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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하는말씀/요한복음묵상

요한복음서묵상57 -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언제나 내 안을 밝게 만드세요.(요한복음13:21~30)

마지막 만찬의 자리가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제자들과 만찬에서 예수님은, 그들의 발을 씻기셨고, 새 계명도 주십니다. 그 와중에 자신을 배신할 가룟 유다에게 빵을 건네는 장면이 등장하죠.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이렇게 마지막 만찬을 가지신 이유들이 분명히 있으신데요. 저는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를 꼽는다면 단연코 가룟 유다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3장의 서두에 요한복음의 저자는 마지막 만찬을 알리면서 이런 대목을 적고 있죠.

요 13:2   저녁을 먹을 때에, 악마가 이미 시몬 가룟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를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이 대목을 오늘 본문과 연결시키면, 심지어 가룟 유다를 위해서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신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마치 한 사람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예수님께서 몸으로 말씀하고 계신 것처럼 느껴집니다. 어쩌면 ‘내가 너희에게 한 것과 같이 너희도 이렇게 하라’는 말씀 또한 가룟 유다에게 하신 말씀일지도 모르겠어요. 유다에게는 지금 다른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것이 무엇인지는 조금 복잡합니다. 민족적인 열정인지, 개인적인 욕심인지 알 수 없으나 분명한 것은 예수님의 생각과 계획과는 다른 입장이었다는 것은 분명하죠. 그렇지 않았으면 배신도 할 필요가 없었겠죠. 그런 그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보이죠. 

“억울해도 용서해라. 아파도 사랑해라. 악을 선으로 갚아라.”

가룟 유다를 향한 말씀은 아마도 다른 제자들은 눈치채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이는 예수님께서 드러내 놓고 가룟 유다를 비난하지 않았다는 증거죠. 오직 가룟 유다와의 대화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분명 가룟 유다는 그 말을 알아들었을 거예요. 그리고 예수님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시죠. 빵을 건네자 사탄이 그에게 들어왔다는 구절은 오해하기 쉽습니다. 빵을 주었기 때문에 사탄이 들어온 것이 아닙니다. 주님이 주신 빵은 그분의 살이죠. 어쩌면 다시 한번 가룟 유다에게 돌아오라고 내미신 손과 같은 것입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 것이죠. 그런데 그 기회를 가룟 유다는 잡지 않았습니다. 

선택은 늘 한 곳에서 출발합니다. 선도 악도 출발점은 한 곳에서 시작하죠. 그러나 어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오늘 우리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시간에 출발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오늘이 완전히 다른 하루가 됩니다. 

오늘 본문 30절에는 이렇게 적혀 있죠. ‘유다는 그 빵조각을 받고 나서, 곧 나갔다. 때는 밤이었다.’ 그때가 밤이었다고 콕 집어서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가 어둠의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는 의미로 저는 들립니다. 제가 이런 말씀드린 적이 있지요? 결정은 내 마음이 어두울 때, 힘겹고 괴로울 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입니다. 어떤 결정도, 내가 격한 감정, 불안정한 상태에서 하면 안 된다고 말이죠. 그래서 우리는 좋은 선택을 하기 위해 늘 우리의 자리를 밝게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결정을 위해 좋은 생각으로 나 자신을 채워야 하죠. 평강을 지키는 이유도 그렇습니다. 우리 안에 평안을 달라고 기도하는 이유는, 단순히 내가 편안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에 평안이 있어야, 내 안에 자유가 있어야 좋은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내 안에 사랑이 있고, 내 안에 은혜가 있어야 아름다운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늘 좋은 생각과 밝은 마음으로 나를 채우세요.

오늘도 치열한 싸움을 하셔야 합니다. 그것은 딱 한 가지예요. 내 영을 맑고 밝게 채우는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지 마세요. 그러면 쉽게 내 영이 어두워집니다. 외부의 작은 공격에도 짜증이 나고, 작은 말에도 감정이 상하며 내 영은 어두워져요. 그 모든 것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것은 우리의 영을 맑고 밝게 지키는 것입니다. 그래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고, 그래야 아름다운 결정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똑같은 하루를 시작하지만 다른 결과를 낳는 하루이길 빕니다. 어제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하는 하루이길 기도합니다. 맑고 밝은 마음으로 선택하는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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