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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묵상일기 69 -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가까운 겁니다.

고린도후서 8:16~19   여러분을 위한 나의 열성과 똑같은 열성을 디도의 마음에 주신 하나님께 나는 감사를 드립니다. 그는 우리의 청을 받아들였을 뿐만 아니라, 더욱 열심을 내어서, 자진하여 여러분에게로 갔습니다. 우리는 그와 함께 형제 한 사람을 보냈습니다. 이 형제는 복음을 전하는 일로 모든 교회에서 칭찬이 자자한 사람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여러 교회가 우리의 여행 동반자로 뽑아 세운 사람이며,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이 은혜로운 일을 돕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우리의 좋은 뜻을 이루려고 이 일을 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느덧 2022년도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두 가지 일을 해야 합니다. 하나는 2022년의 마무리를 잘하는 일입니다. 보통 다사다난이라는 말을 하죠. 많은 일이 있었고, 어려움도 많았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그 어떤 일이 있었더라도 마무리를 잘해야 합니다. 제가 여러분들과 그런 말씀 나눈 적이 있죠? 마지막 말은 좋은 말로 마쳐야 한다고요. 감사와 기대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이죠. 남은 한 달, 우리의 입과 생각이 감사로 채워졌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한 가지 더 해야 할 것은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시는 성탄을 기다리며 이제 내 마음에도 오실 그리스도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어떤 모습으로, 어떤 꿈으로, 그리고 어떤 길을 여실 주님으로 오실지 기대하는 거죠. 그렇게 감사와 기대로 2022년 남은 시간들을 마무리하는 우리 공동체 가족들 되기를 빕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가서 구제 헌금을 설득하고 모금할 바울의 동역자들을 소개합니다. 그 하나는 디도이고 다른 한 명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제자죠. 그의 신분에 대해 여러 해석들이 나오지만 뚜렷한 근거는 없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언급은 보류하기로 하죠. 다만 디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적지 않아요. 그만큼 바울의 동역자요 제자로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그의 성품 가운데 하나를 꼽아보고자 합니다. 그것은 그가 매우 긍정적인 사람이었다는 거죠.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디도는 바울의 눈물의 편지를 전하러 고린도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방문이 정말 껄끄러웠을 거예요. 바울에 대한 비판적인 분위기와 이미 바울에게 했던 모욕적 행동들이 있은 직후였습니다. 게다가 바울이, 어찌 보면 불편할 내용으로 적은 편지를 가지고 전하는 직분을 맡았습니다. 그러니 걱정스러울 수밖에요. 그런데 디도는 거침없이 고린도로 향했습니다. 저 같으면 염려를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아니면 요나처럼 그 명령을 거부하고 도망쳤을지도 모르죠. 그런데 그는 두말하지 않고 갔습니다. 바울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일까요? 물론 바울의 강압적인 명령은 없었겠죠. 그렇다고 가고 싶지 않은 발걸음을 억지로 간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디도는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갔던 것으로 보여요. 그만큼 미래를 극단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는 의미죠.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우리는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에 대해 걱정과 염려로 밤을 지새울 때가 많습니다. 최대한 잘못될 경우를 가정하며 그것을 기정사실화 할 때가 많죠. 그러다 하기도 전에 포기하고, 시간이 오기도 전에 미리 집니다. 모든 부정적인 가능성은 다 떠올리죠. 거기에 긍정적인 가능성은 철저히 배제됩니다. 한번 부정적인 발동이 걸리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눈덩이처럼 두려움은 커지죠. 그렇게 부정적인 마음이 지배합니다.

 

그런데 디도는 그렇지 않았어요. 미래에 대한 두려움보다 기대를 더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디도는 바울의 청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고린도 교회에 가서 헌금을 모금하라는 것이었죠. 이것도 참 껄끄럽습니다. 돈이 얽힌 일이면 복잡 미묘해지죠. 오해받기 딱 좋고, 조금만 잘못하면 모든 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당하기 십상이죠. 그런데 그는 자원했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바울이 그런 계획을 말했을 때 디도가 손을 들고 자청하지 않았을까 저는 생각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가끔 그런 사람들이 있죠. 어렵고 힘든 일을 앞에 두고 내가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어요. 모두가 걱정스럽게 쳐다보며 이유를 물으면 아주 쿨하게 대답하죠.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릴이 있어야 일할 맛이 나죠.'

 

무모할 정도의 자신감과 어리석게 보일만큼의 시원시원함은 그가 뭘 몰라서도, 경험이 없거나 미련해서도 아닙니다. 그는 모든 일에 늘 기대를 가졌던 인물이기 때문이죠.

 

디도는 헬라인이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는 바울로부터 복음을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사람이죠. 그는 그리스도를 통해 죽음에서 생명으로, 십자가에서 부활로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그에게는 오히려 죽음의 골짜기가 생명으로 가는 시작임을 깨달았을지도 모릅니다. 어둠이 짙으면 새벽이 가까웠음을 알았을 거예요. 그러니 어렵고 힘든 상황이 그에게는 더욱 은혜와 기적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겼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기대의 신앙이 그를 모든 상황 속에서 주님을 기대하고 기다리며 전진케 하는 믿음을 갖게 한 거죠.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려움이 닥칠 때 오히려 주님의 강한 손이 역사하심을 생각할 줄 알았으면 좋겠고요. 홍해처럼 앞이 가로막히는 순간, 이 불가능한 상황을 어떻게 돌파케 하실지 기대하는 마음이 먼저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믿음이 우리를 그 어둡고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도우심이 강력하게 임하시는 순간이 되기 때문이죠. 그렇게 오늘도 추위 속에서 따뜻함을, 가난 속에서 풍요를, 아픔 속에서 크신 위로를 경험하는 하루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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