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묵상일기 222 - 여성은 고귀합니다.

2026. 6. 25. 05:00묵상하는말씀/사도행전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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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17:12   따라서, 그들 가운데서 믿게 된 사람이 많이 생겼다. 또 지체가 높은 그리스 여자들과 남자들 가운데서도 믿게 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우리에게 아프고도 슬픈 기억이 있는 날입니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전쟁은 군인들만의 상처로 끝나지 않습니다. 한 가정의 밥상을 무너뜨리고, 아이들의 웃음을 빼앗고, 오래도록 세대의 마음에 두려움을 남깁니다. 주님께서 이 땅을 긍휼히 여기셔서 미움보다 화해가, 적대보다 대화가, 폭력보다 평화가 깊이 뿌리내리게 하시기를 바랍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 하나님이 그들을 자기의 자녀라고 부르실 것이다" 하신 주님의 말씀처럼, 오늘 우리가 평화를 선택하는 하나님의 자녀로 살기를 축복합니다.

오늘 제목을 보고 조금 당혹스러운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여성은 고귀합니다."

저는 남자와 여자라는 구분보다 먼저 '사람'이라는 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여성들이 겪어 온 차별과 구조적 불평등을 다 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차별과 편견, 더 나아가 혐오는 하나님 형상으로 지음받은 사람을 훼손하는 큰 죄라고 믿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단순히 나뉘어 경쟁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사람됨을 함께 이루는 두 기둥입니다. 

그런데 오늘 묵상의 제목에서 여성을 따로 떼어 고귀하다고 말하고 있으니 생경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여성을 따로 떼어 묵상을 하고자 하는 이유가 따로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것은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 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여성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러분 안에 하나님께서 두신 깊이와 지혜와 아름다움을 꼭 기억하시라는 것입니다.

혹시나 이 제목에, '그럼 남자들은 고귀하지 않다는 말인가?' 의문을 품는 분들이 계실까요? 그런 뜻이 아님을 여러분들이 먼저 아실 줄 믿습니다. 어디 하나님 앞에서 보배롭고 존귀한 이가 여성뿐이겠습니까? 주님 앞에서 모든 사람이 고귀하죠.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셨습니다. 그러므로 남성과 여성은 비교의 대상이 아닙니다. 함께 하나님의 형상을 드러내는 존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초점을 여성에게 맞춰보려고 합니다. 어제 우리는 베뢰아의 믿음에 대해 묵상했죠. 그들은 말씀에 마음을 열었고, 뿐만 아니라 진리를 찾고 구하며 성경을 깊이 살폈습니다. 그러자 베뢰아에서는 많은 믿는 자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이렇게 기록하죠.

'지체가 높은 그리스 여자들과 남자들 가운데서도 믿게 된 사람이 적지 않았다'

감사한 일이죠.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지체 높은 사람들, 그러니까 그리스에서 영향력 있는 이들이 복음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복음이 유대 회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헬라 사회의 중심부로 흘러 들어갔다는 뜻입니다.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복음은 한 민족, 한 계층, 한 공간에 갇히지 않습니다. 생명이 있는 곳으로 흘러갑니다.

그러나 저는 그보다 더 제 눈을 사로잡은 것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여자들과 남자들'이라는 기록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시에는 여자들의 지위가 지금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는 여자가 먼저 등장하죠. '지체가 높은 그리스 여자들과 남자들 가운데서도...'라고 분명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는 그저 우연한 표현일까요?

그러나 그러기에는 사도행전 전반에 흐르는 여성의 무게감이 적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은 복음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여성들의 믿음과 응답을 가볍게 지나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순간마다 여성들의 이름이 곳곳에 기록되어 있죠.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엘리사벳은 하나님의 일을 알아보는 영적 눈을 가졌습니다. 안나는 성전에서 기도하며 구원을 기다렸습니다. 루디아는 마음을 열고 집을 열었습니다. 다비다는 선행과 구제로 공동체를 세웠습니다. 브리스길라는 아굴라와 함께 아볼로에게 하나님의 도를 더 정확하게 풀어 주었습니다. 빌립의 네 딸은 예언하는 사람들이었죠. 복음이 퍼져나가는 현장에는 어김없이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창세기의 "돕는 배필"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이 말은 오랫동안 여성을 남성보다 낮은 보조자로 이해하는 데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돕는 자'라는 말은 약한 조력자를 뜻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도우실 때도 같은 계열의 말이 사용됩니다. 도움은 허드렛일을 맡는 낮은 자리가 아닙니다. 오히려 완성을 이루는 자리입니다. 그저 모자란 작은 조각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라 전체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화룡점정과 같은 것이죠. 하나님은 그래서 돕는 자로서 지음받은 여성에게 특별한 영적인 능력을 더하셨습니다.

많은 여성들은 역사 속에서 생명을 돌보고, 관계를 붙들고, 고통을 견디는 자리에서 깊은 영적 민감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여성의 믿음은 때로 조용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깊습니다. 큰 소리로 주장하지 않아도 한 가정의 공기를 바꿉니다. 한 공동체의 온도를 바꾸고, 다음 세대의 영혼에 오래 남는 흔적을 남깁니다. 윌리엄 로스 월리스의 시에 이런 말이 나오죠.

“요람을 흔드는 손이 세상을 다스린다.”
“The hand that rocks the cradle is the hand that rules the world.”

세상을 움직이는 큰 흐름 뒤에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여성들의 돌봄과 기도와 사랑의 손길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어머니의 기도, 아내의 지혜, 자매의 격려, 여성 지도자의 분별은 많은 사람을 살리는 보이지 않는 힘이 됩니다.

물론 돌봄과 양육은 여성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남성도 함께 감당해야 할 거룩한 책임입니다. 가정과 교회와 사회는 여성에게만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역사 속에서 여성들은 생명과 일상과 관계를 품는 자리에서 인류의 마음을 빚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해 왔습니다. 루디아가 마음을 열자 집이 열리고 곧 세계 선교의 문이 열렸듯이, 한 여성이 마음을 열면 그 가정이 변하고 주변이 변하며 세계가 변합니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여성 여러분, 하나님께서 여러분 안에 두신 영적 권세를 가볍게 여기지 마십시오. 너무 쉽게 소진하지 마십시오. 아무렇게나 낭비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말은 생각보다 멀리 갑니다. 여러분의 기도는 생각보다 역사하는 힘이 큽니다. 여러분의 꿈은 한 사람의 미래를 깨우고, 한 가정의 방향을 바꾸고, 한 공동체의 내일을 열 수 있습니다. 내가 말하면 그 소리가 세계로 퍼질 수 있고, 내가 꿈꾸면 그 일이 누군가의 삶 속에서 시작될 수 있음을 잊지 마십시오.

오해하지 마세요. 책임을 더 얹으려는 말이 아닙니다. 단지 여러분의 영적 능력을 무시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 권세를 헛되이 쓰지 않아야 합니다. 더구나 부정적으로 쓰지 않아야 해요. 상처를 주는 말로 낭비하지 마십시오. 두려움을 퍼뜨리는 말로 흘려보내지 마십시오. 비교와 원망과 냉소로 그 귀한 힘을 소진하지 마십시오. 하나님께서 주신 영적 감수성과 영향력은 사람을 무너뜨리라고 주신 것이 아닙니다. 사람을 살리고, 세우고, 품고, 회복시키라고 주신 선물입니다. 큰 불을 다루는 사람이 함부로 불씨를 던지지 않듯이, 여러분의 생각과 말에 영적인 힘이 있음을 안다면 아무 생각이나, 아무 말이나 쉽게 흘려보내지 않게 될 것입니다.

여성은 고귀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셨고, 복음의 역사 속에서 귀하게 사용하셨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열린 마음은 사람을 모으고, 여성의 기도는 무너진 사람을 일으키며, 여성의 말은 가정과 공동체의 공기를 바꿀 수 있습니다.

여성 여러분, 자신 안에 있는 영적 힘을 존중하십시오. 혼란스럽고 거친 세상 속에서 생명의 길을 보여 주십시오. 깨지고 상한 가정과 사회에 복음의 빛이 되십시오. 하나님의 기적을 부르는 기도의 시작이 되십시오. 사람들이 함께 머물고 회복되는 평화의 자리가 되십시오. 여러분의 선한 영향력이 삶의 자리에서 멀리 흘러가게 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여러분 안에 두신 고귀한 능력이 생명과 평안으로 충만하게 일어나기를 축복합니다.

https://youtu.be/m_yL-n5MZWE?si=sxKU5gMUeJXWjj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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