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9. 06:55ㆍ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 6:11~13 고린도 사람 여러분, 우리는 여러분에게 숨김없이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넓혀 놓았습니다. 우리가 여러분을 옹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이 옹졸한 것입니다. 나는 자녀들을 타이르듯이 말합니다. 보답하는 셈으로 여러분도 마음을 넓히십시오.
좋은 아침입니다. 저희 집은 산동네입니다. 그래서 나무가 많아요. 높은 지대에 있어서 그 나무들이 내려다보입니다. 석양 맛집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죠? 그렇게 내려다 보이는 너머로 산 능선들이 그림처럼 그려져 있죠. 출퇴근할 때마다 나무들을 바라보는 낙이 있습니다. 푸르던 나무들이 어느새 붉어졌습니다. 마치 제게는 레드카펫을 깔아놓은 듯 보여요. 어제는 그 레드카펫을 밟고 겨울로 가라는 듯 신비롭게 보였습니다. 겨울은 춥고 힘들죠. 옷을 여며야 하고 찬 바람은 피해야 합니다. 그런데 제게 그러시는 것 같았어요. 그렇게 너의 아픔도 어려움도 즐겁게 걸어가라고요. 레드카펫을 밟고 당당하게 걸어가듯 말이죠. 그러면 그 겨울은 짧을 것이라고요.
오늘 바울은 '고린도 사람 여러분'이라고 소리칩니다.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편지이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틀리지는 않은데요. 그런데 왠지 좀 어색합니다. 왜냐하면 바울이 이렇게 부르는 것이 드물기 때문이죠. 주로 형제자매, 사랑하는 가족, 동료와 같은 표현을 쓰죠. 그런데 이렇게 불렀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의 호칭처럼 보입니다. 조금 격양된, 혹은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지는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 구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숨김없이 말한다고 하죠. 자신들은 옹졸하지 않다고 말합니다. 대신 너희들이 옹졸한 것이라고 힐난하죠. 이는 아마도 고린도 교인들이 바울에 대해 적대감을 가졌던 이유 때문일 것으로 보입니다. 그들은 바울에 의해 복음을 받았고, 바울의 인도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잘못된 거짓 교사들에 의해 그들의 마음이 변했죠. 그리고는 바울을 마치 이단자 취급을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이전의 복음, 이전의 바울에게 받은 은혜와 사랑마저도 가짜로 여겼던 것 같아요. 이는 비난으로까지 이어졌겠죠.
제가 좋아하는 향기가 있습니다. 치료에 쓰는 오일 향인데요. 어느 날 그 향기가 역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전과 똑같은 향기인데 제게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는 오일 향이 잘못된 줄 알았어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죠. 그런데 의사인 지인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그것은 너의 몸이 안 좋아서 그런 거라고...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내 몸의 이상으로 향기가 다르게 느껴질 줄은.
하나님의 사랑이 안 느껴지죠? 나의 기도가 안 이루어지고, 나의 소망은 거절되는 것 같으시죠? 하나님의 일하심에는 분명 그분의 때가 있고 그분의 절차가 있습니다. 나의 때와 다르고, 나의 길과 다른 것도 분명 있어요. 그런데 또 다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사랑이 아니라 그 사랑을 받을 나의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공평하지만 받는 우리가 공평하지 않아요. 하나님의 은혜는 지금도 우리에게 미치지만 모든 사람이 다 하나님의 은혜를 알지는 못하죠.
그래서 우리는 먼저 나를 고치고, 나를 깨우고, 나를 준비시킨 후에 그분의 사랑과 은혜를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예배하고, 그래서 묵상하고, 그래서 기도하는 거예요. 예배로 나의 마음을 고치고, 묵상으로 나의 생각을 깨우고, 기도로 주님의 마음을 알아 그분의 시간과 그분의 길을 찾는 것이죠. 그래야 우리는 온전한 주님의 향기를 느끼고 그분의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넓히세요. 그래야 우리보다 넓으신 주님의 은혜를 담을 수 있습니다. 생각을 넓히세요. 그래야 우리보다 깊으신 주님의 생각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가슴을 넓히세요. 그래야 우리보다 더 크신 주님의 계획을 따를 수 있습니다. 오늘도 넉넉하고 넓은 마음으로 우리에게 주신 시간을 살아내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오늘 사진은 저희집에서 바라본 석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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