장에 구경하러 모인 이유가 이런 것입니다. 그런 소리를 들으며 마치 코미디 쇼를 보듯 즐기려는 이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데 그런 죄수들과는 달리, 주님은 온갖 조롱과 육체적 고통 앞에서 무너지지 않는 평온함, 자신을 못 박는 이들을 향한 용서의 기도, 그리고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는 절대적인 신뢰를 보였습니다. 그는 예수의 흔들림 없는 태도를 보며, 그가 단순한 죄수가 아님을, 그리고 어떤 확고한 진리 위에 서 있는 분임을 직감했을지도 모릅니다.

누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증언자들을 등장시킵니다. 바로 '구경하러 모여든 무리'입니다. 그들이 돌연 "가슴을 치면서 돌아갔다"고 성경은 기록하죠. 가슴을 친다는 것은 깊은 후회와 탄식,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강력한 자기 고백의 행위입니다. 무엇이 그들을 이토록 급작스러운 회개로 이끌었을까요? 그것 역시 고난을 대하는 예수님의 태도였을 것입니다. 억울하게 죽어가면서도 원망 대신 용서를, 저항 대신 순복을, 절망 대신 하나님께 모든 결과를 맡기는 그 태도가 그들에게는 이해 못 할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예상했던 모습과 다른 주님의 태도에 돌처럼 굳었던 그들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죠.

세상은 우리의 유창한 말에 감동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베푸는 구제나 봉사에 고마워할지는 몰라도, 그것이 그들의 영혼을 울리지는 못합니다. 세상 사람들을 진정으로 감동시키는 힘은 다른 데 있습니다. 바로 누구나 겪는 인생의 고난, 아픔과 상처와 괴로움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입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남 탓으로 일관하고, 온갖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며, 억울함에 핏대를 세우며 비난을 쏟아내는 세상의 방식과 다른 태도. 최선을 다하되 결과는 주님께 맡기는 그 담대함과 평안함이야말로 세상을 울리고 감동하게 하는 그리스도인의 유일한 능력입니다.

뜻밖의 고난과 아픔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로 서 있습니까? 나의 태도가 상황을 바꾸고, 분위기를 바꾸며, 나아가 세상을 감동시킬 수 있음을 믿으십니까?

하늘의 계획을 움직이고 세상을 감동시키는 힘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우리의 태도에서 나옵니다. 믿음의 태도죠. 예수님처럼 주어진 고난의 잔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그 결과를 온전히 주님께 맡겨버리는 평안함. 그것이 절망의 현장을 희망의 무대로 바꾸는 우리의 진짜 능력입니다.

오늘 우리의 삶의 자리에서 고난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한번 돌아보시죠. 나의 태도를 통해 하나님의 의로우심이 증거 되고, 주변 사람들이 가슴을 치며 주님께로 돌아오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우리의 삶이 바로 그 증거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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