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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갈라디아서묵상일기

갈라디아서묵상 48 - 레크레카 לֶךְ־לְךָ֛


갈5:16~17
내가 또 말합니다. 여러분은 성령께서 인도하여 주시는 대로 살아가십시오. 그러면 육체의 욕망을 채우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육체의 욕망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이 바라시는 것은 육체를 거스릅니다. 이 둘이 서로 적대관계에 있으므로, 여러분은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없게 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른 새벽부터 어디를 가는지, 치열한 차 소리가 귀를 때립니다. 언제나 아침마다 그렇게 들리는 소리인데, 오늘따라 그 차 소리가 맑게 들리네요. 마치 신이 나 깡총거리는 발걸음처럼 말이죠. 누군들 알겠습니까? 제각각의 사정과 일을 담은 발걸음이겠죠. 그럼에도 제 귀에 맑고 밝은 발걸음이 들린다면, 그것은 이 아침을 시작하는 제 마음이 그렇겠죠. 우리 모두의 이 아침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기분 좋은 발걸음이기를, 기대에 차고 희망 섞인 걸음이기를 빕니다.

창세기 12장에는 아브라함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구절이 위대한 것은, 아브라함의 여정과 함께 믿음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죠.그 서두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창 12:1,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여기서 주님이 말씀하신 첫 단어가, [레크레카]입니다. 우리의 말 어순과는 달리 히브리어는 동사가 먼저 나오죠. 레크레카의 뜻은 ‘가라’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약속의 땅으로 가라’는 뜻이죠.

우리가 이 단어를 번역할 때, 주로 중점을 두는 것은 ‘가라’라는 것이죠. 그런데 이 레크레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깊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크’라는 단어는 분명히 ‘가라’는 뜻입니다. 옛 삶을 떠나 새 출발을 하라는 뜻이죠. 그러나 ‘레카’는 조금 더 깊은 해석의 의미가 있습니다. ‘레카’는 히브리어 알파벳 ‘라메드’와 ‘카프’로 되어 있는데요. 라메드의 ‘르’는 영어로 ‘for’ ‘to’라는 의미가 있어요. ‘카프’는 ‘yourself’라는 뜻이고요. 이를 합하면, ‘Go to(for) yourself’가 됩니다. 그러니까 직역을 한다면, ‘너 자신에게 가라’ 혹은 ‘너 자신을 위하여 가라’는 뜻이 되죠.

우리가 하나님을 위하여 산다는 것, 믿음을 가지고 주님을 믿는다는 것을, 우리는 가끔 오해할 때가 있습니다. 마치 나 자신을 버리고 주님을 위해 산다고 말이죠. 충성이라는 단어가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죠. 나는 없고 누군가의 삶을 대신 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믿음의 사람 아브라함에게, 자신을 버리고 주님이 말씀하신 길을, 갈바를 알지 못하고도 묵묵히 걸어갔던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사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 자신을 위해 가라”

오늘 본문에서도 바울은 같은 말을 합니다. 성령께서 인도하여 주시는 대로 살라고 하죠. 여기서 ‘살라’라는 단어가 ‘걷는다’는 뜻입니다. 성령과 함께 걸으라는 뜻이죠. 이 말씀을 읽으면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말씀이 생각났어요. 과연 성령과 함께 걷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왜 성령께서는 우리와 함께 걸으시길 원하실까요? 왜 하나님은 우리가 믿음을 갖기 원하시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기 원하실까요? 이것이 그분의 유익이라면 우리의 믿음은 희생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유익이라면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사랑’이시라 고백하죠. 그분이 사랑의 하나님이신 이유는, 그분의 요구가 그분의 유익이 아닌, 바로 우리의 유익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순종은 우리를 위한 것이 되고,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유익이며, 우리가 주님과 걷는 것은, 바로 우리의 길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겠죠.

지금 우리가 걷는 신앙의 길은, 우리를 위해서 걷는 내 자신을 위한 길입니다. 우리가 가장 행복할 때는 생긴 대로 살 때에요. 이 말이 좀 거칠게 느껴지신다면 이 말은 어떨까요? 우리가 지음 바 받은 대로, 주님께서 디자인하신 대로 살아가는 삶, 그것이 가장 복 있고, 은혜로운 삶이 아닐까요?

그러니 ‘내 자신을 위하여’ 가세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 사세요. 내 자신에 진실하며 가장 나답게 사세요. 누구에게 보이려고, 누구에게 인정받으려고, 꾸미고, 만들고, 포장하며 사는 삶을 떠나 나 자신을 향한 항해를 하세요. 그것이 성령과 함께 하는 삶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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