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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85 - 나의 수고와 헌신은 하늘에 쌓이는 상급입니다.

고린도후서 11:11~13   내가 왜 이렇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내가 여러분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까?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알고 계십니다.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대로 앞으로도 하겠습니다. 그것은, 자기네가 자랑하는 일에서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인정을 받을 기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그러한 기회를 잘라 없애기 위함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거짓 사도요, 속이는 일꾼들이요,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하는 자들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좋은 씨앗을 뿌리는 공동체 가족들 위에 주님의 키워주시는 아름다운 열매가 자라고, 기대한 대로, 상상한 대로, 기도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귀한 하루 되길 빕니다.

 

오늘 본문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러 차례 본문을 읽었습니다. 본문의 내용이 좀 추상적이어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서 더욱 어려웠어요. 그래서 드러나지 않은 행간을 읽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함께 그 행간을 읽어보죠.

 

본문은 '왜 이렇게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로 시작합니다. 성경에서 '이렇게'와 같은 지시대명사를 잘 읽어야 합니다. 바울이 말한 '이렇게'가 무엇인지 이전의 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는 아마도 9절 하반절에 나오는 '여러분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되죠. 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요? 아시다시피 바울은 고린도에서 자비량 선교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고린도 교회에서 생활비를 받지 않았다는 것이죠. 당시 헬라 문화권에서는 지혜자들이 자신의 지혜를 가르치는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심지어 철학자들 사이에서는 지식의 깊이에 따라 차이를 두어 돈의 액수를 정했다고 하죠. 그래서 돈을 많이 받는 이들은 높은 수준의 철학자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로 보면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지식의 대가로 돈을 받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요. 허나 복음을 전하는 것이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니었기에 바울은 자발적인 후원이 아니라면 돈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죠. 

 

그런데 그것이 문제가 된 이유는 따로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로 고린도 교회에 스며든 거짓 교사들 때문이죠. 바울은 자신이 자비량 선교사의 직무를 유지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로 12절에서 이렇게 말하죠. 

 

고후 11:12   나는 지금 하고 있는 대로 앞으로도 하겠습니다. 그것은, 자기네가 자랑하는 일에서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인정을 받을 기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그러한 기회를 잘라 없애기 위함입니다.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인정을 받을 기회를 찾고 있는 사람들'이란 표현이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몇 차례를 다시 읽고서야 어렴풋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거짓 교사들은 헬라 문화의 철학자들이 했던 방식으로 자신들이 복음을 전하고는 고린도 교회에서 돈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5절에서 '거물급 사도'라는 표현이 있었죠? 이게 이제야 이해가 갔어요. 이 표현은 아마도 그 거짓 교사들이 자신들이 높은 수준의 철학을 전하는 자들이기에 돈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을 비꼬는 표현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유추할 수 있는 것이 있어요. 그렇게 돈을 요구했다면 당연히 고린도 교회에서는 이전 바울의 전례를 들었을 것이 분명하죠. 바울은 돈을 받지 않았는데 왜 너희는 돈을 받는가? 하고 말이죠. 그때 그들은 그래서 바울이 가짜 선생이거나 혹은 저급한 지식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이 비토를 당했던 이유가 이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이제야 좀 상황이 이해가 되죠. 헬라 문화권에 있었던 고린도기에, 게다가 헬라 철학의 중요한 거점이자 많은 철학자가 활동하던 지역인지라 그들에게는 이 논리가 설득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바울은 그런 말도 안 되는 비난을 받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자비량 사역을 끝까지 고집하죠. 그 이유는 그 거짓 교사들에게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돈으로서 깊이를 따지는 지식이 아닌 돈으로는 살 수도 가질 수도 없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 위함이라는 뜻이었죠.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자비량 사역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 현재 직업적 목회 사역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할 말이 별로 없습니다. 늘 저를 위해 기도하고 헌신하며 돌보아주는 우리 공동체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어떤 제도, 어떤 방법이 좋은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 안에 그리스도의 복음, 저를 통해 전달하시는 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 축복의 통로가 되고자 하는 저의 진심은 그 어떤 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어디에도 없는 값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마음, 이웃을 향한 헌신과 수고는 그 누구에게서가 아닌 하늘에 쌓이는 상급임을 저는 확신합니다. 그래서 그 누구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그 누구 도와주는 이 없어도 오직 주님만은 나를 아시기에 그 기쁨과 감사로 내 안에 있는 소망의 밝은 빛을 내 주위에 밝히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알아주시고 값을 매겨주실 그 소중한 사역을 품고 오늘도 거룩하게 살아가는 여러분 되시길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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