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3. 06:44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오늘 본문은 자신의 이름으로 서명을 한 하나님과의 약속이 나옵니다. 그 약속은 마지막 39절까지 이어지는데요. 30-31절의 약속과 나머지 구절의 약속을 굳이 구분한다면, 전자의 약속은 기본적인 정신에 대해서, 그러니까 약속의 철학이 담긴 다짐이고, 32절부터는 실제 어떻게 행동으로 옮길지에 관한 규례들이 담겨있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30~31절의 약속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익히 알아 온 익숙한 규범들이죠. 하나는 이방인과의 혼인 금지이고, 다른 하나는 주일에는 사고파는 것을 금지한다는 것입니다. 이 약속은 마치 교회의 어떤 철칙처럼 받아들여져 왔죠. 다른 말로 표현하면,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지 않기’ ‘주일에는 일하지 않기’ 이렇게 말이죠. 그래서 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대표적인 규범처럼 된 지 오래입니다. 이 두 구절이 주는 의미가 남다르고 중요하기 때문에 짧지만 나누어서 묵상하겠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말라’
저는 이 규범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은 아니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를 잘못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믿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 금지는 단순한 교인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것은 정체성의 문제죠. 왜 결혼의 문제가 대두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결혼이라는 것이 남녀가 2~30년을 서로 떨어져 살다가 이제 같이 살아야 합니다. 그들에게 있었던 생활의 패턴에서부터 사회를 바라보는 눈까지, 서로 다른 시선들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 제아무리 지금 죽고 못 살 정도여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연애는 소꿉장난이 아닙니다. 연애는 서로의 가치관과 생각과 이념과 정체성이 하나가 되어가는 사귐의 과정이에요. 물론 결혼의 전 과정이 그렇습니다. 마치 우리가 주님을 믿고 그분과 함께 사귀듯이 말입니다. 이런 의미로 보면, 믿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 금지는 교인이 아니면 만나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서로 정체성과 가치관을 공유하지 못하면 결혼하지 말라는 말로 저는 해석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신앙의 차원 이전의 삶의 기본의 문제입니다. 우리의 삶은 감정에서 감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서 가치관으로, 그리고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30절 말씀을 다시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30 "우리는 딸을 이 땅의 백성과 결혼시키지 않는다. 우리는 아들을 그들의 딸과 결혼시키지 않는다."
이 말씀은 단순히 이방인과의 접촉을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다짐하는 것인지도 몰라요. 이런 표현으로 말이죠. “내 딸이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 끼치는 사람으로 만들겠다.” “내 아들이 선한 영향력 주는 거룩한 사람으로 키우겠다.” 이런 다짐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내 아들, 내 딸들 믿지 않는 사람에게 보내지 않겠다고 눈에 불을 켜고 애쓰지 마세요. 그것보다 내 아들, 내 딸에게 신앙의 가치관을 심어주세요. 믿지 않는 사람에게 내 딸과 아들을 보내면 잘못될 것이라는 예단을 지금 하고 있다면, 그것은 내가 내 아들, 내 딸에게 귀한 하나님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주지 못했다는 방증일지도 몰라요. 뭘 안 된다고 말하는 것에 애쓰기 전에 좋은 것, 귀한 것, 믿음과 신앙을 보여주세요. 신실한 예배와 하나님과의 약속을 아름답게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하며 누리고 사는지를 고백하세요. 그것이 이 약속의 핵심입니다.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말과 행동이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세요. 예배할 때와 삶이 다르지 않도록, 하나님과의 약속은 늘 우선순위로 지키는 아름다운 태도를 물려주세요. 내 신앙의 삶을 보여주세요. 지금 이스라엘은 가정에서 그 삶을 보여주며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임을 기억하세요. 내 가장 가까운 아들, 딸에게 나의 신앙을 보여주겠다고 말입니다. 오늘 그 다짐이 우리의 다짐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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