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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요한복음서묵상80 - 감사는 나의 작은 믿음을 통해서도 열매가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요한복음19:28~30)

오늘 본문의 예수님은 죽음을 목전에 두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시죠. “다 이루었다” 
이것의 영어적 표현은 "It is finished."입니다. 우리말로는 ‘다 끝났다’는 말이죠. 참 재미있는 것은 우리가 똑같은 말을 들을 때 전혀 다른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한다는 것입니다. ‘다 끝났다’를 “끝이야 끝! 이제 난 다 틀렸어..”라고 자포자기의 의미로 생각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드디어 끝났구나! 다 했어! 오케이 굿!”이라고 환호를 지르는 의미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죠. 이것이 얼마나 큰 차이입니까? 나는 어디에 속해 있을까요?

분명 예수님의 “다 이루었다”는 환희의 독백입니다. 자포자기의 ‘끝’은 과거를 염두 해 둔 일이지만 환희의 ‘끝’은 미래를 바라보고 내뱉는 고백이죠. ‘다 이루었다’의 헬라어 표현은 [테테레스타이]로, ‘완성했다’, ‘성취했다’라는 뜻입니다. ‘다 이루었다’라는 말은 과거처럼 보이나 사실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말씀입니다. 만약 우리가 시험공부를 한다고 가정해 보죠. 이제 공부할 분량의 목표를 끝냈습니다. 그리고 책을 덮으면서 우리는 이렇게 말하겠죠. “다 했다. 다 끝났어!!” 그런데 그리곤 끝인가요? 더 이상 할 일이 없나요? 아니죠. 우리는 이제 무언가를 기대해야 합니다. 시험공부했으니 시험을 볼 것이고, 시험에 대한 결과를 기다릴 테죠. 이미 “다 했다”는 표현 속에는 미래의 결과를 기다리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오늘 ‘다 이루었다’고 고백하시는 주님이 기다리시는 미래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열매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 일에 대한, 사역에 대한 열매 말이죠. 우리에 대한 기대말입니다. 헬라어 [테테레스타이]의 원형인 [테로스]는 ‘성취하다’ 이외에 ‘성숙한 열매를 내다’라는 뜻도 있죠. 이 단어와 같은 뜻의 성경말씀이 있습니다.

눅8:14~15, 가시덤불에 떨어진 것들은, 말씀을 들었으나, 살아가는 동안에 근심과 재물과 인생의 향락에 사로잡혀서, 열매를 맺는 데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좋은 땅에 떨어진 것들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서, 그것을 굳게 간직하여 견디는 가운데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매일 밤 하루를 정리하며 잠에 듭니다. 그때 어떤 생각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하시나요? 후회입니까? 아니면 아쉽습니까?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습니다. 우리의 일에는 늘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어요. 그래서 늘 불만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늘 잘할 수 없고, 완벽하지도 않습니다. 최고도 아니죠. 그래서 그렇게 불만 가득한 마음으로 잠에 들면 괜찮을까요? 우리가 적는 감사노트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매일 나의 시간에서 열매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감사는 나의 작은 믿음을 통해서도 열매가 있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얼마나 잘했든 못했든, 많은 것을 이뤘든, 그렇지 못했든, 우리는 열매를 꿈꾸며 하루를 접어야 합니다. 나를 통해 꽃필 열매 말이죠. 내가 만족하지 못했을지라도 나의 시간을 살았고, 그 시간을 주님께서 선용하실 것입니다. 더 잘했다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아주 작은 나의 겨자씨만 한 믿음으로도 열매는 만들어지니까요. 그러니 매일매일 이런 고백을 하세요. “다 이루었다” 그리고 내일을 또 꿈꾸세요. 그렇게 하루하루를 감사와 고백으로 채우는 우리들 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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