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21. 06:58ㆍ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삼상 15:22 사무엘이 나무랐다. "주님께서 어느 것을 더 좋아하시겠습니까?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겠습니까? 아니면, 번제나 화목제를 드리는 것이겠습니까? 잘 들으십시오.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말씀을 따르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낫습니다.
목회자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목사들이 잘하는 말 가운데 '기도해 볼게'라는 말이 있죠. 말 그대로 기도하겠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생각해 보고 고민하겠다는 의미로도 들리죠. 그런데 목회자들에게는 이 말에 다른 뜻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은 거절의 표현이라는 겁니다. 바로 거절하지 못하니까 돌려서 거절하는 표현으로 쓴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기도한다고 하고서는 잊어버린다는 뜻이 됩니다. 글쎄, 그냥 우스갯소리겠죠? 그런데 이 말의 씁쓸함이 가시기도 전에 사실 우리들 가운데 흐르는 비슷한 현상들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말만 있고 행동이 없는 우리의 모습이죠. 모든 것이 그렇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속에는 마음도 행동도 함께 동원되어야 하죠. 그리고 시간도 주어집니다. '믿는다'는 말속에는 심지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보증합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조차도 거기에는 몸과 마음, 시간과 열정이 다 들어가죠. 어느 것 하나라도 빠지면 그것이 거짓이 되고 건성이 되는 겁니다.
성경에는 [경배]라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히브리어에는 이 뜻을 나타내는 단어가 아주 많습니다. 상황과 감정에 따라 표현되는 것이 아주 다양한 단어로 나뉘어 있죠. 어원적인 의미의 아바드(Abad)에서부터 찬양을 뜻하는 단어에 이르기까지 참 많습니다. 이 단어를 우리 말로는 예배, 혹은 경배라는 말로 해석합니다. 어느 때는 찬양과 순종이라는 말로도 번역되죠.
[경배]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한 말입니다. 공경할 경(敬), 절 배(拜), 높이고, 낮추는 행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말이죠. 하나님을 경배하는 데는 이 두 가지 행동이 함께해야 합니다. 만약 나를 낮춤이 없이 하나님을 높이는 태도라면 그것은 기만이 되고, 만약 하나님을 높임 없이 나를 낮추는 태도라면 그것은 비굴이 되죠. 경배는 어느 것 하나에 치중됨 없이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의 예배가 어긋나는 이유의 대부분은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순종에도 두 가지 행동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말씀을 듣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의 기득권을 버리는 것입니다. 만약 나의 기득권을 가진 채 말씀을 듣는다면, 말씀을 자신이 요리하려고 할 것이고, 만약 기득권을 내려놓았다고 하면서도 말씀을 듣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주인 없는 방에 귀신을 초청하는 꼴이 되고 말 테죠.
자신의 권리를 내려놓지 않은 순종은 없습니다.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 순종할 수도 없어요. 순종하려면 먼저 권위 앞에 나의 기득권을 포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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