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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93 -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고린도후서 13:4~5   그분은 약하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 계십니다. 우리도 그분 안에서 약합니다마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분과 함께 살아나서, 여러분을 대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기가 믿음 안에 있는지를 스스로 시험해 보고, 스스로 검증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까? 모른다면, 여러분은 실격자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지금 기온이 실제 영하이지만 느낌은 영상 같은 푸근함이 있네요. 기분 탓일까요? 아침에 일어나 나의 기분을 바꾸는 기도와 미소를 보낸 다음 느끼는 따스함이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모든 시간 속에서 도우시는 그 따스한 손길을 느끼는 하루 되시길 빕니다. 

 

결혼한 부부에게 통용되는 만고의 진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 얻어먹는다"는 말입니다. 누군가 장난기 어련 표현으로 한 말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저에게는 나이가 들수록 맞는 말처럼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죠. 물론 저도 아내의 말을 잘 듣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아내의 말을 온전히 잘 듣는 좋은 남편이라는 말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마세요. 다만 예전보다는 조금 낫다는 의미이고, 그래도 그 말을 듣고자 노력한다는 뜻일 뿐이죠. 그 노력까지 오는 길도 험난했습니다. 그 세월을 돌아보며 왜 아내 말을 그동안 잘 듣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요.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어요. 아내의 말을 듣지 않으려는 것보다 제게 더욱 강한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은 아내의 말없이, 아내가 모르는 사이 내 스스로 잘해보려는 마음이 강했던 것이죠. 뭐랄까? 서프라이즈라고 할까요? 내가 잘해서 아내를 놀라게 하고 감동을 주고 싶은 마음이 많았던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뭘 해도 아내의 손바닥 안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런 사람 있죠? 회사에서 자기가 스스로 뭘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 말이죠. 칭찬 한번 받아 보겠다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런데 그가 열심히 한 만큼 성과를 내면 좋은데 애먼 짓만 열심히 하고 있을 때가 있죠. 그냥 아는 사람에게, 혹은 윗사람에게, 잘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안내를 받아서 그것을 하면 좀 좋아요? 그런데 자기 나름대로 엉뚱한 일을 땀 뻘뻘 흘려가며 일하는 이들이 있죠. 제가 딱 그 짝이었던 것 같아요. 그냥 물어보고 사면되는데, 그냥 물어보고 일하면 되는데 그놈의 칭찬 한번 받고 싶어서 괜한 짓 늘어놓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리고는 혼자 서운해하고 혼자 낙담하고 하죠.

 

남편들은 저와 같은 실수 하지 마시고요. 모르면 그냥 아내에게 물어보세요. 자신 있어도 아내에게 물어보시고요. 혼자 하지 말고 아내에게 물어보세요. 아내는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의 선물이니까요. 여기까지는 남편이자 남자인 저 개인의 시각에서 본 부부의 관계 시점이었으니 누가 누구의 부수적 소유물이니 하는 오해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이것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의 패턴과 유사하다는 생각 때문이죠. 바울은 이전에 약할 때 강함 되시는 하나님에 대해 언급한 바 있죠. 오늘 본문에서도 그 말씀을 다시 한번 다룹니다. 이번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떠올리죠. 그가 십자가 사건으로 죽임을 당한 것은 세상에서 약했기 때문이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약함은 하나님이 행하신 부활 사건으로 이전의 세상 권세를 뛰어넘는 강함이 된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의 연약함이 강함 될 수 있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가 연약한 존재여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묻기 때문이죠. 잘 몰라도, 스스로 잘 알아도, 그래도 주님께 자신의 길을 묻기 때문에 하나님의 지혜를 얻는 겁니다. 우리의 연약함은 실패나 부족함이 아니에요. 우리의 연약함은 하나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지혜가 그곳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죠. 나보다 깊고 높으신 주님을 인정하는 것이 우리의 연약함이죠. 그래서 연약함이 강함 되는 겁니다. 

 

시편 121편

내가 눈을 들어 산을 본다. 내 도움이 어디에서 오는가?
내 도움은 하늘과 땅을 만드신 주님에게서 온다.
주님께서는, 네가 헛발을 디디지 않게 지켜 주신다. 너를 지키시느라 졸지도 않으신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분은,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신다.
주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 주님은 네 오른쪽에 서서, 너를 보호하는 그늘이 되어 주시니,
낮의 햇빛도 너를 해치지 못하며, 밤의 달빛도 너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주님께서 너를 모든 재난에서 지켜 주시며, 네 생명을 지켜 주실 것이다.
주님께서는, 네가 나갈 때나 들어올 때나, 이제부터 영원까지 지켜 주실 것이다. 

 

이 고백이 나의 연약함이고, 이 고백이 강함을 부르는 원동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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