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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갈라디아서묵상일기

갈라디아서묵상 43 - 약속은 기다림을 먹고 자라고, 욕심은 서두름을 먹고 자랍니다.


갈4:21~27
율법 아래에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이여, 나에게 말해 보십시오. 여러분은 율법이 말하는 것을 듣지 못합니까? 아브라함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여종에게서 태어나고 한 사람은 종이 아닌 본처에게서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종에게서 난 아들은 육신을 따라 태어나고, 본처에게서 난 아들은 약속을 따라 태어났습니다. 이것은 비유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 두 여자는 두 가지 언약을 가리킵니다. 한 사람은 시내 산에서 나서 종이 될 사람을 낳은 하갈입니다. '하갈'이라 하는 것은 아라비아에 있는 시내 산을 뜻하는데, 지금의 예루살렘에 해당합니다. 지금의 예루살렘은 그 주민과 함께 종노릇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예루살렘은 종이 아닌 여자이며, 우리의 어머니입니다. 성경에 기록하기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여, 즐거워하여라. 해산의 고통을 모르는 여자여, 소리를 높여서 외쳐라. 홀로 사는 여자의 자녀가 남편을 둔 여자의 자녀보다 더 많을 것이다" 하였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시간이 참 빨리 가죠?
2020년이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여름이 지나고 가을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렇게 곧 또, 새해를 맞이하겠죠?
먼발치서 보면
시간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정확하게 흐릅니다.
그런데 좁은 내 시선은,
때론 시간이 더디 가고, 
때론 시간이 순식간이죠.
그때마다 아쉬움과 불평들이 늡니다.
마치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제 혼자 울그락 푸르락하는 모습이
어리석기까지 하죠
오늘도 시간은 어김없이 옵니다.
의인에게도 죄인에게도
공평하고 정확하게 주어지죠.
다만 그 시간을 사용하는 내가 다를 뿐입니다.
나로 인해 시간이 좌우되죠.
오늘 우리의 시간은
아름답고 즐겁고 기쁘기를 바랍니다.
이는 시간이 아닌 나로 인해 만들어지는 축복이죠.
그것이 그리스도인의 능력이기도 하고요.
그 능력의 하루를 사는 여러분이길 빕니다.


바울은 아브라함의 두 아들 이야기로
율법과 은혜를 설명합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아브라함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
이스마엘과 이삭이죠.
두 아들은 이복형제입니다.
이스마엘은 여종 하갈에게서,
이삭은 본처 사라에게서 낳은 아들입니다.

기구하게도 사라는 늙도록 자식이 없었습니다.
이미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다의 모래같이
후손에 대한 약속을 하셨지만
그 약속은 미뤄지고 있었어요.
조급해진 아브라함과 사라는,
자신들 나름의 지혜를 발휘합니다.
여종 하갈을 통해 자식을 얻는 방식이었죠.
그렇게 태어난 아들이 이스마엘입니다.

이 부분을 한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문구가 있습니다.
오래전, 제가 모셨던 목사님의 설교 제목입니다.

“서두르면 이스마엘, 기다리면 이삭”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겠죠?
바울은 이렇게 율법과 은혜를 비유했습니다.

어릴 적에 소풍날 저녁,
잠을 설친 기억이 있으신가요?
여행을 간다든지, 혹은 누군가를 만난다든지,
그 전날 밤의 설렘을 경험해 보셨을 거예요.
때론 그 기다림에 설레어 시간을 재촉해 보지만
예전처럼 빨리 가지 않는 시간에 당혹해 본 적 있으시죠?
반대의 경우도 있죠.
시험시간을 앞둔 저녁,
숙제가 밀린 개학 전날?
너무나도 빨리 흐르는 시간 때문에
주체할 수 없는 불안감을 경험한 적도 있으실 거예요.
이 불안이 몰려오면 정신이 없죠.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시간은 흐르고,
‘해야 하는데.. 해야 하는데..’만 외치다가 해가 떠 버리죠.
집중할 수 없을 만큼 멘탈이 흔들려요.

그 불안의 중심에는 조급함이 자리합니다.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두려움이 일고,
빨리 하고픈 마음에 서두르게 되죠.
저는 소풍 전날, 잠을 설치다 늦게 일어나 허둥댄 적도 있어요.
그런 설레발과 들썩이는 조급증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서두르지 마세요.
내가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은 가고요.
내가 서두르지 않아도 시간은 옵니다.
우리는 그 시간을 살아내는 것뿐이에요.
진정한 기다림은,
하나님의 시간을 성실하게 사는 겁니다.
서두르지도, 그렇다고 버려두지도 않은,
오늘을 살아내는 것,
오늘을 즐기고, 
오늘을 기뻐하며,
오늘을 감사하는 것이 
기다림입니다.

문제는 서둘러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애써서 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기다리고,
그 시간을 즐길 때 하나님의 역사가 있다는 거예요.
마치 모세가 광야의 시간을 묵묵히 즐겼듯,
마치 다니엘이 식민지배의 시간을 누렸듯,
그렇게 기다림 속에서 은혜가 태어난다는 사실이죠.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의 시간은 기다림을 먹고 자랍니다.
하나님의 은혜도 기다림 속에서 드러나고요.
하나님의 계획도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펼쳐져요.
서두른다고 되는 일은 없습니다.
조급해서 일어나는 역사는 없어요.
다만 조급함을 먹고 자라는 것은 욕심뿐입니다.
서두르는 이유는, 불안해서고, 두려워서일 뿐이에요.

조급한 마음이 들 때, 그때 큰 숨을 쉬세요.
홈쇼핑 광고를 보면,
당장 사야 할 것 같을 때 있죠?
지금 사지 않으면 없어질 것 같고,
심지어 당장 하지 않으면 망할 것 같은 마음이 들어요.
그런데 그 순간을 넘어보면
너무도 허망하게 아무 일도 없습니다.

서두르지 마세요.
조급함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마세요.
서두르지 않아도 될 일은 되고,
안 될 일은 안 됩니다.
주님의 은혜는 주님의 시간에 이루어져요.
그러니 그 시간을 믿고 기다리며 준비하세요.
기다리는 자에게 주님의 약속이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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