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23. 06:43ㆍ묵상하는말씀/느헤미야서묵상
오늘 본문은 6절에서부터 32절까지입니다. 긴 본문이기에 마지막 부분만 적어 놓은 것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긴 문장을 본문으로 선택한 이유는, 본문이 계속적인 반복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길지만 한마디로 ‘누가 어디를 보수했다’는 기록이 전부입니다. 읽는 우리는 똑같은 말들의 반복이 지루하지만 이 글을 기록한 느헤미야는 아마도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자 했을지도 모릅니다. 너무도 소중한 일들이었으니까요. 저도 함께 교회 일을 하거나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한 이들의 이름을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기록하고 말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만큼 감격스럽고 고맙고, 또 감사한 일이기 때문이죠. 느헤미야가 그랬을 것 같네요.
굳이 이 본문의 제목을 제가 붙인다면 아마도 ‘그다음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치 인간 띠를 만드는 것처럼,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줄처럼, 함께하는 장면은 장관이었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하나를 해 놓으면 그다음 사람이 또 그다음의 일을 하고, 그렇게 계속 이어지는 것을 우리는 협력이라고 부르죠.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면 훨씬 일이 쉬워집니다. 오히려 시너지가 나죠. 나는 1을 하지만 여럿이 그 일을 하면 1이 10이 되기도 하고 100이 되기도 합니다.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죠. 밥 열 술이 한 그릇된다는 뜻으로, 내 작은 힘이 여럿 모이면 큰 힘이 된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협력의 힘이죠.
성벽을 보수하는 오늘 본문의 모습에서 교회의 건강성을 봅니다. 바로 협력이죠. 같은 마음을 품고 같은 생각으로 같은 길을 걷는 교회가 건강한 교회입니다. 이 말은 획일적 가치를 가지라는 말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서로 생김새가 다르고 서로 환경이 다르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 앞에서는 같은 마음으로 협력하고 함께하는 공동체가 교회라는 뜻이죠.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의 본질은 이 협력에 근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함께함의 비밀을 우리에게 심어 주셨기 때문에요.
같이 기도하면 역사하는 힘이 큽니다. 함께할 때, 우리는 오류를 줄일 수도 있어요. 집단 지성이라고 부르나요? 함께함으로 나를 돌아볼 수 있고요. 함께함으로 용기를 얻기도 하죠.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 일도 함께할 때 가능해집니다. 나의 작은 재능도 함께하면 큰 힘이 되죠. 어디선가 이런 카피가 있었죠. “우리가 함께할 때 두려울 것이 없었다.” 우리에게는 함께함의 비밀이 있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함께함의 비밀이 숨겨진 곳입니다.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이 현실이 되는 곳이 바로 믿음의 공동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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