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묵상일기 33 - 우리는 본래 명랑합니다.

2023. 6. 1. 06:50묵상하는말씀/요한일서묵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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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일서 2:24~25   여러분이 처음부터 들은 것을 여러분 속에 간직하십시오. 여러분이 처음부터 들은 그것이 여러분 속에 있으면, 여러분도 아들과 아버지 안에 있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그가 친히 우리에게 주신 약속인데, 곧 영원한 생명입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6월이 시작되었네요. 하루 차이이지만 달도 바뀌고 계절도 바뀐 그 시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어제와 똑같은 오늘이죠. 그럼에도 가만히 보면 뭔가 달라져 있는 것을 느낄 때가 있죠. 가끔 '6월이 되니 덥다'라는 말을 하게 될 것이고, '여름은 여름인가 봐'라고 말하게 될 거예요. 보이지 않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고, 잡히지는 않지만 우리도 조금씩 바뀌고 있죠.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듯 그러게 우리가 직접적으로 느끼지 못해도 우리의 곁에서 우리를 돌보시며 지키시는 주님의 손길은 늘 새롭게 우리와 함께 하시죠. 믿음은 없는 것을 있다고 세뇌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이 느껴지고 경험되는 은혜에서 비롯되죠. 오늘도 그 작으나 큰 은혜가 우리 가운데 임하시길 기도합니다.

 

한때 그런 말이 유행한 적이 있죠?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어떤 정치가의 어록이었던 것 같은데 사실 오랜 정치세력의 독재와도 가까운 장기집권에 대해 그 선택이 당신의 살림살이에 보탬이 되었는지를 묻는 그런 워딩이었죠. 요즘 세대들은 이해되지 않는 오래전의 이야기이지만 오늘 본문을 대하다 문득 이 말이 떠올랐습니다. 갑자기 이렇게 묻고 싶어 졌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부정적이고 걱정하고 근심에 쌓여 시간을 보내서 좀 살림살이 나아지셨냐고 말이죠. 뭐든지 부정하고 하나님이 없다 하고 나는 불행하며 뭘 해도 안 될 것이라고 말하니 기분이 좋아지셨나요? 형편은 나아지셨습니까? 내가 바라는 대로 되던가요? 

 

가끔 그런 분들이 계시죠? 즐겁게 떠들고 신나게 웃다가 '너 좋아 보인다'라는 말에 갑자기 자신이 좋지 않은 이유들을 열거하며 힘들게 살고 있다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들 말이죠. 이상하리만큼 우리는 자신을 좋게 보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맑고 밝은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이들도 있죠. 왠지 모르게 웃으면 안 되고, 즐거움을 보이면 안 되는 것처럼, 아니 자신은 늘 힘들고 어렵고 고생하고 수고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강변하죠. 그렇게 늘 위로받아야 하는 사람처럼, 늘 돌봄을 받아야 하는 사람처럼 생각합니다. 그러면 좀 나아지나요? 그러면 위로가 더 많아지고 다른 이들에게 사랑받을까요? 

 

오늘 사도 요한은 우리에게 '처음부터 들은 것'을 간직하라고 말씀하죠. '처음부터 들은 것'이란 표현을 어떤 의미로 했는지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유추하건대 처음 초대교회에 뿌려진 복음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후에 각종 이단의 교리들이 혼란을 주었던 것을 보면 사도 요한의 의중을 추측할 수 있죠. 그럼에도 보다 포괄적으로 이 말을 해석한다면 그것은 창조주 하나님, 즉 처음부터 계셨고, 지금도 계시며 장차 우리에게 오실 삼위일체 하나님을 뜻하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번 생각해 보시죠. 우리를 창조하실 때 어떤 모습으로 창조하셨을까요? 우리의 삶은, 그리고 우리의 본성은 어떤 모습일까요? 하나님이 우리가 걱정과 근심에 쌓여 언제나 하나님의 눈치를 보며 노예처럼 사길 바라시며 우리를 만드신 것은 아니라는 확증에 의문을 다는 분들은 안 계시겠죠. 그분이 주신 '처음'의 우리 삶은 죄를 걱정하고, 벌을 두려워하고, 늘 무거운 형벌을 받는 것 같은 삶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우리의 모습은 늘 즐겁고 평안하고 미소가 끊이지 않는 삶이었죠. 하나님을 배경으로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어떤 의심도 없는 늘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그 삶을 잊었을까요?

 

우리는 본래 명랑합니다. 매를 맞고 고생하고 어려운 삶을 살아도 우리의 본성은 명랑입니다. 우리의 참모습은 늘 즐거움이에요. 늘 웃는 것이 정상이고, 늘 편안함이 일반이죠. 어떤 어려움에도 늘 두려움 없이 주님을 믿고 도전하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러다 실패라치면 또 기분 좋게 다시 도전하고, 그 도전을 즐기며 작은 기쁨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삶이죠. 왜냐하면 이미 주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승리하신 주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죠. 그러니 명랑하게 사세요. 그래도 됩니다. 웃으며 사세요. 그래도 돼요. 아니 그래야 해요. 인상 찡그리고 혼신의 분노를 표출해도 살림살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오직 나의 살림을 풍요하게 하는 것은 그분의 약속을 믿고 오늘도 즐겁게 하는 것뿐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요. 웃는 사람에게 복이 옵니다. 웃는 자는 더욱 웃을 일이 생기고, 기뻐하는 자는 더욱 기쁜 일들이 몰려옵니다. 감사하는 자는 더 큰 감사할 일들이 생길 거예요. 

 

https://youtu.be/Cs0msFit-m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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