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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45 - 자녀교육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골로새서 3:21   어버이 된 이 여러분, 여러분의 자녀들을 격분하게 하지 마십시오. 그들의 의기를 꺾지 않아야 합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왕도는 없는 것 같아요. 누가 자녀를 잘 길렀다고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자녀교육은 영원한 부모들의 숙제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본문은 해석이 어렵고 힘들어요. 개인적으로는 답을 구하기 어려울 때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답이 아닌 것들을 먼저 제거해 나가는 방식이죠.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자녀를 격분케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자녀들을 오냐오냐 하며 키우라는 말은 아닐 거라는 거죠. 오늘 본문 말씀의 상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말씀이 에베소서에 있습니다. 

 

에베소서 6:4   또 아버지 된 이 여러분, 여러분의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십시오.

 

격분이나 노여움은 같은 맥락이라고 보이죠. 다만 에베소서는 조금 더 설명을 합니다. 주님의 훈련과 훈계로 기르라고 말입니다. 이를 연결해 보면 자녀들을 격분케 하는 일은 주님의 훈련과 훈계가 아닌, 다른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자녀들을  격분케 하는 것은 부모의 무리한 요구인 셈이죠. 그것이 자녀들의 의기를 꺾게 된다는 말입니다. 의기란, 사전적인 의미로 '기세가 좋은 적극적인 마음'이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부모의 무리한 요구란 무엇일까요? 죄송하지만 이것은 묵상하는 각자의 해석의 몫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이들 각각의 처지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관통하는 공통점이 있기는 합니다. 그것은 자기가 이루지 못한 것을 자식을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하나마나한 말이 있죠. '자식은 내가 아니다'라는 말입니다. 아무리 자식이어도 그것은 내 인생이 아니라 그 자녀의 인생이라는 말이에요. 그 인생의 존중이 필요합니다. 주님의 훈련과 훈계는 자식의 인격과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비근한 예로,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주셨어요. 그것은 그분께서 우리의 선택을 존중하셨고, 마치 로봇처럼 우리를 조정하지 않으셨다는 증거입니다. 우리의 선택과 결정을 믿으셨고, 그래서 기다리시고 참으시며 용서를 아끼지 않으신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자식을 잘 안 믿어요. 일단 자녀들이 잘 안 될 것을 상정해 놓은 사람처럼 대합니다. 그래서 일일이 내가 간섭하고 조정하고 대신해 줘야 한다고 믿죠.

 

주님의 훈계는 길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길을 보여준다는 것은 강요가 아니에요. 삶을 보여줘야 하고 푯대가 되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것을 자녀가 보고 선택하게 해야 한다는 뜻이죠. 주일을 지키지 않는다고 뭐라고 하고, 말씀 안 읽는다고 강제로 읽히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부모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처럼 주일을 지키고 말씀 보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자녀들 책 안 읽는다고 뭐라고 하지 마세요. 대신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세요. 어려서부터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보세요. 그래도 책을 읽지 않으면 그것은 그 자녀의 스타일인 거예요. 책이 인격형성에 소중한 자산이 되는 것은 틀림없지만 그러나 책 많이 읽는다고 꼭 좋은 사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행동하세요. 강요하지 마시고요. 나도 못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죄송합니다. 더 정확히 말을 해야겠네요. 내가 안 하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각자 재능의 몫이니까요. 다만 잘하지 못해도 내가 추구하고 원하고 바라는 것을 말하세요. 그러면 자녀들도 그것을 압니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죠. 그런데 나는 할 수 있어도 안 하면서 마치 하는 것처럼 강요할 때 자녀들은 상처를 받죠. 이는 자녀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닐 거예요. 우리의 모든 관계 속에 해당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복음은 말이 아니라 행동입니다. 교육은 강요가 아니라 가치관이에요. 가치관과 말이 다를 때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입니다. 또한 이는 화를 자초하죠. 거기서 상처가 납니다. 그러니 부모 된 여러분, 또 먼저 믿은 그리스도인 여러분은 추구하는 가치관과 같은 말을 하세요. 말하고자 한다면 보여주세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주문하세요. 자녀교육이라는 말은 없습니다. 모두 내 영성을 만들어가는 훈련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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