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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79 - 그냥 나의 일을 하세요.

고린도후서 10:12~13   우리는 자기를 내세우는 사람들과 같은 부류가 되려고 하거나, 그들과 견주어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자기를 척도로 하여 자기를 재고, 자기를 기준으로 하여 자기를 견주어 보고 있으니, 어리석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는 마땅한 정도 이상으로 자랑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여러분에게까지 다다른 것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정하여 주신 한계 안에서 된 일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연말이 깊어갑니다. 마무리를 하는 자리에서 지난 아쉬움보다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감이 더 충만하시길 빕니다. 그런 가사가 있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다고요. 그래서 감사로 지난날을 축복하고 다시 올 시간들을 벅찬 기대로 맞이하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아마도 바울의 적대자들은 바울이 남의 것을 탐한다고 욕을 했던 모양입니다. 고린도 교회에 바울이 애정을 갖는 것을 마치 떠난 옛사랑의 집착처럼 여긴 것이죠. 아울러 고린도 교회에 영향을 주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고 바울은 상관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그토록 각종 추천서와 인맥을 자랑했었나 봅니다. 자신들의 권한, 자신들의 영역을 주장하고 싶었던 거죠.

 

이에 바울은 자신이 고린도 교회를 생각하고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떤 영역 침해도, 월권도 아니라고 말하죠. 그도 그럴 것이, 고린도에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운 인물이 바울이기 때문이죠. 또한 소아시아에 머물던 바울에게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꿈을 꾸게 하시고 음성을 듣게 하신 분이 하나님임을 주장하며 고린도 교회에 대한 자신의 권면이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것임을 강조하죠. 바울은 2차 전도여행 당시 유럽지역으로의 선교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그가 가고자 했던 곳은 튀르키예 지역이었죠. 그런데 꿈에 마케도니아 사람들의 부르짖는 소리를 듣습니다. '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그들의 음성을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 여긴 바울은 그 길로 유럽인 그리스로 넘어가죠. 그리고 빌립보, 데살로니가, 고린도 교회를 잇달아 세웁니다. 이것이 복음이 세계로 뻗어 나가는 출발이었죠.

 

참 재미있는 것은 이후 고린도에 들어온 교사들입니다. 저는 바울을 대적하는 모든 교사들을 거짓 교사라고 폄훼하고 싶지는 않아요. 어디 모두 다 그렇겠습니까? 하물며 예루살렘 교회로부터 파송을 받은 이들도 있었는데요. 게다가 모두들 나름대로 그리스도를 전하고자 애쓰지 않았을까 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의 메시지가 변하고, 바울과 척을 지며 마치 전혀 다른 교리를 가르치고 전파하는 사람들로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만약 그들이 첫 복음의 열정을 잃어버리고 스스로 권위를 위해서 왜곡과 폄훼를 반복하게 되었다면 그렇게까지 변하게 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저는 그들의 상황을 다 알 수 없어 뭐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오늘 본문에 비춰볼 때 그들의 변화, 우리 편에서 보기에 그들이 흑화한 이유를 유추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그것은 비교였습니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죠. 그들은 바울과 비교하고, 타인과 비교하면서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 남을 비판해야 하고 깎아내려야 했죠. 또한 자신은 부풀려야 하고 포장해야 했습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이 듣고 싶은 말을 해야 했고, 이목을 끄는 이야기에 열중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비교의식은 나를 괴물로 만들죠.

 

그냥 나의 일을 하세요. 누가 어떻게 볼까? 누가 뭐라고 할까? 그런 의식을 벗어나 오직 하나님만 의식하며 그저 자신의 길을 가세요. 크던 작던 상관치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그렇게 자신의 분량, 자신의 달란트, 자신의 능력에 성실한 사람이 조금 더 커지고 넓어지는 기적을 누릴 수 있습니다. 운동을 할 때 자신이 들 수 있는 무게를 들어야 하죠. 남들이 무거운 것을 든다고 함부로 덤비면 나의 근육이 파괴될지도 몰라요. 오히려 나에게 맞는 무게를 들다 보면 어느덧 중량이 늘어나죠. 남이 뭐라고 한다고, 남이 어떻다고,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지 마세요. 그냥 나의 길을 가세요. 내가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은 타인이 아니라 내 안에 말씀하시는 하나님입니다. 내가 할 일의 기준은 내 옆의 사람이 아니고요. 나에게만 맡기신 하나님의 사명입니다.

 

나는 납니다. 주님이 이름을 부르시고 당신의 손바닥에 새기신 하나밖에 없는 나예요. 그분은 나를 누구와도 비교하지 않으시고 오직 나의 이름을 부르시죠. 그렇게 그분 앞에서 오늘도 당당히 사는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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