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 06:15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여러분은 약속을 얼마나 잘 지키십니까?”
느닷없는 질문에 당황하셨을지도 모르겠는데요. 우리는 약속을 하게 될 때가 있죠. 자신과의 약속에서부터 타인과, 또한 공동체와의 약속들을 하죠. 요즘 같은 코로나 19 시대에는 사회와의 약속도 중요합니다. 누구도 강제화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마스크를 쓰거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겠다는 약속들을 이행하죠. 특별히 이름을 걸고 하는 약속은 무게감이 다른 약속들에 비해 훨씬 큽니다.
오늘 본문은 무수한 이름들이 나오는데요. 다 읽기도 버겁습니다. 굳이 다 읽으시지 않아도 됩니다. 이름을 알아야만 하는 중요한 내용도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 이름들이 왜 성경에 적혔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의미 없이 이름이 이렇게 주룩 적히지는 않았으니까요. 지금 이스라엘은 회개의 고백을 나눴습니다. 자신들의 잘못과 문제점을 역사에서 찾고, 또 무너진 신앙에서 찾아 고백했죠. 그리고 그 고백이 단지 고백으로 그치지 않도록 이제는 서약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살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적어 서명을 하는 장면이 오늘 본문입니다. 어떤 약속에 굳이 이름을 적고 도장을 찍는 것은 그만큼 약속의 엄중함과 무게감을 갖는다는 의미겠죠. 지금 이스라엘이 그렇습니다. 그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름을 걸고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주님 앞에 서죠. 그분의 위대하심을 찬양하고 그분이 하신 일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기도하죠. 그분을 믿고 바라는 소원과 소망을 꿈꿉니다. 이것이 예배이고 신앙이에요. 그런데 그 신앙에는 분명히 약속들이 존재합니다. 주님께서 하실 일을 믿는 것과 그분 앞에 순종하고 감사할 것들을 약속하죠. 그중에는 기다림도 있고, 혹은 나의 생각과 다른 길에 대한 순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약속의 자리가 예배입니다. 때로는 서원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다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약속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나의 이름이 들어가 있고, 나의 사진이나 증거가 들어간 빼도 박도 못 하는 약속이 있다면 우리는 아마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의 예배가 바로 나의 이름을 걸고 드리는 약속이라는 것을 우리는 자주 잊어요. 우리가 하나님을 예배할 때 그분은 우리 교회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의 이름을 기억하신다는 사실을, 내 이름으로 예배하고 그것이 약속이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때가 많습니다. 왜 우리는 하나님과의 약속은 이리도 허망하게 잊어버리고 무시하는 것일까요? 그래도 아무 일 없어서? 아니면 다 용서해 주시니까? 맞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약속을 무기로 우리를 벌하시지 않죠. 물론 늘 용서의 상을 베푸십니다. 약속을 두고 우리의 신앙을 협박하시는 일은 결코 없음을 저는 확신합니다. 다만 문제는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해요.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는 남에게 주는 피해보다 본인이 받는 피해가 훨씬 큽니다. 약속을 밥 먹듯이 어기는 사람은 그 스스로가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버릇이 되기도 하죠.
주님은 내 이름을 아십니다. 그분의 손바닥에 나의 이름도 새겨져 있어요. 그 소중한 이름으로 우리는 예배해야 하고, 그 보배로운 이름으로 우리는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그분에게 우리는 그저 가물가물한 기억의 이름이 아닙니다. 지나가는 기도조차 버리시지 않고, 한순간의 한숨조차 놓치지 않으시는 이름입니다. 그 이름으로 우리는 예배하고 주님을 만나는 거예요. 우리에게 저기 적힌 이름이 읽기조차 지루한 하찮은 이름일지 몰라도, 주님께 우리는 결단코 하찮은 이름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주님과의 약속에 나의 이름을 거세요. 그분 앞에 나의 이름으로 예배하세요. 무게감 있게 약속을 바라보세요. 처음에는 우리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지만 나중에는 약속이 나를 지켜줄 것입니다. 내가 약속을 무겁게 받아들일수록, 소중히 다룰수록, 곧 약속이 나의 이름을 진중하고 소중히 지켜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름을 거는 거예요. 오늘도 내 이름을 주님께 걸고 기도하고 감사하며 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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