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서묵상일기59 - 지도력은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입니다.

2020. 12. 28. 07:08묵상하는말씀/사무엘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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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상 12:1~3  사무엘이 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말하였다. "나는 당신들이 나에게 요청한 것을 다 들어주어서, 백성을 다스릴 왕을 세웠습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왕이 백성들을 인도할 것입니다. 나는 이제 늙어서 머리가 희게 세었고, 나의 아들들이 이렇게 당신들과 함께 있습니다. 나는 젊어서부터 오늘까지 당신들을 지도하여 왔습니다. 내가 여기 있으니, 주님 앞에서, 그리고 주님께서 기름 부어 세우신 왕 앞에서, 나를 고발할 일이 있으면 하십시오. 내가 누구의 소를 빼앗은 일이 있습니까? 내가 누구의 나귀를 빼앗은 일이 있습니까? 내가 누구를 속인 일이 있습니까? 누구를 억압한 일이 있습니까? 내가 누구한테서 뇌물을 받고 눈감아 준 일이 있습니까? 그런 일이 있다면, 나를 고발하십시오. 내가 당신들에게 갚겠습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느덧 2020년의 마지막 주에 섰습니다. 마지막의 자리는 늘 새로움의 자리이기도 하죠. 뭐든지 그래요. 정리를 잘해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죠.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남아 있으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2020년을 감사로 정리하고 2021년을 설렘으로 기대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빕니다.

사울이 비로소 왕이 됩니다. 이미 기름부음을 받았고 선포되었지만 전쟁을 치르고서야, 정확히는 사울의 리더십이 발휘되고서야 진정한 왕이 되는 것이죠. 자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질 수 있지만 그 자리에 걸맞은 인정을 받는 것은 그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울에 대해 다시 보았을 겁니다. 그들이 또 다른 대관식을 행하는 것으로 보아 그래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달라진 사람은 어쩌면 사울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을 테니까요. 기름부음을 받았으나 너무도 당연하게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던 모습에서 그는 오늘을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부으신 영으로 행한 자신을 보며 가장 놀란 사람은 어쩌면 사울이었을 거예요.

이 와중에 사무엘이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선포하죠. 한마디로 말하면, 이제 이스라엘의 지도자는 사울이라고 선포하는 것입니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는 정해진 순서였고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사무엘은 이 시점에서 조금 이상한 말을 합니다. 핀트가 맞지 않는다고 할까요? 뜬금없이 자신이 얼마나 청렴결백했는지에 대해 설명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잘못이 있다면 고발하라고까지 하죠. 지금 사울을 왕으로 세우는 과정에서 이런 말은 좀 결이 맞지 않아 보입니다. 이제 지도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사무엘이 자신을 밀어내고 새로운 왕을 달라고 졸랐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뿔이 났던 것일까요? 마치 자신에게 흠결이 있다고 여길까 봐 결백을 주장하는 것일까요? 그 속내를 알기는 힘듭니다. 늘 좋게 해석해서 그렇지 어디 지도자의 자리에서 내려오는 일이 쉬웠겠습니까? 예나 지금이나 권력을 내려놓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죠. 평생을 이어온 직장을 떠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인데, 나라를 다스렸던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이 어디 쉽겠습니까? 게다가 마치 백성들의 저항과 요구로 인한 교체이니 아쉬움을 더했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사무엘 자신의 심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사무엘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를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그는 자신에 대한 억울? 혹은 변명과 함께 새롭게 세워지는 사울에게 지도자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군가의 소나 나귀를 빼앗는 일, 누군가를 속이고 억압하고 뇌물을 받고 좋지 않은 판결을 하는 일 등,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 될 일들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이후 세워지는 왕들에 대한 생각들이 스칩니다. 자신의 정원을 위해 포도원을 빼앗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는 일, 여인을 취하기 위해 그 남편을 속이고, 끼리끼리 치부를 하는 등의 권력형 비리들이 수없이 등장하는 왕들의 시대를 그들은 머지않아 맞게 되죠. 그런 의미로 보면 사람들이 세운 첫 왕 사울 앞에서 사무엘은 예언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이 말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런 말이 아닐까 싶어요. 지도력은 누군가를 다스리는 능력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다스리는 능력이라고요. 많은 이들은 얼마나 훌륭하게 전쟁을 치르는지, 얼마나 사람들을 잘 다루는지를 지도력으로 삼지만 사무엘은 이렇게 말하죠. 진정한 지도력이란 사뭇 자신을 다루고 다스리는 능력이라고요. 그렇게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능력에 사람들이 따르고, 재물이 따라온다고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의 신앙이 그럴지도 모릅니다. 어떤 이적, 어떤 기적과 큰 은혜들을 바라죠. 그리고 목놓아 기도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많은 기적들이, 결과들이 주어지는 것이 복이자 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하죠. 그러나 어쩌면 복은 간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잘 다루고 다스려서 되는 것인지도 몰라요. 겸비하여 기도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자가 친구를 얻고, 기회를 얻고, 세상을 얻습니다.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자에게 재물이 주어지고 은혜가 임합니다. 그렇게 겸비된 그릇이 쓰이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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