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묵상일기 208 - '솔직'하게 말하지 마세요.
2026. 6. 9. 05:00ㆍ묵상하는말씀/사도행전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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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16:17~18 이 여자가 바울과 우리를 따라오면서, 큰 소리로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인데, 여러분에게 구원의 길을 전하고 있다" 하고 외쳤다.그 여자가 여러 날을 두고 이렇게 하므로, 바울이 귀찮게 여기고 돌아서서, 그 귀신에게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네게 명하니, 이 여자에게서 나오라" 하고 말하니, 바로 그 순간에 귀신이 나왔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전쟁이 그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반대편에서는 누군가의 집이 무너지고, 가족을 잃고, 두려움 속에 밤을 보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평범한 아침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기도일 수 있죠. 주님께서 이 땅의 전쟁과 폭력을 멈추게 하시고, 미움보다 평화가, 보복보다 화해가, 절망보다 생명이 강하게 일어나게 하시기를 빕니다. 오늘 우리도 작은 말과 선택 속에서 평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어제 묵상했던 그 여종이 계속 등장합니다. 그는 점치는 귀신에게 사로잡힌 사람이었습니다. 동시에 주인들에게 큰 돈을 벌어 주는 사람이었죠. 그러니까 그는 영적으로도 묶여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착취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바울 일행을 따라다니며 소리칩니다.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종들인데, 여러분에게 구원의 길을 전하고 있다."
참 이상합니다. 이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정확한 말이죠. 바울 일행은 하나님의 종들이고, 그들이 전하는 것은 구원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를 알아보는구나' 하고 반응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여러 날을 참다가 몹시 귀찮게 여겼습니다. 그리고 결국 그 여자를 괴롭히는 영에게 명하여 그에게서 나오게 합니다.
저는 이 대목이 처음에는 조금 이상했습니다. 바울이 그 여종의 상태를 몰랐을 리 없었겠죠. 그렇다면 곧바로 불쌍히 여기고 귀신에게서 해방시켜 주었을 것 같은데, 바울은 그러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 날이 지나서야 반응합니다.
아마 바울은 조심스러웠을 것입니다. 이곳은 소아시아와 전혀 다른 곳이었으니까요. 바울에게도 낯선 땅입니다. 게다가 이 여종은 누군가의 소유처럼 취급받고 있었습니다. 그의 뒤에는 돈을 벌던 주인들이 있었죠. 바울이 섣불리 움직이면 큰 분란이 생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조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결국 더 이상 둘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러 날을 참다가 결국 그녀를 괴롭히는 귀신에게 명하여 그 귀신을 쫓아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진리가 있습니다. 맞는 말이라고 모두 복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정확한 말이라고 모두 사람을 살리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말한다고 모두 하나님께 속한 것도 아닙니다.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말이 어떤 영에서 나오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전해지느냐가 중요하죠.
우리는 이런 말을 자주 합니다.
"솔직히 말하는데..."
"팩트만 말하자면..."
"사실대로 말하면..."
그런데 그 솔직함이 정말 솔직함일까요? 그 사실이 정말 온전한 사실입니까? 대부분은 내가 본 것, 내가 느낀 것, 내 방식으로 해석한 것들입니다. 우리는 사실을 말한다고 하지만, 실은 내 판단을 말할 때가 많습니다. 솔직하다고 말하지만, 실은 내 감정과 불편함을 정당화할 때가 많죠.
그래서 우리가 말하는 솔직함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거짓말 때문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더 깊은 상처를 주고받을 때도 많습니다. "나는 원래 솔직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면서 상대의 마음을 찌릅니다.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라고 하면서 자기 우월감을 드러내기도 하죠. "하나님의 뜻이야!"라고 하면서 자기 욕망을 포장합니다. 믿음의 언어를 쓰지만, 그 안에 사랑이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 말은 복음이 아닙니다. 사람을 살리는 말이 아닙니다.
내 영이 온전히 주님께 붙들려 있지 않을 때는 누구를 가르치려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내 마음이 불안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중요한 말을 미루는 것이 좋아요. 분노가 가득할 때는 결정을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맞는 말이어도 내 영이 흔들릴 때는 사람을 살리기 어렵습니다. 맞는 말도 때로는 사람을 죽입니다. 사실도 때로는 누군가를 무너뜨립니다.
솔직함은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는 있는 그대로를 다 알지도 못합니다. 우리는 부분만 봅니다. 내 경험의 창으로 봅니다. 내 상처의 렌즈로 봅니다. 그러니 내가 보는 것을 절대적인 진실처럼 말하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진짜 솔직함은 사랑의 방식이어야 합니다. 진짜 솔직함은 사람을 자유롭게 해야합니다. 진짜 솔직함은 생명을 살리고요. 진짜 솔직함은 내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세우기 위해 마음을 다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진리이십니다. 그러나 주님의 진리는 언제나 생명을 향했습니다. 죄를 드러내셨지만 사람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잘못을 말씀하셨지만 회복의 길을 여셨습니다. 정죄로 끝내지 않으셨습니다. 사랑으로 다시 일으키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물어야 합니다. 내 말이 맞는가만 물을 것이 아닙니다. 내 말이 누군가를 살리는가를 물어야 합니다. 내 말이 주님의 마음에서 나오고 있는가를 물어야 하죠.
'솔직'하게 말하지 마세요. 이 말에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우리의 말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함이 아닙니다. 그 말이 사람을 살리는가! 사람을 자유케 하는가!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일어서게 하는가!입니다. 그렇게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하세요.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먼저 격려하세요. 정답을 던지기보다 마음을 들어 주시고요. 비판하기보다 기도하세요. 때로는 침묵이 더 큰 사랑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따뜻한 한마디가 긴 설교보다 더 깊이 사람을 세웁니다.
오늘 우리의 입술이 주님께 붙들리기를 바랍니다. 내 영이 불안과 두려움에 끌려가지 않기를 바랍니다. 내가 하는 말이 누군가를 꺾는 말이 아니라 살리는 말이 되기를 바랍니다. 솔직함이라는 이름으로 상처 주지 않고, 사랑이라는 방식으로 진리를 전하는 우리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오늘도 주님의 영에 붙들려 사람을 살리는 말을 하는 복된 하루가 되시기를 빕니다.
https://youtu.be/jxJY2SdFe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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