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5. 07:04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드디어 느헤미야와 일행들이 예루살렘에 도착합니다. 느헤미야가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허락을 받는 것도 힘들었겠지만 많은 유대인을 데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과정도 마찬가지로 힘들었을 것 같아요. 다소 차이는 있지만 4만 명이 넘는 인원이 걸어서 1,500km 이상을 여행했으니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수개월이 걸리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데 느헤미야는 그 과정의 기록을 적지 않네요. 예루살렘에 도착했다는 말로 모든 상황을 대신합니다. 우리의 말에는 보이지 않는 상황들이 있습니다. ‘어디를 갔다’라는 말은 행동을 말하지만 그 속에는 많은 생각과 감정과 결단들이 들어있죠. 단순한 행동은 없습니다. 나름대로 많은 것을 담고 있어요.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성숙한 반응입니다. 짧은 말속에서 그 수많은 고민과 갈등을 읽을 수 있는 것이 ‘성숙’이고, 작은 행동에도 큰 결심과 결단이 내포되어 있다는 것을 읽는 것이 ‘이해’입니다.
아무튼 느헤미야는 예루살렘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사흘을 쉽니다. 여독을 푸는 시간이었을 것이고,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었을 거예요. 그리고 슬슬 자신의 할 일을 위해 준비를 합니다. 급한 일일수록, 위중한 일일수록 우리의 기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마음을 품는 시간이 필요하죠. 지난 4개월 동안 기도했을 때도 그랬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오는 여정 중에도 그랬을 것입니다. 그의 기도 시간은 나의 감정이나 바람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것이 더 중요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기도의 사람이 되는 거죠. 그것을 그는 ‘내 마음에 주신 것’이라는 말로 표현합니다.
‘내 마음에 주신 것’
이 대목이 제게 강하게 꽂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이라는 뜻이죠. 이 말씀이 제게 위로가 되는 것은 일단 느헤미야에게 하나님의 직접적인 음성이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 때문입니다. 저도 하나님의 직접적인 음성을 듣고 확실한 증거들을 보고 싶을 때가 있는데요. 그래야 헛갈리지 않고 마음을 확정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그런데 좀처럼 그런 경우는 없습니다. 꿈으로 나타나 보이신 적도 없어요. 그런데 느헤미야도 그랬던 것 같아요. 만약 하나님의 직접적인 명령이나 음성이 있었다면 ‘내 마음’에 주신 것이라고 하지 않았겠죠. 그러니까 느헤미야에게 하나님은 그의 마음을 쓰신다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그의 마음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려주시는 것이죠. 내 마음이 끌리는 것으로, 내 마음에 드는 확신을 통해 주님의 응답을 주시는 거라는 거죠.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쓰신다는 사실을 확신합니다. 우리의 영성에 하나님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주셨다고 확신해요. 그래서 우리의 마음이 끌리는 것에 하나님의 음성이 있다고 믿습니다. 내게 계속 마음 쓰게 하시고, 생각나게 하시고, 또 행동하게 하시는 것으로 그분의 명령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평상시에 주님의 말씀으로 채워야 한다는 사실이죠. 오늘 이 묵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묵상한다고 무슨 대단한 일이 벌어지지 않았어요. 내가 금세 성숙해지고 믿음이 좋아지지도 않죠. 마치 책을 읽는다고 석학이 되거나 단번에 훌륭한 작가가 되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도 매일 이 묵상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다름이 아니라 늘 내 생각과 마음을 주님의 것으로 맞춰 놓는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야 나의 마음을 통해 주시는 음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음성은 다른 곳에 있지 않습니다. 나의 마음에 있어요. 많은 분이 이 생각이 하나님이 주신 생각 맞냐고 물어요. 정확히 모릅니다. 그러나 내 마음이 동하고, 계속 생각나고, 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그 방식으로 하나님께서 음성을 주시는 것은 분명합니다. 다만 내가 평상시 늘 하나님께 주목하고, 그분과 기도하고, 내 욕망과 욕심이 아닌 그분의 말씀에 나의 마음을 열고 있었는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 묵상이 중요해요. 믿음 좋다는 분들 가운데는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분들이 계시죠. 책도 잘 안 읽고 상담을 해도 자기 말만 해요. 그런 분들이 기도를 한답니다. 어떨까요? 하나님 말씀은 들을까요? 그래서 매일 묵상이 중요하고, 설교 말씀에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성을 듣기 원한다면 내 마음을 준비하세요. 그분의 뜻과 마음이 나의 마음을 통해 역사하심을 인정하세요. 그리고 그 마음을 사용하세요. 다만 물그릇은 물을 담고 쓰레기 그릇은 쓰레기를 담습니다. 내 마음이 하나님을 담을 수 있도록 준비하세요. 말씀하시는 그날을 위해서, 일생을 걸 그날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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