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75 - 잠잠할 때 잘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0:1~2   나 바울은 그리스도의 온유하심과 관대하심을 힘입어서 여러분을 권면합니다. 내가 얼굴을 마주 대하고 있을 때에는 여러분에게 유순하나, 떠나 있을 때에는 여러분에게 강경하다고들 합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청하는 것은, 내가 가서 여러분을 대할 때에 강경하게 대해야 할 일이 없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육정을 따라서 처신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는 나는 확신을 가지고 담대하게 대하려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우리 공동체 어린이들이 많이 눈에 밟히네요. 많은 우리 자녀들이 독감으로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요즘 독감이 유행을 하는 모양입니다. 안타깝지만 그래도 거뜬하게 이기고 일어나겠죠? 상처가 되지 않고 오히려 승리의 성취감을 선물로 받는 기회이길 기도합니다. 아울러 우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는 저와 부모님들이 조금 더 용기를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내 자녀들을 나의 한계에서 평가하지 않도록 주님의 계획을 더 넓고 크게 꿈꾸는 어른으로 곁에 서 주셨으면 합니다.

 

9장에 들어서 바울은 자신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변론을 시작합니다. 오늘 본문을 보니 아마도 바울은 우유부단하다는 오해를 샀던 모양이에요. 사람들을 직접 만났을 때는 유순하다가 편지를 쓸 때에는 강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말이 유순이지 사실은 사람들 면전에서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돌아서서는 딴소리한다는 투의 평가죠. 

 

이에 대해서 바울은 자신의 온유함과 관대함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온유라는 단어의 뜻을 사전에 찾아보니 [온화하고 부드럽다]라고 적고 있더라고요. 뭐랄까? 왠지 조용하고 순종적인, 늘 웃는 모습이 떠오르죠? 그런데 온유에 해당하는 헬라어 단어 프라우테스는 조금 다른 의미를 지녔다고 합니다. 이 단어는 야생동물의 성품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죠. 그러니까 이런 느낌인 거죠. 야생에서 자란 말이 조련사에 의해 길들여집니다. 그 조련사와 깊은 관계를 맺죠. 그리고 그 조련사에게 복종합니다. 그에게 자신의 등을 내어주죠. 그런데 다른 사람에게는 허락하지 않습니다. 아직 야생의 기질이 그에게 남아 있는 거죠. 그럼에도 조련사에게는 그 야생적 기질을 내려놓고 순종하는 거예요. 그것이 온유라고 하더군요. 

 

바울이 온유라는 말을 쓴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단어 이후 전개되는 말이 그 의미를 뒷받침해 주죠. 바울은 이어서 이런 말을 합니다. 자신이 고린도 교인들을 대할 때 강경하게 대하지 않게 해 달라고 부탁하죠. 이는 마치 자신에게 생각이 있으나 그러나 참고 있다는 날 선 말로 들립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들은 온순하고 부드러운 사람에게 막 대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죠. 사랑과 긍휼로 대하는 이들을 마치 자신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사람처럼 대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늘 웃고 잘 대해주니까요. 큰소리치지 않으면 그냥 무시할 때도 많죠. 

 

이 구절에서 저는 뜨끔했습니다. 바울의 말이지만 마치 하나님의 음성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온유하시죠. 우리를 늘 용서하시고 관용을 베푸십니다. 그래서 어느 때는 우리가 그래도 되는 줄 알아요. 하나님께는 약속을 요구하면서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도 되는 줄 압니다. 그분의 온유가 권리인 줄 알고, 그분의 관용은 당연한 줄 알죠. 하나님은 으레 그러시는 분인 줄 압니다.

 

잠잠할 때 잘해야 합니다. 평안할 때 잘해야 해요. 건강도 아프지 않을 때 잘해야 하고요. 신앙도 평상시에 믿음을 키워야 합니다. 주님께서 온유하실 때 감사해야 하고, 그분이 용서하실 때 돌아와야 합니다. 주님이 봐 주실 때,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아무 일 없을 때, 그때가 가장 감사해야 할 때이고, 가장 믿음을 키워야 할 때죠. 그때가 기도해야 할 때이며, 그때가 성장해야 할 때입니다. 기회 주실 때 준비하고, 용서하실 때 새로워지는 자가 평안을 얻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