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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요한복음서묵상63 -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습니다.(요한복음14:25~31)

오래전에 티브이에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 한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무슨 프로그램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요. 아마도 특별한 기술이 있는 사람을 소개하는 그런 프로그램이었던 것 같아요. 거기에 화가 한 분이 나온 거죠. 화가라면 뻔하지 않습니까?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이 주특기겠죠. 그런데 그분에게는 다른 특별한 기술이 있었는데요. 그것은 예기치 못한 상황을 반전시키는 그런 기술이었어요. 가령, 종이에 누군가 낙서를 해 놨거나, 옷에 잉크가 쏟아졌거나, 벽에 지저분하게 페인트가 뿌려졌거나 하면 닦아내거나 버려야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낙서가 된 것을 두고 그림을 그리는 것이죠. 어떤 낙서라고 할지라도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기술이 그분의 특별한 능력이었죠. 전혀 다른 상황으로 만들어지는 그림을 보고 있자면 감탄이 절로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때 제가 한 생각이, 저분에게는 걱정이 없겠구나 싶었어요. 저는 그림을 못 그립니다. 잘 그리려고 해도 잘못되면 종이를 버리기 일쑤이지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려고 하면 걱정부터 앞서고요. 아니, 아예 그림을 그릴 생각조차 하지 못하죠. 그런데 그분은 걱정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아무리 잘못되어도, 아무리 틀려도 새롭게 전혀 다른 것으로 재창조하는 능력이 있으니까요. 그러니 그림에 관한 한 무엇이 두렵고 걱정이 있겠어요? 그러고 보니 걱정과 두려움이라는 것이 그래요. 안 될 것이라고 단정을 하면 할수록 몰려오고 우리를 짓누르는 것이 걱정이고 두려움이죠. 

예수님은 26절에서 보혜사 성령께서 우리에게 임하시는 이유를 알려줍니다. 그것은 우리를 깨우쳐 알려주시는 역할이라고요. 무엇을 알려주느냐 하면,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과 그분이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인생이 틀려도, 우리의 길이 어긋나도, 때론 주님을 떠나 방황해도, 그분은 나를 고쳐 새롭게 쓰실 분임을 안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요? 지금도 ‘이것이 맞을까?’ 염려하고, ‘어느 길을 가야 옳을까?’ 걱정하고 고민하는 나에게, 비록 잘못된 선택을 한다 하더라도 주님은 나를 붙드시고, 새롭게 인도하시며, 아니 그 길조차 선용하셔서 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실 분임을 믿는다면 어떨까요? 어쩌면 우리의 두려움은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는 것인지도 몰라요. 우리의 걱정과 염려는 그분이 나를 이끄실만한 능력이 있다고 믿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평화는 저절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평화는 우리가 믿어야 찾아와요. 우리가 하나님을 알아야 찾아옵니다. 그분이 나를 사랑하시고 이끄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평화는 우리와 함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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