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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갈라디아서묵상일기

갈라디아서묵상 06 - 사랑 이외에 다른 복음은 없습니다.(갈1:6~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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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번역성경
여러분을 [그리스도의] 은혜 안으로 불러 주신 분에게서, 여러분이 그렇게도 빨리 떠나 다른 복음으로 넘어가는 데는,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다른 복음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창가로 스며드는 빛이 
마치 어두웠던 제 마음의 문을 삐그덕 열며 인사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 아침에,
저도 여러분 마음의 문을 조심스레 엽니다.
비록 어두웠을지라도,
비록 산란했을지라도,
한줄기 빛이 우리 마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 아침이길 빕니다.
그렇게 마음을 열고 오늘을 시작하시길 기도합니다.


급 인사말을 마친 바울은
본격적으로 자신이 편지를 쓰는 이유를 풀어갑니다.
이미 편지의 시작부터 불거진 급한 마음은
왜 그가 그리도 격앙되었던 것인지를 오늘 보여주죠.
그것은,
갈라디아의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복음으로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에 바울은 상당히 놀랐던 것 같아요.
먼저 그가 놀란 것은 시간입니다.
갈라디아의 그리스도인들이 너무도 빠른 시간 내에 변질(?)되는 것을 목격한 것이죠.

갈라디아서의 저작 시기는 논란거리지만,
대체적으로 바울의 1차 전도여행 직후였다는 것이
오늘날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죠.
갈라디아의 교회들은 
바울이 1차 전도여행 당시 세운 교회들이죠.
물론 엄밀히 말하면 교회를 세웠다기보다 
복음을 전했고,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공동체를 세웠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여행은 아마도 2년 남짓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바울이 머물던 수리아 안디옥에서 
배를 타고 키프로스를 거쳐 터키 남부 버가에 도착하죠.
그리고 비시디아 안디옥과 루스드라, 더베를 거쳐 돌아오는 과정이었습니다.
다른 여행에 비해 짧은 일정이었지만
그의 첫 여행에서는 큰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아마도 바울은 돌아오는 길에
자신이 뿌린 복음의 열매들에 대한 소식을 접했던 것 같아요.
그들이 복음을 뿌리로 공동체를 이루고
초대교회를 이루는 소식을 접했을 것입니다.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자신이 뿌린 복음의 씨앗이 이토록 빠르게 열매를 맺을 줄은 알지 못했을 테니까요.

그런데 그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바울은 또 다른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정반대의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막 그리스도인이 된 이들이 변질되어버렸다는 소식이죠.
그것도, 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기도 전에,
복음의 열매에 대한 소식을 듣고, 
그들의 공동체가 세워졌다는 소식을 들은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런 소식을 전해 들었을 테니 얼마나 황당하고 황망했을까요?
그래서 그는 수리아 안디옥으로 돌아오자마자
여장도 풀지 않고 갈라디아서를 써 내려 갔는지도 모릅니다.
놀라고, 다급하고, 황망한 마음으로 말이죠.

그가 놀란 것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변질되는 모습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변질되는 모습이 다름 아닌,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곧 유대인이 된다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래서 유대인의 버릇과 행동을 따라 하고,
그들의 법칙을 따라야 하느니 마느니 싸우며 날을 샌다는 소식에 놀랐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쉽게 변할까 싶으신가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변할까 싶으세요?
그런데 우리도 늘 이런 모습입니다.
언제나 첫 마음은 사라지고, 원치 않던 모습들이 생기죠.
정결한 마음과 결단은 3일을 넘기지 못하고,
변명과 합리화는 뭐가 그리도 많은지,
숱한 거짓 논리들을 내세우며 어느덧 본질은 사라져 버리고,
비본질이 주인이 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첫 마음이 값없을수록 이런 패턴은 더 심하고,
첫사랑이 대가 없는 은혜일수록 적반하장은 춤을 추죠.
너그러우면 너그러울수록 못된 설침은 거침이 없고,
호의와 배려가 깊으면 깊을수록 자기 마음대로 흔드는 버릇은 날로 새롭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중심을 잃어가죠.

사랑 이외에 다른 복음은 없습니다.
어떤 선한 행동도,
어떤 거룩한 의식도 복음이 될 수 없습니다.
오직, 
우리를 사랑하셔서 아들을 보내시기까지
우리를 아끼시는 사랑,
그토록 어긋나고 버릇없고 길들여지지 않는 자식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지키시는 그 사랑,
그것 이외 다른 복음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회의도,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도,
아무리 좋은 구상도,
사랑보다 앞서지 않습니다.

어떤 불법이나 윤리 도덕적 관습도,
어떤 규율이나 율법도,
심지어 저주받을만한 죄악조차도,
사랑보다 앞서지 못합니다.
사랑 이외에 다른 복음은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다른 것은 다 버려도 괜찮습니다.
다른 것은 다 없어도 괜찮아요.
그러나 사랑만은 지키세요.
그가 나를 사랑하셔서 구원하셨으니,
우리는 그 사랑만 지키면 됩니다.
그 사랑이 바로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여러분의 사랑이 빛나길 기도합니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사랑이 해결책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하루이길 빕니다.

주님의 사랑이 함께 하시길 빕니다.
주님의 사랑이 여러분을 지키시길 빕니다.
주님의 사랑이 오늘도 여러분을 붙드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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