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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마가복음서묵상

마가복음묵상63] 똑같은 잘못을 하고도 더 크게 조롱해야 나의 잘못이 묻힌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삽니다. 그렇다고 나의 잘못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막15:23-32)

마가복음묵상63] 똑같은 잘못을 하고도 더 크게 조롱해야 나의 잘못이 묻힌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삽니다. 그렇다고 나의 잘못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막15:23-32)

 

 

십자가는 본래 조롱거리의 대상입니다.

십자가의 형벌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치뤄집니다.

십자가는 당시에 휑휑하던 잔인한 형벌 중 하나이기도 했지만 구경꾼들에게는 대단히 흥미로운 볼거리기도 했습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발악을 합니다.

어떤 이는 감정의 고저를 넘나들며 저주와 애걸의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는 반 실성상태가 되어 자신이 아는 묻어두었던 난잡하고 추잡했던 비밀들을 폭로하기도 했답니다.

구경꾼들은 그것을 보며 웃기도 하고, 무슨 말이 나올까 기대하고도 하면서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조롱하며 바라보는 극도의 매정함과 잔인함을 보였습니다.

 

가끔 운전을 하며 고속도로를 가다보면 과속 혹은 신호위반으로 잡히는 운전자들을 보게 되죠.

한번은 앞차를 따라 신호위반을 하게 되었는데 앞 운전자가 그만 교통단속이 되었습니다.

아차한 순간이었지만 교통경찰은 그 앞차를 단속하느라 저를 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그 앞차 때문에 단속을 피할 수 있었던 거죠.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습니다.

순간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뭔지모를 찝찝함과 개운치 못한 입맛이 감돌았습니다.

그런데 제 입에서는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재수없게 왜 잡히냐?" "요령있게 해야지..." 잡힌 운전자를 조롱하고 있었던 겁니다.

 

십자가를 향한 나의 조롱은 사실, 십자가로 인한 창피함과 미안함의 다른 표현입니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내 잘못을 감추려고 더 화내고 큰소리치고, 조롱까지 합니다.

똑같은 잘못을 하고도 더 크게 조롱해야 나의 잘못이 묻힌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삽니다.

그렇다고 나의 잘못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내 안의 문제가 해결되거나 구원이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문제 앞에서 정직해야 합니다.

십자가 앞에서 정직해야 합니다.

조롱과 변명으로 나의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됩니다.

아프더라도, 고통스럽더라도 십자가의 값을 치러야 합니다.

더디고 억울하더라도 십자가의 값을 치러야 합니다.

 

우리의 습성은 쉽게 치료되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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