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묵상일기 203 - “아니오”도 하나님의 응답입니다.
2026. 6. 3. 05:00ㆍ묵상하는말씀/사도행전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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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행전 16:6~8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는 것을 성령이 막으시므로, 그들은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지방을 거쳐가서, 무시아 가까이 이르러서, 비두니아로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예수의 영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래서 그들은 무시아를 지나서 드로아에 이르렀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은 지방선거일입니다. 나라의 지도자는 국민의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하죠. 불만과 손가락질만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주권자의 뜻은 말이 아니라 참여로 드러납니다. 나의 소중한 한 표는 작아 보여도, 이 땅의 내일을 향한 책임 있는 고백입니다. 오늘 투표에 참여하시고, 우리가 사는 지역과 나라가 조금 더 정의롭고 따뜻한 공동체가 되기를 함께 기도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주님 안에서 깨어 있는 시민으로,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오늘 본문은 바울 일행의 길이 막히는 장면입니다. 바울 일행은 브루기아와 갈라디아 지역을 지나갑니다. 지금의 튀르키예 내륙 지역을 가로지르는 길입니다. 그들은 아시아에서 말씀을 전하려 했습니다. 여기서 아시아는 오늘 우리가 말하는 대륙 전체가 아니라, 당시 로마의 아시아 속주를 말합니다. 에베소 같은 큰 도시가 있는 서쪽 지역입니다. 그런데 성령께서 그 길을 막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시아 가까이 이르렀고, 이번에는 비두니아로 가려고 했습니다. 북쪽 흑해 연안 쪽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그들은 무시아를 지나 드로아로 내려갑니다. 지도를 그려 보면, 가려던 서쪽도 막히고, 북쪽도 막히고, 결국 바다를 향한 드로아까지 내려가게 된 것입니다.
참 이상합니다. 바울 일행이 하려던 일이 나쁜 일이 아니었습니다. 개인적인 욕심도 아니었죠. 사명을 다해 말씀을 전하려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막혔습니다. 우리는 어떤 일이 막히면 당황합니다.
"내가 뭘 잘못했나?"
"길을 잘못 왔나?"
"하나님 뜻이 아니었나?"
이렇게 스스로를 몰아세웁니다. 좋은 일을 하다가도 길이 막히면 자책합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합니다. 선한 일도 막힐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도 멈출 때가 있습니다. 막힘이 곧 실패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이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의도는 무사통과될 것이라고 믿죠. 기도하며 시작했으면 모든 문이 열려야 한다고 여깁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인도하심에는 열린 문만 있지 않습니다. 닫힌 문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예"로만 우리를 이끄시지 않습니다. 때로는 "아니오"로 우리를 이끄십니다. 문을 열어 앞으로 가게도 하시지만, 문을 닫아 방향을 바꾸게도 하십니다.
오늘 바울의 길을 이끄신 것은 "아니오"였습니다. 아시아도 아니었습니다. 비두니아도 아니었어요. 하나님은 길을 막으시며 전혀 다른 길을 여셨습니다. 아직 바울이 생각해 보지 못한 길입니다. 바다 건너 마게도니아로 향하는 길입니다. 그 이유는 내일 더 묵상하게 되겠지만, 오늘 우리가 붙들 말씀은 분명합니다. 하나님의 "아니오"도 응답이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보통 익숙한 길만 생각합니다. 늘 다니던 길로 학교에 가고, 늘 다니던 길로 직장에 갑니다. 그런데 그 길이 공사나 사고로 막히면 어쩔 수 없이 돌아갑니다. 처음에는 불편합니다. 짜증도 나죠. 그런데 돌아가다 보면 전혀 몰랐던 길을 만납니다. 새로운 풍경을 봅니다. 좋은 카페를 발견하기도 하고, 더 빠른 길을 알게 되기도 합니다. 새로움은 그렇게 주어질 때가 많습니다. 내가 계획해서가 아니라, 막힘 때문에 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내가 원한 학교의 문이 닫힐 때가 있습니다. 가고 싶던 직장의 문이 닫힐 때가 있어요. 붙잡고 싶던 관계가 멀어질 때가 있습니다. 계획한 일이 무너질 때도 있죠. 그때 우리는 거절당했다고 느낍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거절을 받으면 마치 나 자신이 거절당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죠. 내 인생 전체가 부정당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 거절 때문에 지금의 길이 열렸던 경우가 많습니다. 닫힌 문이 나를 망하게 한 것이 아니라, 더 넓은 길로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니오"는 사랑 없는 거절이 아닙니다. 더 깊은 "예"를 위한 보호입니다. 우리가 원하는 문이 닫힐 때, 그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길로 이끌기 위해 잠시 멈추게 하시는 것이죠. 그 닫힌 문 때문에 우리는 이전에 전혀 보지도, 생각하지도 못한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그러니 거절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막힌 문 앞에 너무 오래 서 있지 마세요. 막힌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너머 하나님께서 나를 어디로 인도하시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 된다고 끝이 아닙니다. 안 되어서 더 좋은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지금의 거절은 언젠가 이자가 붙어 반드시 은혜로 돌아올 것입니다.
오늘 혹시 닫힌 문 앞에 서 계십니까? 기도했는데도 길이 막혔나요? 선한 마음으로 시작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았습니까? 낙심하지 마십시오. "아니오"도 하나님의 응답입니다. 이것은 "예"보다 더 깊은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열린 문으로만 인도하지 않으십니다. 닫힌 문을 통해서도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오늘도 그 신뢰로, 막힘 앞에서도 평안을 잃지 않고, 주님이 여실 새로운 길을 기대하는 여러분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https://youtu.be/dMiiFJij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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