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9. 5. 07:00ㆍ묵상하는말씀/고린도후서묵상일기
고린도후서 1:16~18 나는 여러분에게 들러서, 마케도니아로 갔다가, 마케도니아에서 다시 여러분에게로 와서,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서 유대로 갈 작정이었습니다. 내가 이런 계획을 세운 것이 변덕스러운 일이었겠습니까? 또는, 내가 육신의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기를, '아니오, 아니오' 하려는 속셈이면서도, '예, 예' 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신실하십니다. 따라서 우리가 여러분에게 하는 말은, '예' 하면서 동시에 '아니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태풍이 우리나라를 위협한다는 소식입니다. 이미 피해를 당한 이들이 있어 못내 가슴이 아프네요. 자연 현상에 이유 없는 것은 없습니다. 태풍 또한 다 이유가 있겠죠. 그래도 어젯밤 이유 없는 피해는 피하게 해달라고 깊이 기도했습니다. 피할 수 없는 피해에는 덮고도 남을 위로와 사랑, 도움의 손길이 있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아픔을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본문은 조금 유치해 보입니다. 바울은 뭔가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것이 좀 그렇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동선을 사전에 고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도여행 중인 바울이 어디로 갈 것인가를 미리 고지하는 이유는 여러 도움을 받고 기도의 후원을 위한 것이기도 할 것입니다. 또 다른 의미로 보면 사도들, 그러니까 지금으로 말하면 목회자들이 턱없이 부족했던 당시 상황에 비추어 방문 요청이 쇄도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이 가능하죠. 그래서 언제쯤 가겠다는 고지를 했던 것입니다. 바울의 편지들에는 그런 바울의 동선이 곧잘 등장하죠.
그런데 고린도 교회와 관련되어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울이 미리 고지한 여행 계획을 수정하는 데서 일어났죠. 바울이 애초에 계획한 일정을 변경하면서 이미 고린도 교회 방문에 대한 약속을 어기게 되었던 것이죠. 오늘 본문은 이 부분에 대해 해명을 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이 해명이 필요했던 것은 이 일로 고린도에서는 바울을 음해하는 세력이 생긴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바울이 약속을 안 지키는 사람이라며 그의 신실성을 폄훼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좀 유치하다는 거죠.
이런 부정적인 판단에는 바울의 바뀐 계획이 일정한 단초를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러나 본래 대적자들은 그 한 가지 때문에 생기지는 않죠. 그런 단초를 제공하지 않았어도 대적자들은 공격 거리를 찾아냈을 거예요.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은 무엇을 해도 부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들이 바울을 믿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느냐? 가족으로 삼고 있느냐? 하는 것이죠. 본디 믿음은 어떤 한 가지 사실에 좌우되지 않습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꿈과 비전을 가졌는지, 또 인격과 영성이 모두 동원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믿음은 때론 실수마저도 덮어줍니다.
믿음은 나무가 아니라 숲입니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의연하게 넓은 품으로 함께하는 것이죠. 하나님이 우리를 그렇게 믿어주십니다. 실수해도 정죄하지 않으시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으시며, 배신해도 등 돌리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믿음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실수에 모든 것이 끝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원치 않는 단초에 모든 결론이 난 것처럼 좌절하는 그런 소인배 믿음을 벗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믿고 그의 결정도, 그의 계획도, 그의 시간도 믿고 기다릴 줄 아는, 순종할 줄 아는 믿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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