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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88 - 나의 약점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부르는 통로입니다.

고린도후서 11:30   꼭 자랑을 해야 한다고 하면, 나는 내 약점들을 자랑하겠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날은 여전히 춥지만 우리의 마음은 푸근하고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럴 때는 더욱 따뜻한 말과 미소가 필요하죠. 나에게 좋은 말을 먼저 걸어보세요. 오늘도 수고할 나에게 응원도 해 주시고요. 아마도 그렇게 따뜻한 말을 전하고 받을 때 내 안의 영은 밝은 빛을 내게 될 거예요.

 

바울은 자신이 사역을 하면서 있었던 많은 일들을 오늘 이야기합니다. 왠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호소처럼 느껴지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그동안 묵묵히 걸어왔던 길, 아무 말 없이 소신껏 지내온 바울로서는 이례적이고 보기 힘든 그런 순간이죠. 그래서 그는 이것이 어리석은 사람의 자랑을 따라서 하는 말이라고 자락을 깔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진정한 자랑거리가 아니라는 거죠. 그럼에도 저는 바울의 이런 고백이 많이 아픕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말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는 수많은 일들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죠. 밖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만의 아픔들이 있고, 안에서 일하는 이들 또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들을 짊어집니다. 아무 말하지 않는다고 아무 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어제 말씀드렸죠? 그래서 그 아무 말하지 않는 이들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것이 진정한 배려고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바울 스스로 어리석은 자랑이라고 했으니 그의 말할 수 없는 고난의 여정을 일일이 묵상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어떤 일도 그 자리에 서보지 않고는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되네요. 너무도 당당했을 바울이지만 죽도록 매를 맞는 것이 어찌 안 아팠겠습니까? 위험한 일을 당하고 굶주리고 어느 때는 얼어 죽을지도 모르는 공포 속에 선다는 것이 어찌 무섭지 않았겠습니까? 왜 그만두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바울은 능력자여서 그런 고난을 견딘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무섭지 않아서 그 환경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에요. 그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고, 똑같이 무섭고, 두렵고, 떨리고, 힘겨웠을 거예요.

 

그가 사도여서, 제자여서 그 일을 해낸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해내서 그는 사도로 존경받고 제자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그에게 능력이 있어서 고난을 견딘 것이 아니라 아프고 두렵고 무서운 그 자리에서 주님을 의지하며 섰기에 능력이 생긴 것입니다. 그것을 바울은 한마디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자랑은 나의 약점'이라고 말이죠. 왜냐하면 그의 연약함이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주님의 능력이 그 자리를 채웠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가리려고 합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없애려고 하죠. 왜냐하면 자신의 약점은 허물이고 수치이기 때문이죠. 그 약점이 누군가에게 잡아 먹히는 빌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그 약점을 자랑합니다. 바울은 그 약점이 나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실수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 약점은 하나님의 도우심의 통로라고 믿었습니다. 주님 앞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음을 고백하며 두 손을 들 때, 주님은 그것을 찬양으로 받으시고 일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나의 약점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부르는 통로입니다. 바울은 일을 잘해서 능력의 사역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주님으로 채웠기 때문에 훌륭한 사도가 된 거예요. 그는 아픔을 거부하기보다 아픔을 덮고도 남을 주님의 은혜를 구했습니다. 그는 굶주림과 추위를 피하기보다 보호하시고 채우시는 주님의 도우심을 믿었어요. 그것이 그에게 능력이었습니다. 그러니 너무 완벽하려고 하지 마세요. 우리가 주님을 믿는다면 나의 빈자리는 주님이 채우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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