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 19. 06:56ㆍ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삼상 14:52 사울은 일생 동안 블레셋 사람과 치열하게 싸웠다. 그래서 사울은, 용감한 사람이나 힘센 사람은, 눈에 보이는 대로 자기에게로 불러들였다.
좋은 아침입니다.
지금쯤 미국에서는 노아의 수술이 한창일 듯하네요. 수술이 시작된 지 4시간쯤 지났습니다. 수술이 본래 고통과 아픔, 안타까움과 걱정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위험한 것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새로운 신세계를 만나는 치유의 순간이기도 하죠. 오늘 하루도 그렇습니다. 또 시작된 하루, 또 버텨내야 하고, 살아내야 하는 일상의 하루이지만, 또한 새로운 시간, 새로운 만남, 그리고 새로이 자라는 하루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선택이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죠. 노아와 그 가족의 오늘이 정말 좋은 아침 이기길 바랍니다. 또한 우리들의 이 아침도 새롭고 산길의 아침이길 소망해요.
오래전 읽었던 어느 목사님의 책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사님 중의 한 분인 한경직 목사님이 만약, 길을 가다 느닷없이 누군가에게 뺨을 맞는다면 그분은 어떻게 반응하실까요?"
이 질문에 여러분의 대답은 어떠실까요? 저는 멈칫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이야 잘 알려진 분이시니 예상은 되지만 그렇다고 그분의 감정적 선택까지 보증하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또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서 대답은 더 미루어졌어요. 순간적인 감정을 어찌 예측할 수 있겠습니까? 아니, 저는 이미 대답이 정해져 있을 것 같아요.
어제 하루도 제 모자란 인격에, 순간적 감정에 주체 못 하는 저 자신에 대한 실망감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감정은 어떤 기분보다 앞서있죠. 영성이 깊은 목사님은 다를까요? 내심 부족하다 못해 형편없는 영성을 가진 저로서는 부러움과 조금은 시기심이 올라오는 마음으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뻔할 것 같은 대답일 줄 알았던 이어지는 글은 그게 아니었어요. 책의 작가인 목사님의 대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뺨을 맞는 그 순간, 성경이 떠오르면 왼편 뺨을 돌려대는 것이고, 그 순간, 감정이 떠오르면 주먹을 날리는 겁니다."
인격의 차이라는 것이 다른 게 아닙니다. 문제가 닥쳤을 때 법이 먼저 생각나느냐 주먹이 먼저 생각나느냐의 차이입니다. 본래 좋은 인격은 없습니다. 결국 영성의 차이도 같지 않을까요? 어려움이 닥칠 때, 문제가 일어났을 때, 가까운 사람, 갖은 방법, 만들어진 분위기를 동원하느냐? 그래도 하나님을 의지하느냐의 차이죠. 그래서 영성은 고난 가운데서 드러나고 어려움 가운데서 빛을 발합니다. 바꾸어 생각하면 고난은 나의 영성이 빛날 기회인 셈이죠. 아무리 훌륭한 일을 이루어도, 놀라운 업적이 싸여도, 그 중심의 영성은 드러납니다.
오늘 본문에는 사울 왕이 치르는 전쟁마다 승리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그는 용맹한 전사가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이스라엘에는 용감한 장수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특별히 사사시대의 사사들은 평범한 일상의 서민에서 선택받은 뛰어난 용사로 탈바꿈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죠. 그 이유의 기초는 바로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분이 세우셨기 때문이고, 그분이 계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전쟁이 자신에게 속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고난과 승리의 주인이 되어 주셨어요. 그런데 오늘 본문의 마지막은 거대한 착각 속에 빠진 사울을 보여줍니다. 용감한 사람이나 힘센 사람은, 눈에 보이는 대로 자기에게로 불러들였데요. 이는 승리가 용감에서, 힘셈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사울의 의식을 보여주죠.
하나님에게는 승리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기고 지는 것은 같은 수준의 존재들이 하는 경쟁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창조주시죠. 그분에게 경쟁은 없습니다. 그분에게는 승리가 목적이 아닙니다. 오직 자신이 목적이시죠. 그래서 그분은 고난조차도 승리처럼 사용하시고, 승리도 고난처럼 사용하십니다. 우리의 승리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에게서 라면, 우리가 승리해도 하나님의 축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반대로 우리의 고난을 사람의 탓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로 여긴다면, 우리는 고난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기쁨을 얻을 거예요.
사람들은 승리에서 위대함을 찾지만 하나님은 결과와 상관없이 선택의 영성에서 감동을 찾으십니다. 당장 져도, 조금 손해를 보아도, 어려움이 몰려올 것이 뻔해도, 하나님이 보고 싶어 하시는 것은 나의 승리가 아니라 나의 영성입니다. 어제의 초라함이 더욱 드러나는 아침입니다. 감정에서 승리한들 영성에서 패배하면 이제 즐겁지 않은 것이 그리스도인인 우리들 모습이에요. 감정보다 영성을 지키는 우리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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