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서묵상일기 287 - "줬으면 그만이지!"

2025. 5. 6. 05:00묵상하는말씀/누가복음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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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서 15:11~12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는데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기를 '아버지, 재산 가운데서 내게 돌아올 몫을 내게 주십시오' 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살림을 두 아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연휴가 계속되고 있죠?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 복되고 귀하게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간 가지려다 오히려 안 하니만 못하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마시고 주신 시간들을 감사하게 여기며 귀하고 소중하게 보내시길 기도합니다.

 

오늘부터는 잃어버렸다 찾은 아들의 비유가 시작됩니다. 소위 탕자의 비유로 알려진 아주 유명한 말씀이죠. 그리스도인들뿐만 아니라 웬만한 비그리스도인들도 다 아는 그런 말씀이죠. 그래서 굳이 설명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이미 아실 테니 오늘부터는 여러 가지 방향에서 이 말씀을 묵상하며 주신 메시지를 찾는 시간을 가져 보려고 해요.

 

누가복음 15장은 '잃어버렸다가 되찾는 비유'가 연속으로 등장하죠. '잃어버렸다 찾은 양의 비유'를 시작으로, 어제는 '잃어버린 드라크마를 찾은 비유'를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그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인 셈이죠. 여기서 우리는 이 시리즈가 왜 시작되었는지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누가복음 15장의 처음 절을 다시 살펴보아야 하죠.

 

누가복음서 15:1~3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의 말씀을 들으려고 그에게 가까이 몰려들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투덜거리며 말하였다. "이 사람이 죄인들을 맞아들이고,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구나."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러니까 지금 예수님은, 세리와 죄인들을 가까이하시는 예수님을 보면 투덜거리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비유로 말씀하고 계신 거죠. 이는 14장부터 시작된 뿌리 깊은 이야기입니다. 끼리끼리 모여서, 구원은 자신들만 받을 수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그들이 그리도 멸시하는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이들에게도 구원이 열려있음을 암시하는 말씀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유대 종교지도자들과 예수님 사이의 반목을 알리는 가장 큰 이슈였죠.

 

이 이슈는 단순히 그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식으로 질문한다면 여러분 기분이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만약 교회에 한 번도 가지 않았던 사람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떠실까요? 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신앙생활을 송두리째 흔들게 될지도 모르죠. 틀림없이 지금껏 지속했던 신앙생활을 그만두려고 하는 이들이 생길 테죠. 지금 바리새파 사람들이 받은 충격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는 체질적으로 보상심리가 있습니다. 내가 애쓰고 수고한 것들은 반드시 보상을 받아야 하죠. 그래서 예수 믿는 것도 보상이 중요한 요소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수 안 믿는 이들이 잘 되는 것이 속상하고 화가 나는 거죠. 나보다 착하지도 않은데 잘 나가고, 편법과 탈법을 쓰면서 승승장구하는 것에 분노를 일으키죠. 그때 우리 마음에는 하나님이 공평하지 않다는 불만이 쌓입니다.

 

며칠 전 주일공동체예배에서 우리는 김장하 선생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의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은 어떤 마음이셨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분의 워딩 가운데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줬으면 그만이지!"

 

그 말에 왜 눈물이 핑 돌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주님의 마음이기에 그랬지 않았나 싶어요.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드렸습니다. 그래도 우리들은 그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죠. 그럼에도 주님은 사랑을 멈추지 않으십니다. 그분 마음이 딱 이 마음이실 거예요.

 

"줬으면 그만이지!"

 

우리의 신앙이 진리라면 그 결과가 어떠하든지, 남들이 뭐라고 하든지 상관없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사랑하는 데 무슨 이유가 필요하던가요? 내가 좋은 일 하는데 누가 막는다고 안 한다면 그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죠.

 

우리 삶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나를 속일지라도 그저 나는 내 일을 하는 삶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수고로 누군가 힘을 얻는다면 그것이 기쁨 되고, 나보다 누군가 더 잘된다면 마음껏 응원해 주는 그런 넉넉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 하늘나라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과응보의 문이 아니라 사랑과 은혜의 문이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합니다. 그래서 나도 그 문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오늘도 묵묵히 제 할 일을 하는 여러분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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