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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91 - 주님이 원하시는 것은 여러분의 재물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입니다.

고린도후서 12:11~14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여러분이 나를 억지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나를 인정해 주었어야 마땅합니다. 내가 비록 보잘것없는 사람일지라도, 저 우두머리 사도들보다 부족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서 일일이 참고 견디면서, 놀라운 일과 기적을 표징으로 삼아 사도가 된 표징을 행하였습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폐를 끼치지 않았다는 것을 제외하고 여러분이 다른 교회들보다 못난 점이 무엇입니까? 이렇게 한 것이 불공평한 처사라고 하면, 용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나는 이렇게 세 번째로 여러분에게로 갈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에게 폐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구하는 것은 여러분의 재물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입니다. 자식이 부모를 위하여 재산을 모아 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재산을 모아 두는 것이 마땅한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교회 화단에서 자라는 모라넨시스에 씨알만 한 꽃몽우리를 보았습니다. 제비꽃 종류인 모라넨시스는 가냘픈 보랏빛 꽃잎을 자랑하죠. 한겨울 모든 땅이 얼어붙는 와중에도 싹을 틔우는 것이 신비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생명력은 연약하지만 강하죠. 그 생명력에는 하나님의 창조의 능력이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상황 탓, 환경 탓, 사회적 모순 탓, 그리고 남탓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벗어나 하나님께서 주신 생명력의 힘으로 나의 시간, 나의 자리를 창조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일하면 주님도 일하시고 내가 꿈을 꾸면 주님의 꿈도 실현되는 생명의 역사가 오늘도 펼쳐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바울의 서신을 읽다 보면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바울에게서 뭐랄까? 개구쟁이스러움을 읽는다고 할까요? 유머스럽다고 할까요? 촌철살인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는데요. 요즘 말로 멕인다고 하죠? 겸손하면서도 어딘가 읽는 사람들로부터 멕이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특별히 13절이 그렇죠? 폐를 끼치지 않았다는 것은 어떤 대가도 받지 않았다는 의미죠. 반대로 이야기하면 고린도 교회는 바울을 대접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제외하고 다른 교회들보다 못난 점이 무엇이냐? 고 말하는 장면에서 저는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어떤가요? 제대로 멕이는 느낌이 들지 않으시나요? 

 

저는 성경을 너무 진지하게 읽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무슨 소설 읽듯이 하라는 말씀은 아니에요. 성경에 등장하는 유머 코드를 잘 읽으라는 뜻이죠. 그 속에서 숨겨진 인간미와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뭔가 정말 정색을 하고 가르치는 공부로, 혹은 법률서로 성경을 읽으면 어쩌면 우리는 성경에 대한 흥미를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묵상일기가 새로운 눈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폐를 끼친다는 말로 표현된 가르침에 대한 대가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우리가 묵상한 바 있죠. 이 문제는 여러 가지로 바울을 폄훼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이렇게 여러 차례 언급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그 문제가 결코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던 것으로 보이죠. 그래서인지 바울은 그 부분에 대해 못을 박습니다.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구하는 것은 너희의 재물이 아니라 바로 너희라고 말하죠. 그리고 한 걸음 더 들어가서 이런 말을 합니다. '자식이 부모를 위하여 재산을 모아 두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식을 위하여 재산을 모아 두는 것이 마땅한 것'이라고 말이죠. 이 부분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겠죠? 왜냐하면 마치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마땅한 것처럼, 혹은 자식은 부모를 위해 재산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말이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신 말씀처럼 읽혔습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재물을 원하시지 않으시죠. 우리의 제사도 원치 않으십니다. 그분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의 형식이나 입에 발린 찬양이 아니죠. 오로지 우리의 진정한 예배, 믿음의 제사, 하나님의 주권을 믿고 소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는 그 중심을 원하십니다. 그렇게 나의 믿음을 드리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모아 두는 것처럼 당신의 은혜와 축복을 부어주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의 예배는 자신을 드리는 것입니까? 나의 생각과 감정, 기분과 마음을 주님께 드리시나요? 주님이 창조주이심을 믿고 그분이 모든 나라를 다스리시며 미래를 주관하심을 찬양하고 계신가요? 그래서 나의 기대와 꿈, 좋은 생각과 마음을 품으셨습니까? 그것이 주님이 원하시는 예배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우리가 주님의 전능하심을 믿고 그분을 기대한다면 주님이 준비하신 은혜는 우리 앞에서 빛을 발할 거예요. 우리가 나의 전 인격을 주님께 맞추고 그분의 말씀을 의지한다면 주님은 나를 위해 예비하신 복을 부어주실 것입니다. 주님이 바라시는 것은 나의 믿음입니다. 주님을 향한 신뢰이고 기대입니다. 주님이 만드시고 품으신 꿈을 나도 꾸는 것이고, 찾는 것이죠. 그때 주님의 축복의 통로가 우리에게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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