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묵상일기80 - 찢어야 할 것은 나의 마음이지 하나님의 마음이 아닙니다.

2021. 1. 23. 07:03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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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상 15:27-29  사무엘이 거기서 떠나려고 돌아설 때에, 사울이 그의 겉옷자락을 붙잡으니, 옷자락이 찢어졌다. 사무엘이 그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오늘 이스라엘 나라를 이 옷자락처럼 찢어서 임금님에게서 빼앗아, 임금님보다 더 나은 다른 사람에게 주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영광이신 하나님은 거짓말도 안 하시거니와, 뜻을 바꾸지도 않으십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뜻을 바꾸지 않으십니다."


유대인에게 있어서 옷을 찢는 행동은 깊은 절망이나 후회의 표현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행동양식입니다. 동생 요셉을 구하려던 르우벤은 자신의 뜻이 이루어지지 않자 자신의 옷을 찢으며 후회를 했지요. 요시야 왕이 말씀 앞에서 죄를 고백하며 자신의 옷을 찢은 것도 같은 맥락의 행동입니다.

자신의 죄를 고하는 사무엘 앞에 선 사울이, 나단 앞에 선 다윗과 사뭇 비견되네요. 다윗은 비록 옷을 찢은 건 아니나 자신의 옷을 벗고 금식하였죠. 그에 비하면 사울은 자신의 옷이 아닌 사무엘의 옷을 찢습니다. 물론 일부러 찢은 것은 아니지만 이 장면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죄 앞에서 여러 형태의 행동을 보입니다. '자복하거나', '숨기거나'가 보통의 양식이죠. 그러나 또 하나의 양식이 있습니다. 바로 남에게 덮어 씌우는 행위죠. 이것이 중한 이유는, 두 사람, 혹은 두 번의 살인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회개, 자복하면 자신의 영이 삽니다. 반면 숨기면 자신의 영이 죽습니다. 그러나 덮어 씌우면 자신의 영도 죽고, 타인도 죽이는 행동이 되기 때문이죠.

목회하면서 가장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그것은 아마도, 사랑하고 기도하며 아꼈던 사람으로부터 오히려 너 때문이라는 원망을 들을 때일 겁니다. 이 원망은 태초서부터 들어오신 하나님의 숙명이신지라, 하나님의 자녀가 된 제가 불평할 일은 결코 아니나 가슴이 아픈 건 어쩔 수 없는 듯하네요.

 

찢어야 할 것은 나의 옷이지 사무엘의 옷이 아닙니다. 찢어야 할 것은 나의 마음이지 하나님의 마음이 아닙니다. 죄나 행실에서 사울과 다윗은 오십 보 백보입니다. 다른 점은 바로 이것이죠.

 

"무엇을 찢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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