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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갈라디아서묵상일기

갈라디아서묵상 39 - 이제 나는 그분의 자녀입니다.


갈4:6~7
그런데 여러분은 자녀이므로, 하나님께서 그 아들의 영을 우리의 마음에 보내 주셔서 우리가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 각 사람은 이제 종이 아니라 자녀입니다. 자녀이면, 하나님께서 세워 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고단한 어제를 뒤로 하고
새로운 힘을 주실 오늘을 엽니다.
여전히 우리의 머리에 맴도는,
‘오늘도 피곤하겠지?’
‘오늘도 어제와 다르지 않을 거야’
이런 속삭임으로 이 아침을 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처럼,
새로운 하루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아침이길 빕니다.

영국의 개신교 신학자인 존 웨슬리는 
대단히 부지런한 사람이었습니다.
열정도 많았고, 늘 규칙적으로 기도하며
성경을 탐독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는 대학시절,
신성 클럽(Holy Club)이라는 동아리를 만들어서
모임을 주도했는데요.
그 동아리는 교회와 비슷한 조직이었어요.
모여서 성경연구와 경건 훈련,
기도와 묵상과 성찬을 나누는 그런 모임이었습니다.
이 모임을 얼마나 열정적이고 규칙적으로 했는지
주위 사람들이 그들을 규칙 주의자(Methodist)라고 불렀데요.
훗날 이 별칭이 감리교의 이름이 되었죠.

웨슬리 하면 보통 올더스게이트의 회심 사건을 떠올립니다.
그가 어떤 모임에서 로마서를 읽는 가운데
가슴이 뜨거워지며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경험이
올더스게이트에서 벌어졌다고 해서 그렇게 부르는데요.
이 회심은 마치 그리스도인으로의 변화에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모델로 사용되기도 하죠.
그런데 사실 웨슬리가 회심 이전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어요.
이미 신성 클럽을 이끌고 있었고,
어찌 보면 다른 이들보다 열정은 더 많았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과 전도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은 너무도 투철해서
그 자신이 직접 선교사로 헌신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가 회심을 했습니다.
예수를 모르던 사람도 아니고,
성경을 모르거나 복음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아니었는데,
그런데 회심을 했어요.
그 회심은 어떤 회심이었을까요?

이 회심이 어떤 회심이었는지를 알 수 있는 일화가 있습니다.
웨슬리는 선교사로 헌신하여 미국으로 떠나는 배 안에서
스팡겐버그라는 목사를 만나 친구가 되죠.
그는 모라비안 교파 목사였어요.
모라비안 교파는 가장 오래된 개신교파 중 하나죠.
그가 스팡겐버그와 친구가 된 계기는
함께 탄 배가 풍랑을 만나면서였습니다.
풍랑이 얼마나 강했던지 배는 순식간에 좌초될 위기에 빠졌습니다.
승객 모두는 겁을 먹고 떨게 되었죠.
웨슬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스팡겐버그와 함께 온 모라비안 교인들은
너무나 평온했어요.
이에 웨슬리는 큰 감동을 받습니다.
풍랑의 위기가 거친 후 그는 
스팡겐버그에게 선교사역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고 해요.
그런데 스팡겐버그는 웨슬리에게 이렇게 되물었답니다.


“당신은 하나님을 누구로 생각합니까?”


웨슬리의 대답은 이랬데요.


“그는 우리를 만드신 창조주입니다.”


이에 대해 스팡겐버그는 재차 이렇게 물었다죠.


“당신은 당신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믿습니까?”


이 말에 웨슬리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후에 그가 이 장면을 쓴 일기장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어요.

“나는 그때 종의 신분으로 살았었다. 
그러나 이제 아들의 삶을 산다. 
나는 이제까지 하나님을 위하여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 종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이제 나는 주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 
구원은 오직 예수를 신뢰하는 것뿐이다.”

가끔 신앙생활을 하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고 반문하게 될 때가 있어요.
‘내가 하나님을 누구로 생각하는 걸까?’ 반문해 보면
내가 그분을 아버지로 여기는지,
아니면 직장의 상사? 혹은 무언가 숙제를 준 지배자처럼 여기는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마치 우리는 그분을 위해 무엇인가를 부지런히 해야 하는
어쩌면 종처럼 일하는 것이 신앙인 줄 알며,
그것이 믿음인 줄 여기고 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쯤 해서 우리도 한번 되물어보면 어떨까요?

“여러분은 하나님을 누구라 생각합니까?”

다른 이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건,
그들이 무엇이 맞는지, 무슨 의미인지,
어떤 논쟁들을 벌이건,
저는 이렇게 고백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아버지시고, 나는 그의 아들입니다.’라고.
‘무언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종의 신분이 아니라,
오로지 그분이 나를 자녀 삼아 주신,
이제는 나의 아버지임을 믿는 믿음’이 
내가 아들로서 가질 가장 큰 사명임을 고백하겠습니다.

진짜 회심은 내가 하나님에게 종이 아니라
아들임을 아는 것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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