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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갈라디아서묵상일기

갈라디아서묵상 53 - ‘아~ 사랑하려고 시작한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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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6:2~3
여러분은 서로 남의 짐을 져 주십시오. 그렇게 하면 여러분이 그리스도의 법을 성취하실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아무것도 아니면서 무엇이 된 것처럼 생각하면, 그는 자기를 속이는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복되고 풍성한 명절이 되시길 빕니다.

바울은 5장에서
성령의 열매에 대해 언급한 이후,
성령에 이끌린 삶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나갑니다.
이는 마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질문,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하고 있는 듯해요.

그 첫 번째가 ‘형제자매’라는 호칭에서 그려지죠.
타인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의 문제입니다.
그 부분에서 우리의 삶의 태도가 결정되죠.
그리고 이어서 오늘 본문에서는,
서로의 짐을 지라는 권면이 등장합니다.
이는 마치 거리에서 무거운 짐을 든
어르신을 도와 함께 짐을 드는 것을 연상시킵니다.

속담에 이런 말이 있죠.
‘기쁨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고 고통은 나누면 나눌수록 줄어든다’

이렇게 우리는 더불어 함께 사는 존재죠.
그것은 그리스도의 법과도 연결됩니다.
바로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입니다.

여기까지는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누구나 아는 내용이니까요.
저의 묵상, 주님이 제 가슴을 두드리시는, 
오늘 이 아침에 주신 말씀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3절의 말씀이에요.
3절 말씀은 뜬금없습니다.
'서로 짐을 지라'는 권면은 이해가 가는데
여기서 '뭔가 된 사람처럼 굴지 말라'는 말씀은 연관성이 떨어져 보여요.
그것이 제 질문이었고,
그 질문은 저의 묵상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갈라디아에 있는 교인들의 모습이 그랬던 것 같아요.
자신들이 율법을 행하면서부터 
마치 자신들은 무엇인가 된 양 굴었던 모양입니다.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행한다는 사실이
그들의 자랑거리가 된 것이죠.
이는 또한 자신들과 다른 이들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했던 것 같아요.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도 없다’고 했을까요?
아니면 ‘주일 성수 안 하면 저주받는다’고 했을까요?
아무튼 분명히 그들은 누군가를 겁박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말씀은 그 의미에서 나왔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바울은 
그런 행동이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보통 속인다는 것은 알고도 거짓말을 하는 것을 의미하죠.
그런데 바울은 
마치 무엇인가 된 것처럼 구는 것이 자기를 속이는 일이라고 합니다.
율법을 지키지 않으면 저주받는다는 겁박은,
잘못된 것이 맞아요.
그러나 그렇다고 그것이 자기를 속이는 것은 아닙니다.
율법에 매몰되어 타인에게 겁박하는 이들을 향한
바울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다른 데 있습니다.
여기서 2절과의 연관성이 있어요.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법,
그러니까 서로의 짐을 지며 사는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성,
서로 사랑하라는 그리스도의 명령,
그것이 없는 그리스도인의 어떤 행위도, 철학도,
심지어 신학도 아무 소용이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죠.

사랑하는 마음 없이 
무슨 대단한 영적인 생각과 철학을 가진 사람처럼 구는 것,
그것은 자기를 속이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마음 없이
열변을 토하고, 옳음을 이야기하며, 진리를 말한들
그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기초 없이 세워지는 성(城)은 없습니다.
한 걸음 없이 열 걸음도 없어요.
사랑 없이 어떤 고결하고 놀라운 설교 없고요.
사랑 없이 어떤 크고 좋은 교회도 없어요.
사랑 없이 대단한 논리나 영적 성취도 없고요.
사랑 없이 무엇을 이루는 신앙도 없습니다.

우리는 수없이 봐 왔죠.
마치 무슨 대단한 신앙을 품은 것처럼,
요란한 꽹과리 소리 같은 사람들,
무슨 진리의 수호자처럼, 
무슨 그리스도의 말씀의 대변자처럼 떠들지만
정작 그 안에 사랑은 없고,
그 안에 긍휼도 없는 빈 강정 같은 이들에게서
왜곡되고 뒤틀린 기독교를 경험했고,
지금도 경험하고 있죠.
그런데 저 또한 별반 그들과 다르지 않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어요.

사랑이 출발이에요.
사랑이 시작입니다.
그 위에 나의 신앙이 쌓이고,
그 위에 나의 연조가 세워집니다.
나의 모든 행위의 기초는 사랑이어야 하고,
나의 모든 말의 기초 또한 사랑이어야 해요.
그러겠다고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그렇게 다짐한 우리들을 그분이 도우십니다.

오늘도 삐뚤어진 나의 신앙을 다시 세웁니다.
‘아~ 사랑하려고 시작한 것이지?’
‘사랑해서 시작한 일이었어!’
어느덧 길을 잃은 나를 다시 세우는 아침이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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