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6. 27. 06:50ㆍ묵상하는말씀/요한일서묵상일기
요한일서 3:16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자매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는 이슬비가 내리더라고요. 어릴 적에는 비 내리는 것이 왜 그리 싫었을까요? 그런데 요즘은 비가 참 좋습니다. 비 내리는 걸 보면 마치 목마른 내 영혼에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물론 비 때문에 삶의 자리에서 고생하고 애 먹는 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그저 자연의 이치는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을 뿐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래요. 오늘은 또 어떤 날이 될까요? 나의 예상과는 다르더라고 우리와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 이루어지는 일임을 믿는다면 모든 것을 감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오늘도 그렇게 기쁘고 감사한 하루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사도 요한이 일부러 그러지는 않았겠죠? 요한복음 3:16,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유명한 말씀이죠.
요한복음 3:16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사람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이 말씀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은혜롭고 감사한 구절이죠. 주옥같은 사도 요한의 말씀 중에서도 대표적인 구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그에 못지않은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표현한 구절이 있는데요. 그것이 오늘 본문입니다. 공교롭게도 이 말씀도 3:16이네요.
요한일서 3:16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셨습니다. 이것으로 우리가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형제자매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는 것이 마땅합니다.
이 본문을 원문에 조금 더 가깝게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이제 우리는 알았습니다. 사랑이 무엇인지를 말이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려놓으신 그것이 사랑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마땅히 그런 사랑을 해야 합니다."
놀라운 말씀이죠. 우리를 위해 죽기까지 하신 주님의 사랑을 담은 말씀이어서 놀랍고, 또 우리가 그렇게 사랑하고자 해도 주님을 따라갈 수 없어서 놀라운 말씀입니다. 저는 이 말씀을 액면 그대로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주님처럼 누군가를 위해 나의 목숨을 내놓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럴 용기도 열정도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믿음이 없고 사랑이 없다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이 말씀이 우리에게 너의 목숨을 내놓으라는 말씀으로 해석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랑보다 목숨 버리는 것이 우선되는 말씀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우리는 목숨처럼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나의 너그럽지 못한 마음이죠. 누군가에게 양보하는 것도, 누군가를 높이는 일도 못 합니다. 심지어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것조차 우리는 못 하죠. 나와 다른 의견을 말하는 사람을 참지 못하죠. 내 주장을 하고 싶어서 견디지 못해요. 성향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 의견이 다르고, 견해가 다른 이들과 조금도 함께하지 못하죠. 우리에게는 관용도 없고 포용도 없고 이해도 없습니다. 모든 전쟁은 단순합니다. 그 작은 이념적 차이, 사상의 문제로 서로 죽고 죽이기를 반복하죠. 부부조차도 말 하나에 '네가 맞니 내가 맞니'로 허다한 싸움을 싸우고 그것이 골이 되어서 깊은 반목을 거듭합니다.
나를 조금 내려놓으면 안 될까요? 나와 다른 생각을 조금 들어주면 안 됩니까? 나와 다른 사람을 허용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은 일일까요? 특별히 기독교는 사랑이 허다한 죄를 덮는다는 그 능력을 왜 믿지 못할까요? 사랑을 위해 목숨을 버릴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남의 이야기에 귀를 열어주면 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면 됩니다. 나와 다른 취향을 조금만 존중해 주면 됩니다. 그 죽기보다 싫은 그 일을 해내는 것이 사랑이니까요.
저는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조금만 허용하면 다 죄로 물든다는 말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지는 것 같으나 이기고, 사랑은 물드는 것 같으나 물들이는 신비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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