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요한복음서묵상58 - 서로 사랑함이 가장 큰 예배입니다.(요한복음13:31~35)

어제 묵상에서, 마지막 만찬을 가룟 유다를 위해 준비하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드렸죠? 물론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가룟 유다를 향한 특별한 메시지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13장을 보면 어떤 메시지의 패턴이 보이는 것 같아요. 가령 이런 것입니다. 가룟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죠. 왜 그는 예수를 배반했을까요? 단순히 악한 생각이 들어와서요? 그렇다면 왜 악한 생각이 들어왔을까요? 주일 설교에서 말씀드린 대로 그의 생각의 습관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또, 그의 생각의 습관은 무엇이었을까요? 가룟 유다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을 해보면, 그는 단순히 탐욕에 가득 찬 욕심쟁이가 아닙니다. 그는 합리적인 생각들로 가득 찬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를 따르는 목적이 민족의 해방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방인이나 다른 종교의 사람들에 대한 배척과 함께 유대인의 우월성, 즉 선민사상으로 가득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그런 생각을 예수님께서 실현해 주실 것이라고 믿고 따랐던 것이라면 어떨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셨습니다. 그랬다면요? 어렴풋이 배반의 싹이 움트는 기운이 보이지 않습니까? 

그는 자신의 생각이 실현되는 통로로 예수님을 선택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도구로 예수님을 따랐죠. 이는 보통의 신앙인들이 추구하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믿음이라는 것이 조건이 붙어요. 신앙이라는 것이 자기중심적이죠. 그런데 예수님은 우리에게 통로가 되라고 말씀하시죠. 우리에게 하나님의 도구가 되라고 말입니다. 게다가 하나님을 따르는 것,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는 것은, 나의 욕망을 실현하는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데 동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 말씀을 가룟 유다에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는 모습으로 보여주셨어요.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와 같은 모습이라고요. 그리고 빵을 주시면서 촉구하시죠. 네 욕망을 실현하려는 모습을 내려놓고, 이제 하나님의 마음을 이 땅에 실현하는, 주님의 나라를 만드는 데 동참하는 도구가 되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가룟 유다는 이 마지막 설득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말씀하시는 장면이 오늘 본문에 나오죠. 그 첫 일성이, "이제는 인자가 영광을 받았고, 하나님께서도 인자로 말미암아 영광을 받으셨다." 인자란, 예수님 자신을 의미합니다. 그가 영광을 받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십자가를 지신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계획을 따라 자신을 드리는 그 사건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영광을 받으시죠. 다시 말하면 우리가 주님의 통로가 될 때, 우리가 주님의 도구로 사용될 때, 그때 주님이 영광 받으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새 계명을 주십니다.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죠.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면 말하지 않아도 주님의 제자인 줄 알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이 대목에서 중요한 메시지가 있습니다. 가장 큰 복음 전도는 ‘서로 사랑’하는 것이라는 말씀이죠. 나의 뜻이 드러나는 것도, 무슨 열광적인 능력이 드러나는 것도 아닌, 오직 서로 사랑하는 것, 그것이 주님을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높은 종탑이 올라가는 것도, 수많은 청중이 모여드는 것도 아닌, 오직 ‘서로 사랑하는 것’으로 가장 큰 예배가 된다는 사실 말입니다. 정말 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이것이었던 것 같아요. 우두머리에 서서 깃발을 날리고,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정점에 서는 것이 승리가 아니라 서로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에서 승리라고 말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악을 다 쓸어버리고, 어떤 교리를 주입하는 것보다, 서로 사랑하는 것, 그것으로 세워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오늘도 세상에 나갑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삶의 자리로 나아가죠. 이곳은 비교하라고 보내신 자리가 아니에요. 싸우라고 보내신 자리도 아니죠. 오직 사랑하라고 보내신 자리입니다. 섬기라고 보내신 자리예요. 왜냐하면 사랑이 가장 큰 승리이고, 섬김이 가장 거룩한 영광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방법이며, 무엇보다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그 삶의 자리에 기쁜 마음으로 일어나 나아가는 하루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오늘도 우리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랑합시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