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1. 06:50ㆍ묵상하는말씀/요한일서묵상일기
요한일서 2:7~8 사랑하는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새 계명이 아니라, 여러분이 처음부터 가진 옛 계명입니다. 그 옛 계명은 여러분이 들은 그 말씀입니다. 나는 다시 여러분에게 새 계명을 써 보냅니다. 이 새 계명은 하나님께도 참되고 여러분에게도 참됩니다. 어둠이 지나가고, 참 빛이 벌써 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도 복된 날 되시길 기도합니다.
사도 요한의 글 스타일은 좀 독특합니다. 반복적으로 이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해 강조하죠. 앞으로도 계속 ‘이 글을 쓰는 이유’라는 표현이 거듭 반복됩니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따로 있는 듯한데요. 저는 그것이 독자들로 하여금 생각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만 해도 그렇습니다. 새 계명이라는 말이 나오죠. 그러나 새 계명이 뭔지 명시한 바는 없죠. 그러니까 사도 요한의 메시지를 곱씹으며 그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우리로 하여금 연상시키도록 하는 기법을 통해서 깨달음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지금까지 계명을 지키는 자에 대한 말씀에서 여러분은 무엇을 떠올리셨나요? 계명이라는 말에서 어떤 생각과 추론을 하셨습니까? 혹시 다른 말씀들이 떠오르지는 않으셨나요?
물론 어떤 분들은 계명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같은 저자인 사도 요한이 쓴 요한복음을 떠올리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거기서는 직접적으로 새 계명을 선포한 바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연결되는 말씀이 떠올랐다면 여러분은 사도 요한이 원하는 방향에 일단 성공한 것입니다. 사도요한은 어쩌면 우리에게 계명이 무엇인지, 하나님의 말씀이 무엇인지를 계속 찾도록 유도하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죠. 더 나아가 오랫동안 들었고 보았고 말해왔던, 어쩌면 습관과도 같던 전해져 온 말씀을 다시금 되살려 내기를 바랐는지도 모릅니다.
이웃 사랑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나보다 남을 더 낫게 여기는 마음은 그것이 우리의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의 마음이 하나님의 사랑을 부르고 은혜의 통로가 되기 때문이라고 누누이 말씀드렸죠. 또한 이는 나를 비롯하여 모든 생명이 하나님의 창조물임을 고백하는 것이고, 주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죠. 사실 세상에서 제일 남 돕고, 이웃 사랑하기로 유명한 이들은 이스라엘 민족입니다. 그들은 나면서부터 남을 돕는 것에 대해 배웠기 때문이죠. 그들의 기부문화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릴 때부터 그들은 남을 돕기 위한 저금통을 만드는 것이 일상이죠. 그러나 그들의 관습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전통이 될지언정 그것이 새로운 것은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교회를 다니고 믿음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이웃 사랑이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합니다. 이제는 교회 하면 정석적인 이웃 사랑 방법들이 있을 정도죠. 그러나 그것이 기쁘지 않으면, 감사를 잃으면, 그리고 일이나 전통이 되어 버리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것이 될지도 모릅니다. 참 죄송한 이야기인데요. 교회만큼 이웃을 돕는 단체들은 드뭅니다. 그런데 교회는 늘 욕을 먹죠. 사실 한국에서 이웃을 가장 많이 돕는 곳은 대기업들입니다. 그들은 비교 불가의 기부금들을 생산해 내죠. 그런데 왜 그들은 칭송받지 못할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그들의 행위는 너무 좋은데 그들이 하는 마음은 별 기쁨이 없기 때문입니다. 놀라운 것은 받는 이들은 돈보다 그들의 기쁨, 그들의 행복, 그들의 감사를 받는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하지 못하죠. 우리가 기계가 아니라 영적인 존재이기에 사물이 아닌 마음이 연결되는 법이니까요. 제가 그런 말씀드렸죠? 나의 기쁨이 주님과 나 사이의 통로를 만든다고요. 나의 감사가 주님이 나에게 베푸시는 축복의 길을 낸다고 말입니다. 우리와 이웃 사이에도 딱 그렇죠.
해 아래 새것은 없습니다. 사도 요한은 우리에게 있는 기쁨을 얼마나 내가 새롭게 하느냐가 우리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닐까 이 아침에 문득 묵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그가 말한 새 계명이라는 것이 이미 예부터 전해져 온 옛 계명이라고 하는 말에서 찾을 수 있죠. 이미 하나님은 우리에게 다 말씀하셨고 그분의 법칙은 우리가 모두 압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새롭게 받아들이지 않죠.
아침에 뜨는 해를 보며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는 하나님 안에 있는 것입니다. 오늘 만나는 사람들이 어제의 사람이 아니라 오늘 새로 나에게 허락하신 선물과 같은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우리는 진리 안에 있는 거예요. 진리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이미 내 안에 있어요. 내 안에 있는 것을 새롭게 꺼내야 하죠. 그것을 깨닫는 것이 늦지 않았으면 합니다. 내 생명이 촌각에 닿아 어제의 평범함이 가장 특별한 것이 되는 그때의 깨달음이 아니었으면 해요. 이렇게 건강하고, 이렇게 젊고, 이렇게 살날이 많은 오늘, 내 안에 주신 수많은 아름다운 선물들을 새롭게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삶은 훨씬 나아질 줄 믿습니다.
오늘도 새롭고 좋은 거룩한 아침입니다.
https://youtu.be/jVzV14ZTTY4?si=OaAEObvqk8W6k2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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