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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50 -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골로새서 4:3~4   또 하나님께서 전도의 문을 우리에게 열어 주셔서, 우리가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할 수 있도록, 우리를 위해서도 기도하여 주십시오. 나는 이 비밀을 전하는 일로 매여 있습니다. 그러니 내가 마땅히 해야 할 말로 이 비밀을 나타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바울은 지금 골로새서 교인들에게 새로운 삶에 대한 세밀한 방법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새사람을 입으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죠. 땅의 것이 아닌 위의 것을 추구하라는 말은, 마음과 생각을 절망과 슬픔이 아닌 감사와 기쁨으로 채우라는 말이었고요. 사람을 대할 때에는 어떤 차별의식도 갖지 말라는 것이 그 새로운 삶의 기본적인 방법들이었죠. 

 

오늘 본문은 중보기도에 대한 내용이네요. 바울은 지금 감옥에 갇혀 있습니다. 그의 복음 전파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죠. 그래서 그가 어떤 경우에서든 복음을 전파할 수 있도록 중보기도를 부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도 많은 압력이 있었을 것이고, 상황이 열리지 않는 답답함도 존재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그의 모든 시간 속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구했던 것 같아요. 저 같으면 쉽게 절망했을지도 모릅니다. 감옥에 갇혔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을 거예요. 이제는 끝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죠. 더 나아가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생기진 않았을까요? 그렇게 열심히 복음을 전파했는데 이 꼴이 뭐냐고 따지는 낙심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런데 바울은 그 낙심보다 주어진 상황에서도, 비록 적은 확률일지라도 자신은 복음 전파에 최선을 다하기를 바라고 있는 모습입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절망보다는 희망을 고려하는 삶의 태도죠. 그의 말대로 그는 스스로도 땅의 것보다 위의 것을 추구하는 사람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바울의 열정을 뒤로하고 오늘 본문은 지금, 우리를 향한 바울의 권면으로 해석하고자 합니다. 그러니까 바울은 지금 새로운 삶에 대한 방법을 우리에게 전수한다는 전제를 놓치지 말자고요. 그런 의미로 이 본문을 읽으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이는 단순한 바울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을 설명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중보기도예요.

 

바울은 모든 이들이 중보기도자가 되기를 바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내용에 대한 것은 잠시 미뤄두자고요. 다만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중보기도가 왜 필요한지를 묵상해 보시죠. 중보기도는 누군가를 높이는 일입니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죠. 남을 낫게 여기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또한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이기도 하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은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권면하며 서로 교제하라는 의미로 확대됩니다. 그 첫 번째 걸음이 바로 중보기도죠.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누군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은 사람은 누군가를 높일 줄 아는 사람이에요. 그렇게 우리는 서로 사랑의 첫 단추를 매는 것이기에 중보기도가 중요합니다.

 

또 있어요. 중보기도는 남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남을 위해 기도한 만큼 누군가는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사실을 저는 삶에서 느낄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그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붙더라고요. 이는 하나님의 섭리이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가고,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며 이기심이 벗겨집니다. 그렇게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도 하죠. 그 위에 하나님의 기름 부으심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도해 보신 적 있으세요? 나 자신을 넘어, 가족을 넘어, 이웃과 교회와 나라를 위해 기도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참, 아무것도 아닌데, 힘쓰는 일도, 그렇다고 돈을 쓰는 일도 아닌데 중보 기도하기 참 힘들죠. 누군가 아파서 고통받고 있을 때조차 안쓰러운 마음을 넘어 기도의 한마디가 힘들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반대로 생각해 볼 때가 있어요. 내가 고통받고 아플 때,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그냥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 말이죠. 그게 나라면... 

 

누군가 널 위하여 누군가 기도하네
네가 홀로 외로워서 마음이 무너질 때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

 

그 누군가가 바로 나이기를 원합니다. 세계 70억 인구 모두를 위해 기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에게 허락된 공동체, 가정, 직장, 그리고 교회, 그 한정된 공동체를 위해 기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세요. 나에게 주신 생명들을 위해 중보기도 하세요. 그때 누군가도 나를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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