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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골로새서묵상일기

골로새서묵상일기 54 - 오늘은 새로운 하루가 될 거예요.

골로새서 4:9   그리고 사랑받는 신실한 형제인 오네시모도 같이 보냅니다. 그는 여러분의 동향인입니다. 그들이 이곳 사정을 모두 여러분에게 알려 드릴 것입니다.


전북 김제에 가면 금산교회라는 곳이 있습니다. 1908년 미국 선교사 테이트에 의해 세워진 오래된 교회죠. 이 교회에는 특별한 2가지 역사가 있습니다. 하나는 현재까지 유일하게 ㄱ자 예배당이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인데요. 예배당을 ㄱ자로 지은 이유는 남녀가 유별하게 모이기 위해서였습니다. ㄱ자의 모서리 부분을 설교 단상으로 해서 한쪽은 남자, 한쪽은 여자가 앉아 서로 구별되게 한 건축인 셈이죠. 이처럼 한국 초대교회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담고 있죠. 그런데 그보다 더 특별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 교회는 테이트 선교사와 함께 당시 그 지역의 유지였던 조덕삼이라는 사람이 세웠는데요. 그에게는 머슴이던 이자익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그 집에서 마부였어요. 그런데 조덕삼이 예수를 믿을 때 그 집의 머슴들까지 다 예수를 믿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자익은 주인 조덕삼과 함께 세례를 받았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장로를 선출할 때 기구하게도 조덕삼과 이자익이 동시에 장로 추천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그만 투표에서 조덕삼은 떨어지고 이자익이 장로가 된 것이죠. 그 투표에 참여한 금산교회 교인들도 대단하죠? 더 대단한 것은 조덕삼이 그 투표 이후, 발언권을 얻어 이자익의 장로 선출을 기뻐하고 모든 교인과 함께 잘 섬기겠다는 다짐을 하며 교회 내 동요가 없게끔 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집에서는 주인과 머슴의 관계로, 또 교회에서는 장로와 집사의 관계로 뒤바뀐 신분을 가지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어요. 조덕삼은 이자익 장로를 평양신학교에 진학시키고 목사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자익 목사는 금산교회의 담임목사가 되었어요. 이후 이자익은 목사로, 조덕삼은 장로로 그 교회를 지켜나갔죠. 금산교회는 1919년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해 많은 교인이 옥고를 치렀고, 신사 참배 강요에는 저항하여 교회가 폐쇄되기도 했습니다. 참 대단한 교회죠? 그들에게는 사회적인 통념이나 전통적인 관습보다 새로운 믿음, 새로운 신앙, 모든 생명에는 차별이 없으며, 서로를 사랑하라는 계명이 더 가까웠던 그런 교회였어요. 이게 진짜가 아닐까 싶은 생각은 저만의 생각은 아니겠죠?

 

오늘 본문에는 오네시모가 등장합니다. 아시다시피 오네시모는 종이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그는 주인의 집에서 도망쳤던 모양입니다. 아마도 주인에게 경제적인 손실까지 입혔던 모양입니다. 종이 도망치는 행위 자체도 사형에 해당하는 중범죄인데 만약 돈까지 훔친 것이라면 더욱 중한 일이 되었겠죠. 그런데 오네시모는 바울로부터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울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했던 모양이에요. 유연인지 필연인지 오네시모의 옛 주인은 빌레몬이었습니다. 빌레몬 또한 바울에 의해 그리스도인이 된 사람이죠. 그리고 골로새에 있는 자신의 집을 교회로 사용하며 골로새 교회가 탄생하는데 일조했던 인물이죠. 지금 바울은 그 오네시모를 빌레몬에게 돌려보냅니다. 아마도 빌레몬서는 그때 오네시모의 손에 들려 갔을 거예요.

 

초대교회의 힘은 교회 건물이 세워지고 사람들이 모이며 어떤 역사(歷史 History)를 이루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말씀이 육신이 되고, 믿음이 현실이 되는 역사(役事 Work)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옛사람의 관습을 뒤로한 채, 새로운 생명과 성령의 길을 걷는 사랑이 그 힘이라고 믿어요. 용서와 사랑, 이해와 평화, 일치와 나눔이 그 중심이죠.

 

오늘도 우리는 내 속에 흐르는 관습과 습관, 늘 해오던  불만과 불평, 짜증과 분노를 뒤로하고, 어제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 오늘 아침 새로이 묵상한 말씀을 이제 주어지는 시간 속에서 현실화하고, 표현하는 자리에 이르러야 합니다. 오늘 이 아침 묵상의 시간은 단 2~30분에 끝나지만 그 여운은 하루 종일이 될 거예요. 그렇게 오늘은 새로운 하루가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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