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을 잘 디디십시오

2018. 10. 11. 10:06묵상하는말씀/민수기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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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15:17-31 첫 발을 잘 디디십시오.

유교 사서 중 하나인 중용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등고자비(登高自卑)]
‘높은 곳에 오르려면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뜻이죠.

옛말에 ‘천 리 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리 높은 빌딩도 벽돌 한 장에서부터 시작하고요.
아무리 깊은 지식도 글자 한 자에서부터 출발하죠.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권고하십니다.
첫 열매를 주님께 드리라고 말이죠.
이 말은 교회에서 많이 강조된 말이기에 어떤 말인지는 너무 잘 아실 겁니다.
수입의 첫 열매, 추수의 첫 열매를 주님께 드리라는 말이죠.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권고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이 명령에 대해서는 많이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행하고도 있죠.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 명령을 내리신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고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먹을 것이 필요하셨을까요?
우리의 첫 열매를 받는 것으로 자신이 주인임을 공포하고 싶으셨을까요?
아니면 우리들을 길들이려고 하셨던 것일까요?
왜 우리는 첫 열매를 주님께 드려야 할까요?

우리가 주님을 찬양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가 찬양하지 않아도 찬양받으실 분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예배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우리가 예배하지 않아도 예배받으실 분이에요.
우리가 높이지 않아도 이미 높으신 분임을 부정할 수가 없고요.
우리가 인정하지 않아도 이미 그분의 거룩하심은 부인할 수 없죠.
그럼에도 우리는 왜 그분을 찬양하고, 예배할까요?

혹자는 우리의 찬양이 그분을 기쁘시게 한다고 말합니다.
일면 맞는 말이지만 이 말이 혹,
우리의 찬양이 주님을 위해 있는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것이라면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찬양은 하나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서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시편기자가 이렇게 기록해 놓은 말씀이 있습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그 기도는 내 영혼에게 명령하는 것입니다.
나 들으라고 하는 기도죠.

찬양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그 찬양이 우리의 길을 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령, 어떤 이가 오늘 무엇을 하겠다고 많은 이들에게 선포했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는 그 일을 하게, 아니 해야만 할 것입니다.
내가 선포했으니까요.
가령, 어떤 이는 아침에 일어나 다짐을 합니다.
“오늘 꼭 이것을 하고야 말겠어!”
그 다짐은 그의 하루의 첫 발이 될 것입니다.

찬양은 이런 것입니다.
나의 다짐이고, 나의 첫발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 찬양의 선포대로 그는 삶을 시작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죠.

첫 열매의 의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뭔가 귀한 것을 드려서 그분을 기쁘시게 하는 의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가 길을 정했다는 의미입니다.
주님이 나의 주인이시라는 것을 선포하는 의미이고요.
내게 주어진 것들은 다 주님이 주셨다는 고백의 의미입니다.
그것을 주님이 기뻐하십니다.
무엇을 받으셔서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님께로 첫 발을 딛는 나의 고백을 들으시고 기뻐하시는 거죠.

또 다른 시편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시편57:7,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개역개정)

나의 찬양은 나의 첫 발입니다.
나의 선포와 고백은 나의 길을 정하는 것처럼,
첫 열매는 주님의 나의 하나님임을 고백하는 첫 발입니다.
그 첫 발을 잘 디디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모든 행동이 거룩한 첫 발이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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