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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78 - 우리의 괴로움은 믿음과 삶의 괴리에서 옵니다.

고린도후서 10:8~11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권위를 내가 좀 지나치게 자랑했다고 하더라도, 그 권위는 주님께서 여러분을 넘어뜨리라고 주신 것이 아니라, 세우라고 주신 것이므로, 나는 부끄러울 것이 없습니다. 나는 편지로 여러분에게 겁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바울의 편지는 무게가 있고, 힘이 있지만, 직접 대할 때에는, 그는 약하고, 말주변도 변변치 못하다" 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우리가 떠나 있을 때에 편지로 쓰는 말과, 함께 있을 때에 행하는 일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벌써 금요일이네요. 연말이라 그런가요? 시간이 화살처럼 빨리 달아납니다. 그래도 나를 벗어난 시간은 단 1초도 없을 겁니다. 빨리 지나가도 다 나의 시간이죠. 그래서 지나간 시간을 축복하시면 좋겠습니다. 쓸데없느니, 아무 일도 못했느니, 지난 시간을 저주하지 마시고요. 그래도 귀하고 아름답고 복된 시간이라 축복하시면 앞으로 올 시간이 복될 줄 믿습니다.

 

바울은 자신에게 쏟아진 비판들에 대해 다시 언급합니다. 이미 며칠 전 나눴던 말씀이죠? 사람들은 바울이 우유부단하다는 소문을 내었죠. 그의 온유와 관용을 왜곡했던 거죠. 이것이 못내 억울했을까요? 바울은 재차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언급은 또 다른 방향의 비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것은 바울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비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어떤 소문이 있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바울이 제시한 말로 보아서는 이런 비판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바울의 편지는 그의 주장하는 말로 해석이 되죠. 그 편지가 무게가 있고 힘이 있다는 표현은 좋은 표현이 아니었을 거예요. 바울을 비판하는 입장에서 좋게 말했을 리 없겠죠. 아마도 속 뜻은, 그 편지가 강압적이고 하나님을 빙자하여 겁을 주는 그런 말이라는 뜻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그를 직접 대하면 말주변이 없다는 거죠. 이는 그가 편지에서 주장하는 대로, 그의 말대로 사실 살지는 않는다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 둘 사이에 아무런 차이가 없음을 말하고 있는 거죠.

 

이 아침에 나누는 묵상은 성경공부가 아니라 묵상입니다. 제게 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제 작은 그릇에 담아 우리 공동체와 나누는 시간이죠. 그래서 묵상이 주관적일 때가 많습니다. 물론 성경을 왜곡하거나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해석하려는 태도는 철저히 배격하고 있고, 배운 바 신학적 토대를 근거로 하려 애쓰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이 중심인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오늘은 그 개인적인 소견이 더 강한 묵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저는 목회자로서, 말씀을 나누고 함께 믿음을 고찰하는 구도자로서 저의 다짐과 고백을 나누고 싶기 때문이죠.

 

저는 목회자로 부끄러운 것이 많습니다. 그중에 가장 큰 것은 제가 선포하는 말씀과 제 삶 사이에 큰 괴리감이었어요. 때론 고차원적인 삶의 태도를 주장한 적도 있습니다. 남과 다른 메시지라고 주장하며 기존의 교회와 차별화를 꾀한 적도 있죠. 이 때문에 한때 사람의 이목을 끈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과 방향성과는 달리 저의 삶은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사랑을 외치며 사랑에 갈급했고, 용서를 외치며 여전히 용서하지 못한 사람들이 마음에 있었습니다. 평안과 긍휼을 주장하며 많은 나눔과 헌신을 했지만 제 삶에 기쁨은 없었어요. 비난을 받아야 할 사람은 바울이 아니라 바로 저였습니다. 말과 행동이 다르고, 생각과 삶이 다른 저였습니다. 

 

이제 저는 다른 삶을 살려고 해요. 공동체 가족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달라진 저를 봅니다. 그 달라짐은 다름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한 대로, 꿈꾸는 대로, 믿음대로 살겠다는 다짐이 변화의 시작이었어요. 내가 말하는 대로, 기대하는 대로, 바라보는 대로 나의 삶을 맡기며 살기로 했습니다. 주님을 믿는 대로 내 삶도 드리고, 주님이 크고 영화로우신 대로 저도 용기를 가지고 살기로 했어요. 그래서 여러분 앞에 고백합니다.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구도자가 되겠다고 말이죠. 생각과 삶이 다르지 않은 제자가 되겠다고요. 

 

우리의 괴로움은 믿음과 삶의 괴리에서 옵니다. 반대로 우리의 평안은 내가 생각한 대로 내 삶을 맡길 때 오죠. 내 생각과 삶이 같은 길을 갈 때 나의 그릇이 커집니다. 그 그릇에 주님의 은혜가 부어져요. 생각한 대로 사세요. 믿음대로 사세요. 기대에 맡기세요. 나의 생각이 주님의 은혜를 부르고, 나의 믿음이 그분의 복을 부릅니다. 나의 기대가 하나님 계획의 기초가 되죠. 그러니 믿음과 삶, 말과 행동, 생각과 감정이 함께 하도록 하세요. 그때 우리는 부끄럽지 않고, 괴롭지도, 걱정도 없을 거예요. 그런 평안의 축복이 우리에게 있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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