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후서묵상일기 60 - 하나님을 제대로 맛보려면 나를 넓혀야 합니다.

2022. 11. 15. 06:59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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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후서 7:2~3   여러분은 마음을 넓혀서, 우리를 받아 주십시오. 우리는 아무에게도 부당한 일을 한 적이 없고, 아무도 망친 적이 없고, 아무도 속여서 빼앗은 일이 없습니다. 여러분을 책망하려고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전에도 말하였거니와, 여러분은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어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살 것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어제 오후 잠시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참 맑은 하늘이더라고요. 몸을 던지고 싶을 만큼 푸르디푸른 하늘이었어요. 아침부터 눈물 젖은 기도와 안타까운 소식들을 접하면서 하염없이 떨어지는 영적인 자존감으로 근심하는 저를 위로하듯 포근한 구름이 안아주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금 큰 숨을 쉬며 조금만이라도 내 마음을 저 하늘처럼 푸르고 드넓게 만들어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조금이나마 주님의 뜻과 마음을 읽을 수 있도록 말이죠. 오늘도 주님이 행하시는 모든 일들을 받아들일 넓은 마음으로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부탁을 합니다. 마음을 넓히라고 권면하죠. 그 말을 한 이유는 곧 드러납니다. 아마도 고린도 교인들은 바울과 그 일행들이 자신들에게 부당하고 불이익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들을 속여서 어떤 유익을 구하려고 한다는 오해를 했던 것으로 보여요. 이는 아마도 거짓 교사들에 의해 꾸며진 오해였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린도 교인들은 그들의 속삭임에 넘어갔던 모양입니다. 어찌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자신들에게 진심으로 대했던 바울을 모를 리 없을 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오해받을 만한 일을 바울이 했을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오해는 가까운 사람에게서 더 많이 일어나죠. 어쩌면 관심이 더 있고, 기대가 더 있을수록 오해와 미움은 더 생기는지도 모릅니다. 때론 무조건적인 사랑이 그 오해의 중심에 서기도 하죠. 보통은 다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이루어지는 일이 통상적입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비즈니스 관계에서는 오해가 훨씬 덜하죠. 주었으면 받는 게 당연하고 받지 못하는 것은 마땅한 대가가 없기 때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문제도 존재합니다. 하나님은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우리를 대하시죠.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들은 그분에게는 전부입니다.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시는 그분께는 모든 것이 나를 위해 존재하죠. 창조된 만물에서부터 우리가 사는 이 땅의 모든 삶의 중심에 우리를 두시고 다스리시니까요. 그 사랑에는 조건이 없습니다. 그 사랑에서 주님이 바라시는 것조차 없으시죠. 그저 그분의 사랑 그 자체에 만족하시고, 그저 그분의 은혜 그것이 전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해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심에 의심하죠. 무언가 있지 않고는 그렇게 사랑하실 수 없다고, 나에게 바라는 것이 있지 않고서는 그렇게 퍼주실 수 없다고 말입니다. 분명 대가가 존재할 것이고, 언젠가는 나에게 계산서를 내미실 것이라고 오해하죠. 그 오해 때문에 우리는 늘 그 사랑 앞에 서기를 꺼려합니다. 그 사랑을 의심하고, 때론 그 사랑의 이면을 찾으려 하죠.

 

그 사랑이 왜곡된 것이 아니라 받는 내가 왜곡하는 것입니다. 그 주님이 편협한 우리처럼 구셔서가 아니라 우리가 편협된 시선으로 주님을 바라보기에 우리에게 임하는 은혜가 왜곡되는 겁니다. 초딩 입맛에는 세계적인 세프의 음식이 필요 없습니다. 안목이 없으면 주변의 입방아에 놀아나기 십상이죠. 하나님을 제대로 맛보려면 나를 넓혀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려면 내 마음을 키워야 하죠. 제가 지금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것은 나의 상황이나 문제가 원망스러워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심을 읽지 못하는 좁고 작은 나 자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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