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18. 06:50ㆍ묵상하는말씀/요한일서묵상일기
요한일서 4:7~8 사랑하는 여러분, 서로 사랑합시다.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다 하나님에게서 났고, 하나님을 압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나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조금 우울한 소식들이 들리죠. 사회적인 혼란이 있을 때마다 마음이 안 좋고 흔들립니다. 그런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쩌면 제 스스로에게 다짐하는 말인지도 몰라요.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니까요. 그것은 우리가 아픈 사람과 같이 아파한다는 것이 그 아픔에 동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공감한다는 말은 그 아픔에 함께하는 것이지 그 아픔에 휩싸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의 눈물은 그 아픔을 알고 함께 슬퍼하지만 결코 눈물로 그치지 않기 때문이죠. 오히려 눈물이 힘이 되게 하고, 소망을 이끄는 함께 함이기에 그것은 아픔에 동화된 눈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저는 공감이 슬픔에 같이 휩싸이는 것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내가 더 슬퍼하고 더 분노하고 더 감정적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었죠.
어떤 분이 책에서 그런 글을 쓰셨더라고요. 우리는 흙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참 좋다고요. 흙은 모든 쓰레기들을 품죠. 그리고 같이 썩어갑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흙은 재생을 하죠. 회복시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진리 안에 있는 우리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는 거예요. 저는 그것이 우리의 공감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분위기에 도취되는 것도, 누군가의 아픔에 내가 분노하고 욕하고 싸우는 것도 이런 공감능력이 없다면 다 헛고생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누군가의 죄에 나도 죄로 대응한다면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모두 죄의 노예일 수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죠. 그러니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좋은 마음과 좋은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씩 해결해 가야 하죠. 이것이 진짜 도움이고, 진짜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좋은 기분을 유지하면서 정의와 진리에 눈을 감지 않는 여러분 되시길 기도합니다.
4장에 들어서 잠시, 당시 잘못된 영성의 사람들에게 참된 것이 무엇인지를 일갈했던 사도 요한은 다시금 사랑의 사도로 돌아옵니다. 물론 잘못된 이들을 질타하고 유혹되지 않도록 권면하는 내용이었지만 사실 사도 요한의 일관된 메시지의 흐름에는 변함이 없었어요. 왜냐하면 결국 모든 갈림길에는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서로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서로를 욕하고 정죄하고 비난하고 짓밟는 것이 아니라 안아주고 포용하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 우리와 그들 사이에 놓인 기준이었기 때문이죠.
여기에는 십자가의 아픔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버려지시기까지 하면서도 사랑을 놓지 않으셨으니까요. 이 사랑은 창조 때부터 계속된 사랑입니다. 어떤 이들은 사랑에도 기준이 있다고 외치죠. 교리에 어긋나는 이들을 어떻게 포용하느냐, 잘못된 길을 가는 이들에게 어떻게 관용을 베푸느냐 소리칩니다. 그런데 우리는 원수까지 사랑하라 하신 말씀을 그 순간 잊고 말죠. 죄인까지 용서하신 주님의 사랑은 나에게 주어질 때는 감사지만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주어질 때는 반대하는 모순을 우리는 여전히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 사랑의 대가로 죽임을 당하신 그 십자가를 우리가 바라보면서도 우리는 결코 손해나 기득권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죠.
제가 가장 듣기 거북한 말은 이런 것까지 포용하면 나라가 망하고 세상이 망하고 교회가 망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만약 우리가 교회를 망하게 할 수 있다면, 우리의 힘으로 하나님의 권위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하나님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저는 그런 하나님을 믿지 않습니다. 제가 믿는 하나님은 그 어떤 죄도, 그 어떤 오류나 잘못도, 또한 그 어떤 음모나 훼방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분이고 용서하시며 고치시고, 결국 당신의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분임을 저는 믿어요. 그래서 주님의 자녀인 우리들은 정죄나 단죄, 심판의 깃발을 드는 사람이 아니라 오로지 사랑의 십자가를 지는 사람들임을 믿습니다. 우리의 사랑에 힘이 있고, 우리의 사랑에는 진리가 있으며, 우리의 사랑에는 하나님의 선하심이 흘러 결국 연약한 사랑에서 생명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려주고 싶은 것들 많죠? 이렇게 저렇게 가르치고 싶죠? 모르는 사람들이 답답해서 혼내서라도 올바른 길을 가게 하고 싶죠? 그렇게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싶으시죠? 그분의 이름이 울려 퍼지는 세상을 꿈꾸시죠? 모두가 다 의인이고, 모두가 다 도덕적인 사람들 만들고 싶죠? 그러나 그중에 제일은 사랑입니다.
'묵상하는말씀 > 요한일서묵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한일서묵상일기 71 - 웃으면 복이 옵니다. (0) | 2023.07.25 |
---|---|
요한일서묵상일기 70 - 하나님이 내 안에 계시다는 말은 곧 내가 기쁘다는 말과 같습니다. (0) | 2023.07.24 |
요한일서묵상일기 69 -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 (0) | 2023.07.21 |
요한일서묵상일기 68 - 사랑은 스스로 빛을 냅니다. (0) | 2023.07.20 |
요한일서묵상일기 67 - 내가 사랑을 시작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나를 감쌉니다. (0) | 2023.07.19 |
요한일서묵상일기 65 - 여러분은 어느 편에 서시겠습니까? (0) | 2023.07.17 |
요한일서묵상일기 64 - 믿음이 이깁니다. (0) | 2023.07.14 |
요한일서묵상일기 63 - 믿음이 믿음을 낳습니다. (0) | 2023.07.13 |
요한일서묵상일기 62 - 시험해 보세요. (0) | 2023.07.12 |
요한일서묵상일기 61 - 기뻐하는 자에게 기쁠 일들이 더 많아집니다. (0) | 2023.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