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1. 07:08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3장은 여러 문이 나옵니다. 이미 말씀드렸지만 느헤미야는 성벽을 따라 10개의 문을 만들죠. 물론 이 문들은 현재는 거의 존재하지 않고요. 기록도 느헤미야서에만 있기 때문에 자세한 것들을 많이 알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어제 양문이 만들어졌고, 오늘은 물고기 문이 나옵니다. 이 문은 물고기를 수급하는 문이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그 근처에 어시장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북쪽을 기준으로 위에서 바라본 형태로는 양문과 나란히 북쪽에 위치하고 양문의 왼쪽에 자리하죠.
양의 문에 대한 영적인 의미로 예배가 먼저라는 사실을 어제 묵상했는데요. 오늘 물고기 문도 역시 떠오르는 것이 있죠. 조금은 억지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감히 말씀드리면, 물고기는 예수님의 정신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물고기라는 뜻의 헬라어는 익투스입니다. 박해받던 초대교회 교인들이 은밀히 사용했다는 물고기 표시가 있었다고 하죠. 그들은 이 익투스를 예수 그리스도의 상징으로 사용했습니다. 오늘날도 자주 사용하는 방법인 첫 글자를 따서 만드는 단어들처럼 예수(이에수스), 그리스도(크리스토스), 하나님(테우), 아들(휘오스), 구원자(소테르) 이 다섯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이으면 익투스가 되었거든요.
물고기가 어떤 예수의 정신을 의미하는지는 분분합니다. 어떤 이들은 사람 낚는 어부에 대한 말씀을 통해 전도의 정당성을 이야기하기도 하죠.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오병이어 사건과 같은 대목에서 알 수 있는 물고기의 의미는 나눔입니다. 실제로 초대교회 사람들은 물고기를 박애와 선행의 상징으로 사용하였죠. 또 다른 비유에서 예수님은, ‘생선을 달라고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라는 말씀을 하시죠. 이 말씀의 마지막은 ‘너희는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여라.’라는 말씀으로 끝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물고기는 나눔과 섬김과 희생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것을 예수의 정신이라고 말한다면 과한 해석일까요? 예배가 그리스도인의 출발이라면 나눔과 섬김은 그리스도인의 사역입니다. 예배가 광야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나눔과 섬김, 희생과 용서는 가나안에서 우리가 해야 할 사역인 셈이죠. 그것이 예수의 정신이고, 익투스의 의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그리스도인은 자동차 뒤에 붙은 물고기 표시 스티커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모진 박해와 억압에도 박해하는 자를 위해 오히려 축복하고 기도하며, 당연한 대가를 바라지 않은 나눔과 용서와 긍휼을 삶의 사역으로 삼고 사는 이들이 바로 익투스가 되죠. 오늘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나안에서 나눔과 용서와 긍휼, 사랑으로 밭을 갈고 일을 하는 사역자들이 되시기를 축복하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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