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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요한복음서묵상59 -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요한복음13:36~38)

아마도 예수님의 의미심장한 말씀에 베드로는 뭔가 낌새를 느낀 모양입니다. 어디로 떠나실 것 같아 보였던 모양입니다. 언제나 예수님과 함께했던 베드로기에 장담하며 나서죠. 목숨을 바쳐서라도 함께 하겠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이런 장담은 질투의 발로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이 수제자이니까요. 가끔 우리는 누군가를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자신의 존재감을 위해 일하는 경우들이 있지요. 베드로가 그런 경우인지 그의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예수님의 이어지는 예언으로 보아서 그것이 예수님을 위한 장담은 아닌 것으로 추측이 되네요.

요한복음 13장이 저는 새롭게 들립니다. 예수님의 특별한 메시지가 읽히기 때문입니다. 13장을 흐르는 메시지는, 이전의 생각을 벗어야 새로운 생각을 심을 수 있다는 말씀처럼 들립니다. 나의 목적을 위해 예수님을 도구 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뜻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내가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 이어지고요. 우리가 아는 상식들, 힘이 있어야 이기고, 돈이 있어야 부유하며, 유명해져야 승리자라는 공식이 아닌, 낮아져야 주님이 살고, 부서져야 새로운 성전을 지으며, 나의 것을 다 주어야 주님의 은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 존재가 우리라는 새로운 공식을 선포하십니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이렇게 말하죠.
고전 13:3, 내가 내 모든 소유를 나누어줄지라도, 내가 자랑삼아 내 몸을 넘겨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는 아무런 이로움이 없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이 말씀이 떠올랐어요. 더 정확히는 4절의 말씀이었습니다.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저는 그저 사랑은 겸손하다는 뜻 정도로 읽었던 본문인데요. 오늘 본문을 묵상하며 이 말씀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이렇게요. 사랑은 만족도, 끝도 없는 영원한 것이라고요. 마치 하면 할수록 더 넓은 세계가 보이는, 끝없는 항해가 이어지는 것 말이죠. 그래서 자랑할 수가 없다고요. 사랑에는 충분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충만만 있을 뿐이죠. 

예수 그리스도를 사랑함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당연한 삶일 뿐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는 예수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졌으니까요. 사랑하면 할수록 겸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은, 마치 우주를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더 넓은 세계가 펼쳐져 황홀경에 빠지는 것과 같을지 모르겠어요. 그것이 은혜이고 겸손이겠죠.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인 티 내려고 살지 맙시다. 교인으로서 걸맞게 살려고 노력하지도 맙시다. 교리나 정의를 외치며 편 가르며 살지 맙시다. 그저 사랑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그 사랑 안에 정의가 있고, 그 사랑 안에 길이 있고, 그 사랑 안에 해답이 있습니다. 목숨 걸지 않아도 돼요.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사랑하는 만큼 일하고, 사랑하는 만큼 간절하면 됩니다. 그냥 사랑이 일하는 인생 살았으면 좋겠어요. 오늘, 사랑이 주는 비밀을 깨내며 사는 여러분 되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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